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의 생일잔치”…조선 순조 무자년 진작의례, 창덕궁 연경당서 재현
“왕실의 생일잔치”…조선 순조 무자년 진작의례, 창덕궁 연경당서 재현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0.11.0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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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원 세계민족무용연구소,「순조무자진작의궤」 복원 재현
11.11(수) 오전 11시, 창덕궁 내 연경당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 1828년 효명세자가 창덕궁 연경당에서 베푼 궁중 연향을 『순조무자진작의궤』를 바탕으로 진작의례가 재현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부설 세계민족무용연구소는 오는 11일 오전 11시 창덕궁 내 연경당에서 진작의례 복원 재현공연을 진행한다.

조선 순조의 비 순원왕후 김씨의 40세 생신을 축하드리기 위해 베푼 잔치에서 연경당진작의 의식 거행 면모를 고증하기 위해 실제 거행 장소인 연경당에서 정재무용의 연행이 포함된 진작의례를 복원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순조의 왕실가족 8인과 외빈 4인만 참석한 조촐한 내연으로 이루어진 점을 부각시키고, 이들의 의례진행을 재현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 흥미를 더한다. 

전체 의식절차의 기승전결식 극적 구성을 최대한 반영하여 전체 17종목의 정재 중 5종목을 선정하여 복원 공연을 기획했다. 연행순서에 따라 <춘대옥촉(春臺玉燭)>, <무산향(舞山香)>, <박접무(撲蝶舞)>, <가인전목단(佳人剪牧丹)>, <춘앵전(春鶯囀)>을 선보인다.

▲연경당 진작례 ‘춘대옥촉’ 공연 모습(사진=세계민족무용연구소)
▲연경당 진작례 ‘춘대옥촉’ 공연 모습(사진=세계민족무용연구소)

<춘대옥촉>은 순조 28년 연경당 진작례에서 익종인 효명세자의 예제로 창제, 초연된 향악정재이다. 춘대(春臺)는 ‘송나타 태종이 창제한 소석조(小石調)에 등춘대(登春臺)가 있다.’라는 구설에서 인용한 것이며, 옥촉(玉燭)은 동지(冬至)의 소리 34율에 있던 옥촉이란 명칭에서 따 온 것으로 보인다. 

▲연경당 진작례 ‘무산향’ 공연 모습(사진=세계민족무용연구소)
▲연경당 진작례 ‘무산향’ 공연 모습(사진=세계민족무용연구소)

<무산향>은 순조 28년 순원왕후 보령 40세를 경축하며 연경당 연향에서 초연됐다. 효명세자는 왕후의 만수무강을 위해 정재악장을 새로 지어 사용하였으며, 일인무로 창작된 향악정재이다. 

▲연경당 진작례 ‘박접무’ 공연 모습(사진=세계민족무용연구소)
▲연경당 진작례 ‘박접무’ 공연 모습(사진=세계민족무용연구소)

<박접무>는 나비가 날개짓 하듯 춤추는 향악정재이다. 6인이 전대(前隊)·중대(中隊)·후대(後隊)로 둘씩 짝을 지어 춤을 추는데, 전대는 두 사람이 앞에 나란히 서고, 중대는 전대와 후대 중간에서 좌우로 갈라 서고, 후대는 뒤에 나란히 선다. 무동의 복식은 겉옷에 범나비를 군데군데 수놓은 점이 특이하다. 

▲연경당 진작례 ‘가인전목단’ 공연 모습(사진=세계민족무용연구소)
▲연경당 진작례 ‘가인전목단’ 공연 모습(사진=세계민족무용연구소)

<가인전목단>은 송나라 10대 악무 중 하나로서 홍생색체의(紅生色砌衣)를 입고, 금봉관(金鳳冠)을 쓰고 모란화를 잘라 취한다는 내용이다. 순조 28년 연경당 진작례에서 무동 4인에 의해 처음 연행됐으며, 이후 8인, 10인, 12인 16인 등으로 무원들이 추가되며 변용됐다. 

▲연경당 진작례 ‘춘앵전’ 공연 모습(사진=세계민족무용연구소)
▲연경당 진작례 ‘춘앵전’ 공연 모습(사진=세계민족무용연구소)

<춘앵전>은 순조 28년 효명세자가 순종숙황후의 보령 40세를 경축하기 위하여 창제한 향악정재이다. 봄날 아침, 버드나무 가지에서 지저귀는 꾀꼬리 소리에 도취되어 이를 무용화한 것이라 전해진다. <춘앵전>은 꾀꼬리를 상징하는 노란색 앵삼(鶯衫)과 하파(霞派), 수대(繡帶), 한삼(汗衫) 등을 착용해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허영일 세계민족무용연구소장은 “이번 공연을 위해 『순조무자진작의궤』를 면밀히 고증하는 과정에 친인척 12명이 순원왕후의 보령 40세를 경축하는 잔치에 참여했음을 알게 됐다. 그리하여 이번 제6차 연경당 진작례 복원공연에는 제1~5차 복원공연에서는 볼 수 없었던 친인척 12명이 등장한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