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세상을 보는 창]하남 이성산성 문화축제 다시읽기
[예술가의 세상을 보는 창]하남 이성산성 문화축제 다시읽기
  • 유승현 / 아트스페이스U대표, 설치도예가
  • 승인 2020.10.30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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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현 / 아트스페이스U대표, 설치도예가
▲유승현 / 아트스페이스U대표, 설치도예가

경기도 하남시 춘궁동 일대에 있는 삼국시대산성으로 사적 제422호인 이성산성에 대해 먼저이야기하고자 한다. 해발 209.8m의 이성산 정상에서 남쪽으로는 계곡을 감싸고 있는 포곡식(包谷式)산성으로 북쪽을 바라보면 한강이 한눈에 들어오는,역사적인 의의가 담긴 곳이다.

언제 축성되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1986년~2010년 한양대학교 발굴조사단의 12차례에 걸친 연구로 대략 신라 6세기 중반 처음 쌓은 것으로 추정하는데 삼국시대 신라가 한강유역을 점령하고 축조한 성곽이라고 할 수 있다. 

성벽과 저수지 건물터 등을 살피면 축조의 차이가 확연하게 보이며 출토유물의 시기를 추측하여 7세기 후반쯤 큰 개축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여러 개의 건물터도 확인이 되었는데 최소 20기 이상의 대형건물이 다양한 기능으로 건립되었다고 한다. 1차 저수지는 성벽을 쌓았을 때 타원형이었지만 2차 저수지는 석축외부에 2m두께의 점토를 이용하여 물이 고이게 하였다니 흙을 만지는 필자로서는 큰 흥미를 갖고 관찰하게 된다. 

흙으로 만든 벼루 40여점, 남한성, 수성, 촌주 등의 글자가 새겨진 목간이 다수 출토되었으며 이것은 이성산성이 남한성으로 불렸을 가능성을 알 수 있고 축성시기와 신라의 지방 체제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로 구별되고 있다. 신라가 한강하류지역으로 진출한 이후의 신주의 치소성으로 활용되면서 군사행정의 긴밀하고도 전략적인 요충지로 사용되었을 것이다. 

성벽과 저수지, 장방형의 건물터 등을 보면서 개축한 흔적과 축성기술의 변화를 추정할 수 있다고 하니 역사적 흔적이 가득한 곳이 아닐 수 없다. 신라계통의 무기와 농사도구들이 다수 출토되었으며 대형시루와 항아리, 합, 사발과 인형, 짚신, 요고와 팽이 등은 6세기 중반의 신라유물로 출토된 유물의 제작시기의 변화를 가늠하며 당시의 문화예술과 관습, 풍습을 이해하는데 좋은 자료가 된다고 한다.

이런 역사적인 흔적이 가득한 곳, 이성산성을 지키고자 하남시는 매년 이성산성 문화축제를 개최하고 많은 시민들과 지켜나가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시대 대한민국의 많은 문화예술행사들이 축소되고 있으나 하남시민들과 문화동아리, 예술단체에서는 이미 몇 해 전부터 둘레길을 중심으로 야외전시와 시화전, 나무에 이름 달아주기 등을 진행하고 있었기에 코로나19시대라 하여도 공기가 잘 통하며 소수의 발걸음도 언제나 관람이 가능한 이 곳, 이성산성 야외전시관이 각광을 받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조명 밑에나 걸릴법한 멋진 작품들을 이성산성 둘레길에 현수막으로 걸어두고 대지예술로 승화시키기 위해 노력한 숨은 손길들과 하남시와 문화재단 그리고 소스를 제공하고 있는 예술가들에게도 참 감사한 마음이 든다. 어쩌면 전시관의 불 빛 밑에서 관람객을 기다리는, 코로나시대 발길 끊어진 썰렁한 작품들에 비해 자연 속에서 산새와 바람소리를 들으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이성산성 둘레길을 걷고 감상하는 작품들이 비대면시대인 지금 훨씬 호소력이 강하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많은 시민들과 예술가들이 이성산성의 문화를 향유하고 함께 지켜나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가운데 하남문화재단 축제 팀은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연구하여 진행을 하였고 단지 재미있는 문화축제로만 끝내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이성산성의 의미를 함께 기억하고 동참할 수 있도록 발 빠르게 대응한 것이 엿보였다. 예를 들면 집에서도 쉽게 즐길 수 있는 2700개의 가족 체험 팩을 패키지로 준비했고 이성산성 소원등 메시지 이벤트와 블로그와 홍보영상 이벤트 등을 공모하여 남녀노소 참여하도록 2020년 이성산성 문화축제를 이끌어갔다. 필자의 현수막작품이 올해만 둘레길에 걸린 것은 아니었다. 

해마다 걸었지만 올해만큼 이성산성에 자주 간적은 없었다. 이유인즉 필자도 이성산성 홍보영상에 공모를 하고자 마음을 먹고 여러 번 산행을 하다보니 이성산성의 역사적 흔적이 필자 마음에 쏙 들어오게 되었다는 말을 하고자한다. 

역사적으로 각축을 벌였던 하남시 역사에 관심이 생기고 위례역사의 중심이 되는 이성산성에 정이 들어 버렸다. 장방형 건물지와 저수지등을 지나 이성산성 정상에 오르면 왜 이곳이 전략적으로 중요한 요충지였는지 충분히 알 수 있다. 어느새 역사문화도시 하남의 옛이야기에 푹 빠져들게 들게 된다. 이것이 이성산성 문화축제를 기획하는 본질이 아닐까 싶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사랑하게 된다. 물론 사랑하면 이 문화와 정서를 지켜가게 된다. 

매년 개최되는 하남 이성산성 문화축제. 올해 놓쳤다면 내년에는 꼭 방문해보기를 권한다. 사계절이 예쁜 이성산성. 아직은 숨은 곳. 도심 속에 작은 섬. 언제든 조용히 소풍가시라. 

하남이성산성 문화축제 기간 : 2020.9.27.~10.25
참고자료: 한국민족문화대백과, 두산백과, 네이버지식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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