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남상만 회장, "한국의 관광르네상스 열겠다"
신임 남상만 회장, "한국의 관광르네상스 열겠다"
  • 이은영 편집국장
  • 승인 2009.12.1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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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만 24대 한국관광협회장… ‘솥단지 시위’ 뚝심 기대돼

“와장~창!!” 2004년 11월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의 ‘300만명 포용하는 음식점 홀대 웬말이냐’는 현수막 앞에서 솥단지 200여 개가 깨졌다. 이른바 ‘솥단지 시위’로 알려진 ‘생존권 사수를 위한 음식업주 권리대회’에서 대한민국, 아니 한민족이 생긴 이래 처음으로 발생한 황당한 사태였다. 그러나 이 시위로 전국 60만 식당은 2년간 6천억 원의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전과를 올렸다. 이 혁혁한 전과 뒤에는 22대 한국음식업중앙회의 남상만 회장이 있었다. 남 회장은 그 뒤 2009년 5월 41만 명의 회원을 가진 24대 한국음식업중앙회장으로 다시 선출됐고, 11월에는 24대 한국관광협회장이 됨으로써 대한민국 최초로 우리나라 최대 민간단체장을 겸임하게 된 최초의 인물이 되었다. 그를 만나 한국 관광업계 발전에 대한 포부를 들어보았다.

지난 11월 26일 오전 11시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서 열린 한국관광협회중앙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서울시관광협회 남상만(61) 회장이 전국 대의원 48석 중 31표를 얻어 17표에 그친 현 신중목 회장을 제치고 24대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참고로, 중앙회의 대의원 자격이 있는 48개 회원사는 중앙회를 비롯해 한국일반여행업협회(KATA), 한국외국인관광시설업협회, 한국종합유원시설협회, 한국카지노관광협회, 한국휴양콘도미니엄경영협회, 한국컨벤션산업협회, 한국관광컨벤션업협회, 서울·경기·인천 등 전국 16개 시·도 관광협회, 8개 업종별 위원회(국내여행업위원회, 국외여행업위원회, 관광식당업위원회, 외국인전용관광기념품판매업위원회, 한국유흥음식점업위원회, 관광극장유흥업위원회, 관광사진업위원회, 종합휴양업위원회) 및 특별회원(한국관광공사,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이다.

2009년 12월 1일부터 2012년 11월 30일까지 한국 관광업 발전을 위해 일하게 된 신임 남상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관광협회중앙회 재창조를 모토로 하여 전국과 업종별 협회가 통합적으로 발전을 이루는 ‘관광 르네상스’를 만들 것”이라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또한 “한류나 의료관광, MICE[*편집자 주 : 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집회(convention), 전시(exhibition)]의 네 분야를 통틀어 말하는 서비스 산업) 관광 등 새로운 분야를 적극 포용하고, 관광진흥법을 관광산업법으로 개정을 추진하며, 관광학계의 의견을 수렴해 미래관광분야를 개척하는 R&D(*편집자 주 : Reserch & Development - 연구개발) 예산을 배정할 것”을 공약했다.

“한·일 장관회의 등에 중앙회의 참여 폭을 확대하고 동아시아 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한 베이징·서울·도쿄를 잇는 베세토 관광실크로드 구축 등의 국제교류 강화”도 약속했고, “회원사의 재정적 어려움과 중앙회의 재정 건전화를 위해 지방 특산물 상설판매장과 관광기념품 제작 체험장 및 상설 문화체험장 운영”에 대한 방안도 제시했다.

1948년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남상만 회장은 지난 11월 서울시관광협회장(2010~2012)에 연임됐으며, 지난 5월 한국음식업중앙회장에 당선돼 현재 재임 중(2009~2012)인데, 민간정책자문기구인 한반도선진화재단 관광포럼 대표와 오세훈 시장이 주재하는 창의서울포럼의 전략산업부분 대표도 맡고 있다.

남 회장은 모친의 뒤를 이어 서울 필동 소재의 한국 전통레스토랑인 대림정을 46년째 운영하고 있으며, 2003년엔 서울프린스호텔을 인수해 경영능력과 사업적 수완을 인정받았다. 그는 1974년 무역회사 인왕실업에 입사해 미국 주재원으로 3년간 근무하던 중 어머니가 운영하던 대림정이 화재로 어려움을 겪자 1979년 가업을 이어받았다.

특히 22대 한국음식업중앙회장으로 일하던 2004년에 음식업주 생존권 사수를 위해 전국 음식업주 3만5000명이 여의도광장에서 솥단지를 내던지는 해프닝으로 경영난을 호소한 '솥단지 시위'를 주도했다. 이러한 그의 강한 리더십으로 전국 60만 식당에게 2년간 6천억원의 세금을 절약할 수 있도록 했다.


공약에서 ‘한국 관광의 대표성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동안 중앙회는 KATA, 호텔협회 등과 누가 더 많은 파이를 차지하느냐 하는 제로섬 게임을 벌여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광업계가 이렇게 각각이어서는 한국 관광이 통일된 방향으로 나갈 수가 없다. 서로의 필요성에 입각해 힘을 합쳐 상호 도움이 되는 윈윈 게임을 통해 한국 관광을 주도하는 중앙회로 발돋움, 한국 관광의 대표성을 회복하겠다.

