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달진 미술자료 박물관장, 뮤지엄 왕국시대 ! 다다익선이 아니고 운영이 문제
김달진 미술자료 박물관장, 뮤지엄 왕국시대 ! 다다익선이 아니고 운영이 문제
  • 왕지수 기자
  • 승인 2020.11.05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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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진미술자료 박물관장, ‘뮤지엄 건립 경쟁시대, 그 실상과 허상’ 칼럼 발표
박물관ㆍ미술관 건립 과열 경쟁 양상 꼬집어
다다익선이 아닌 운영 방안이 중요

[서울문화투데이 왕지수 기자] 한국박물관협회 감사이며 한국사립박물관협회 이사인 김달진미술자료 박물관장이 ‘MUSEUM 건립경쟁시대, 그 실상과 허상’이라는 글을 서울아트가이드 11월호에 발표했다.

▲박물관ㆍ미술관 건립 추진에 대한 소식들
▲박물관ㆍ미술관 건립 추진에 대한 소식들(사진=김달진미술관)

김 관장은 이 칼럼에서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는 박물관과 미술관 실태에 대해 다다익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운영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의 대안이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그는 “우리는 박물관을 굴뚝없는 문화산업이라 말한다. 정부는 지난해 ‘박물관ㆍ미술관 중장기계획(2019-2023)’을 발표해 오는 2023년까지 박물관을 186개 확대해 총 1,310개를 만들 계획이며, 현재 16.5%인 이용율을 31%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라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정부의 박물관 건립 정책에 대해 설명했다.

이러한 정부의 발표에 힘입어 지난 7월 국토해양부가 국립항공박물관을 개관했고, 오는 2022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인천에 국립세계문자박물관, 농림축산식품부가 수원에 국립농업박물관, 2024년 해양수산부가 국립인천해양박물관, 2026년 국립충주박물관 건립을 진행 중이다. 국립한국문학관은 지자체에서 건립부지선정에 과열 경쟁을 벌이다 중단된 후, 은평구로 확정하고 이례적으로 초대관장부터 문학평론가 염무웅을 임명해 2022년 개관을 서두르고 있다.

도시 단위로는 내년 3월에 전남도립미술관, 김해한글박물관, 12월에 울산시립미술관이 개관하며 서울시가 2023년까지 서울공예박물관, 서울시립미술아카이브, 서울사진미술관, 서서울미술관 등 9곳, 2022년 대구간송미술관, 2024년 충남도립미술관, 여기에 성남시립박물관, 전주시립미술관, 제천에 김영희시립미술관 건립이 추진 중이다.

또한 구립 군립단위로 신안군이 ‘1島1뮤지엄’ 아트프로젝트로 24개소, 종로구가 김창열, 이항성, 김용원미술관 3곳, 도봉구가 간송기념관, 강동구가 구립미술관을 발표하고 성북구립최만린미술관이 개관했다. 경북 예천군은 단색화로 유명한 박서보 미술관 건립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내년 3월에 개관하는 전남도립미술관, 완공은 모두 완료된 상태이다
▲내년 3월에 개관하는 전남도립미술관, 완공은 모두 완료된 상태이다(사진=김달진 미술관)

김 관장은 “몇 달이 멀다 않고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우후죽순처럼 늘어 나는데 1997년 개관해 쇠락해가는 공업도시를 한 해 100만 명의 세계 관광객이 찾는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미술관이나 섬 전체가 미술관이라는 평가를 받는 나오시마 환상에 빠진 것이 아니냐”라고 반문하며 박물관 건립 과열 경쟁 양상에 대해 꼬집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여기저기 박물관과 미술관은 생겨나고 있는데 정작 관광 코스에 포함되지 않는 곳은 찬밥 신세인 것이 현실.

그는 “지방자치단체시대, 새로운 문화기관은 지역의 문화예술인의 창작 의욕을 고취, 주민의 문화 향수를 충족시키고 삶의 질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지자체 단체장은 박물관 건립을 본인의 문화시설 치적으로 내세우고 작품을 기증받는 조건, 도시재생의 일환 등과 맞물려 추진한다. 시대의 변천에 맞추어 산업이나 농수산물로 미래를 꿈꿀 수 없다. 예술 브랜딩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시점에 서 있다”라며 박물관 운영 시 예술 브랜딩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또한 “문제는 박물관, 미술관 운영은 지속적인 재원의 투입이 있어야 발전할 수 있다. 미술관이 주변의 관광과 연결되지 않으면 유명작가 미술관을 만들어 놓는다고 관람객이 찾아오지 않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건립 추진 중에 후임 시장이 전임자가 진행한 것을 시장 철학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바뀌는 정치적 논리도 있었다”고 말했다.

“정부에서는 올해에 처음으로 ‘MUSEUM 평가인증제도’를 도입, 국공립 227개 관을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발표해 모두가 긴장하고 있다. 이 제도가 사립으로 이어지며 지원정책에도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박물관 건립 사전에 문화체육관광부의 타당성 조사, 투자 심사 등 절차도 강화되었다”라며 “이제는 숫자보다는 내실이 강화되어야 할 때”라고 글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