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바다’로 헤아려보는 시인 이육사
‘물’과 ‘바다’로 헤아려보는 시인 이육사
  • 왕지수 기자
  • 승인 2020.10.28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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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 문화공간 이육사와 안동 이육사 문학관의 특별교류전
친필 원고 ‘바다의 마음’, 이육사의 유일한 휘호 ‘수부선행’ 최초 공개
▲‘바다의 마음’ 포스터
▲‘바다의 마음’ 포스터

[서울문화투데이 왕지수 기자] 독립운동가가 아닌 시인으로서 이육사를 새롭게 조망하는 전시가 열린다.

성북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문화공간 이육사에서 오는 11월 3일(화)부터 12월 12일(토)까지 안동 이육사문학관과의 특별교류전 ‘바다의 마음’을 개최한다.

이육사문학관이 소장하고 있는 이육사의 친필 시 ‘바다의 마음’과 친구 신석초에게 보낸 친필 엽서, 초창기 발행된 시집 네 권이 전시될 예정이며, 이외에도 이육사의 종손자가 소장 중인 이육사의 휘호 ‘수부선행’, 이육사의 시를 모티브로 한 설치미술, 관계자들의 인터뷰 등을 담은 영상 작업도 함께 선보인다.

이번에 전시될‘바다의 마음’은 이육사의 친필 원고로, 현재 남아 있는 이육사의 친필 원고  두 편 중 하나이다. ‘바다의 마음’은 ‘청포도’나 ‘광야’와 같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작품은 아니지만, 시대의 격동과 시인의 긴박한 감정이 바다의 풍부한 이미지로 표현된 아름다운 시이다.

또한 이육사의 휘호 ‘수부선행(水浮船行)’이 최초로 공개된다. ‘수부선행’은 현존하는 이육사의 유일한 휘호로서, ‘물이 배를 띄워 가게 한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만주에서 한약방을 운영하던 외삼촌 일창 허발에게 독립운동자금 지원에 대한 답례로 이육사가 쓴 글씨이다. 소장자인 종손자 이승환 씨가 2년 전 언론에 처음으로 그 존재를 알렸으며, 전시를 통해 대중에게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36년 7월 이육사가 경주에 머무는 동안 친구 신석초에게 보낸 친필 엽서도 전시된다. 엽서는 시인의 당시 상황과 심정을 담고 있으며, 잔물결 치는 동해의 풍경을 시적으로 표현했다.
그 밖에도 이육사 사후 발행된 네 권의 시집이 전시된다. 최초로 발행된 시집은 1946년 발행된 ‘육사시집’으로서 동생 이원조가 육사의 시를 모아 발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육사의 작품을 감각적인 시선으로 다룬 동시대 작가들의 작업도 함께 소개된다. 독립운동가라는 그의 족적에 가려졌거나 대중에게 익숙한 작품들에 밀려났던 이육사의 시를 새롭게 조망하기 위해 현존하는 작가들이 뭉쳤다. 전시장 전체를 바다 형태로 디자인하고 물 위에 떠 있는 배를 연상시키는 의자 작품을 배치해 관객들이 의자에 앉아 이육사의 휘호 ‘수부선행’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이번 전시에서는 관계자들의 인터뷰와 작품 해설을 담은 영상이 상영된다. 이육사문학관 관장이자 문학박사인 손병희 씨가 들려주는 작품 해설, 이육사 시인의 딸 이옥비 여사가 말해주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들 등이 영상에 담겨 시민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이육사문학관 손병희 관장은 독립운동가라는 강력한 인상에 가려져 있던 시인의 뛰어난 문학적 소양을 새로운 측면에서 조망한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가 뜻깊다고 소회를 밝혔다. (문의 02-928-02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