[천호선의 포토 에세이 73]인왕산 수성동계곡과 윤동주
[천호선의 포토 에세이 73]인왕산 수성동계곡과 윤동주
  • 천호선 금천문화재단 이사장/전 쌈지길 대표
  • 승인 2020.10.1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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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간 정들었던 인왕산 밑 아파트를 떠나기로 결정하면서 그동안 산책길로 즐겨왔던 수성동계곡을 둘러보았다.

▲수성동계곡

수성동은 물소리가 아름다워서 붙여진 이름이며, 겸재   정선이 자기가 살던 인왕산 주변의 뛰어난 풍경들을 그린 ‘광동팔경첩’의 대표작이 ‘水聲洞’이다.

▲겸재정선의 수성동

세종대왕 셋째아들 안평대군은 수성동계곡에 별장을 마련하고 문인들과 함께 계곡 주변의 꽃, 나무, 바위, 노루 등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리는 ‘비해당사십팔영시’라는 시 48수를 남겼다.

▲시인의 언덕 시비

윤동주시인은 1938년 연희전문학교에 입학, 기숙사 생활을 하다가 1941년 친구 정병욱과 함께 수성동계곡 아래쪽에 있었던 소설가 김송의 집에서 하숙을 하면서 <자화상>, <별헤는 밤> 등 명작들을 만들었다.

▲윤동주문학관

윤동주는 거의 매일 아침 친구와 함께 인왕산을 오르고 수성동계곡에서 세수를 하였다고 전해진다. 종로구청은 윤시인의 다니던 인왕산 자락길에 ‘시인의 언덕’을 만들어 <서시>를 새긴 시비를 설치하였으며, ‘윤동주문학관’도 건립하였다. 연세대의 윤동주 거주 기숙사도 ‘윤동주기념관’으로 재탄생하였다.

▲윤동주하숙집터

1970년대 초 서울시는 수성동계곡 좌우에 난개발의 상징인 ‘옥인시범아파트’ 9채를 건립하였는데, 정부는 2012년에 이를 철거하고 이 지역을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