취임 인사말에서 언급한, ‘업계의 결속과 단합’을 어떻게 꾀할 것인지?
현재 중앙회는 회원사의 단결을 이끌지 못하고 있는 것과 함께 정부로부터의 신뢰 또한 부족해 그 위상이 많이 떨어진 상태이다. 하지만 현 정부는 직접 나서서 몇 차례나 관광 진흥책을 발표하는 등 관광에 대한 의지를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 이 상황에서 정부로부터 신뢰와 역량을 인정받지 못한다면 관광산업의 중심축으로서 중앙회의 위상이 정립될 수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를 위해서는 회원사 모두가 서로의 필요성에 입각해 힘을 합쳐 단합해야만 중앙회의 위상이 제고되고 역량과 경쟁력 또한 강화될 수 있을 것이며, 결과적으로 한국 관광을 주도하는 중앙회로 발돋움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 및 업종별 협회와 함께하는 중앙회를 건설한다고 했는데.
그동안 중앙회는 회원사인 지역 관광협회와 업종별 협회에 대해 실질적인 지원을 하지 못해 왔다. 그것은 중앙회 사무국 편제에 지역 협회와 업종별 협회를 위한 지원부서가 없는 사실이 잘 증명한다. 중앙회의 업무 기능을 강화해 호텔업팀·여행업팀·이용시설업팀·연구팀 등으로 확대 개편하겠다. 또 지역 협회 및 업종별 협회와의 업무지원 담당부서도 신설하겠다.

중앙회와 회원사의 재정 건전화를 달성하겠다고 했는데.
지금 중앙회는 적자 운영이다. 몇몇 지방 협회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지역 협회와 업종별 협회 역시 재정 상태가 매우 취약하다. 따라서 먼저 정부로부터 중앙회가 신뢰를 회복함으로써 정부의 각종 사업을 위탁받아 지역 협회 및 업종별 협회에 일을 나누도록 하겠다. 또 우리 스스로 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들을 찾아 활발하게 추진하겠다.

예를 들면, 지방 특산물 상설판매장 개장, 지방 음식장터 개설, 관광기념품 제작 체험장 및 상설 문화체험장 운영 등을 통해 재정 건전화를 꾀하겠다. 지난 3년간 서울시관광협회를 흑자 운영해 본 경험을 살려 재정 건전화를 임기 내에 반드시 이루어내도록 할 계획이다.

취임사에서 언급한 ‘관광산업 시스템 경쟁력 강화’란?
관광산업은 전 세계인을 잠재고객으로 두는 글로벌 비즈니스의 대표임과 동시에, 소득이 높아질수록 그 수요가 늘어나는 고부가 서비스 산업이기도 하다.

2010년 세계 관광인구는 10억 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되는데, 700만 외래관광객 방문 실적을 올린 2009년을 디딤돌로 해서 한국 방문의 해의 목표치인 2010년 850만 명, 2012년 1천만 명, 2020년 3천만 명 달성을 위한 구체적 계획이 필요하다.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시스템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며, 현재 관광 하드웨어 분야와 소프트웨어 분야, 양쪽 모두의 개선책이 요구되는 실정이다.

정부와 민간의 긴밀한 협력체계 구축 하에, 정부가 관광지 개발 등 하드웨어 부문을 전담하고 민간협회가 서비스 향상 등 소프트웨어 부문을 전담해, 두 톱니가 잘 맞물려 돌아간다면 틀림없이 한국 방문의 해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고 본다.

관광분야의 영역을 확대하고 관광산업화를 추진한다는 말은 어떤 의미인가.
한류관광·의료관광·해양관광·MICE관광 등 시대 변화에 따른 새로운 관광 분야를 적극 포용하겠다는 의미다. 또 현재의 관광진흥법을 한 단계 끌어올린 관광산업법으로의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말이다. 이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부처와 지역 관광공사와의 공조를 위한 업무 협의의 상설화도 추진하겠다.

관광학계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말인가.
그동안 소원했던 관광학계와의 다양한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겠다. 또 학계의 의견을 들어 미래 관광 분야의 연구개발도 예산 항목으로 설정해 이를 적극 추진하겠다.

국제 교류는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
기존 한·일 관광장관회의에서 중앙회의 참여 폭을 더욱 확대토록 하겠다. 동아시아 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해 베이징-서울-도쿄를 연결하는 ‘베세토 관광실크로드’를 구축해 관광객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도록 힘을 모으겠다.

관광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확산시키겠다고 했는데.
관광의 하드웨어 분야를 넘어서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소프트웨어 개발과 확산에 힘쓰겠다. 그 중 현재 서울시와 서울시관광협회가 공동추진 중인 친절 서비스 교육인 ‘호스피탤리티’를 중앙회로 도입, 더욱 발전시키는 한편 전국적으로 확산토록 노력하겠다.

‘문화체육관광부’라는 이름에서 ‘관광’이란 글자를 지킨 공로자라고 알고 있는데, 어떤 에피소드가 있는가.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자 시절, 인수위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관광’이란 이름을 빼려는 움직임을 보인 적이 있다. 그때 이 당선자와의 미팅 자리에서 “이름은 의지를 담는 그릇인데 이를 없애겠다는 것은 관광업을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삼겠다는 당선자의 뜻에 배치된다”고 강하게 주장해 부처의 이름을 살려낸 적이 있다. 이것은 나뿐만 아니라 관광인 전체가 염원하고 협력함에 따라 얻어낸 결과라고 생각한다.

인터뷰-이은영 편집국장 young@sctoday.co.kr
사진-양문석 기자 msy@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