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이순신 축제 ‘설왕설래’
충무공 이순신 축제 ‘설왕설래’
  • 편보경 기자
  • 승인 2008.12.2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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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 등과 조율 필요, 전국관련행사 너무 많다 조심스런 의견도

서울 중구 건천동에서 이순신장군이 탄생했다는 것이 재조명 받고 있다. 서울시 중구청(구청장 정동일)은 중구 건천동 일대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탄생지임을 적극 홍보하기 위해 이순신 생가 조성 사업 추진할 것을 계획했다. 생가 조성에 앞서 그 타당성을 확인하기 위해 서울시립대학교 산학협력단(책임연구원 이우태)에 대대적인 용역을 신청했고 지난 10월 용역 보고회를 가진바 있다.

조사를 실시한 결과 생가 조성은 불합리하다는 판단이 났으나 대신 중구가 이순신 장군의 탄생지가 확실한 만큼 거리조성과 축제 등 새로운 홍보 전략을 펼 것이 제안됐다. 이에 이미 충무공과 관련한 행사를 진행 중인 아산시와 통영시는 연계 행사를 진행하는 것인 만큼 조율과 협력이 필요하나 전국적으로 이순신 장군과 관련한 행사가 너무 많아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는 조심스러운 의견을 피력했다.

이런 상황은 홍길동을 테마로 하는 전남 장성 홍길동 축제와 강원도 강릉시 허균․허난설헌 문화제가 마찰을 빚었던 것처럼 지역문화 축제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과정에서 향후 문제가 발생될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중구발전 4개년 계획에 의거해 관광 및 문화자원 개발로 지역 활력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 중구(구청장 정동일)는 역사문화자원인 충무공 이순신장군의 기념사업을 제대로 시행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서울 중구청은 일반인들이 아산시의 현충사를 충무공 탄생지로 잘못 알고 있는 상황인데다 중구 일대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실제 탄생지 임에도 불구하고 관련시설이 미비한 실정인 것에 착안해 생가 복원 사업을 계획했다. 그러나 생가의 정확한 위치와 규모에 대하여 모르기 때문에 이에 앞서 정확한 역사적 고증과 생가조성 사업의 방향 설정을 위해 서울시립대학교 산학협력단(책임연구원 이우태 교수)에 용역을 의뢰했다. 서울시립대학교 산학협력단은 서울시 중구 명보극장 주변과 남산한옥마을 주변 및 세운상가 주변일대를 공간적 범위로 정해 연구 및 조사를 시행하고 생가 복원과 관련한 용역 발표를 지난 10월 가졌다.

충무공 이순신 서울 중구 출생 확실, 생가조성 타당성은 떨어져

▲ 이순신 테마거리 조성에 적합하다고 추천된 길 지도
충무공 이순신이 서울 중구에서 출생했다는 기록은 ‘이충무공 전서’ 권9, 부록 1,행록과 ‘성소부부고 권24’설부3, 성옹지소록 등 여러곳에서 확인 가능하다. 심지어 아산의 현충사 홈페이지에도 충무공의 출생지가 서울 중구라고 기록하고 있어 충무공이 서울 중구일대에서 출생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더 이상 논란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의 출생지가 현재 중구의 건천동 일대임은 확실하지만 옛 사료들을 바탕으로 볼 때 건천동의 범위가 애매해 세부적으로 확정짓기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학계 전문가 중 고증 관련 전문가를 선정하여 일대일 방식으로 유적 정비 및 생가 조성 사업이 나가야할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생가조성사업의 형태로서 지역문화시설의 건립, 문화축제의 활성화, 탄생지 주변을 문화의 거리로 조성, 기념관을 건립할 것이 추천 됐으며 생가조성 사업의 진행은 점진적이고 시기별, 단계별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생가 조성 사업을 위해 유사 문화재의 사례조사도 실시됐다. 일례로 현충사는 1945년 해방 후부터 매년 4월 28일에 충무공탄신기념제전을 올려 이순신 장군을 추모하고 있다. 현충사에는 국보 및 보물로 지정된 여러 유물들을 소장되어 있어 유적지 내부에는 볼 것이 많으나 유적지 내에 관람객의 편의를 위한 휴식공간이 부족해 예전에 비해 관광객이 줄어들고 있는 실정임이 확인됐다.

여러 역사유적지의 사례조사를 통해 충무공 이순신 생가도 보존을 위한 역사적인 유적 및 유물만이 아니라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주변의 유적지 및 관광지와 연계할 수 있는 적극적인 운영활성화 방안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충무공 이순신의 생가터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고증이 필요한데 생가의 범위 설정 등이 논란의 여지를 남길 수 있으며 국내외의 생가가 조성한 곳의 사례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볼 때도 흥미유발이 어려우면 반복적인 관람이 이루어지지 않아 생가 조성 타당성의 근거는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순신 테마거리 조성, 홍상문 설치, 기념관 설립 등이 효과적

▲ 홍살문 조성 예
이에 서울시립대 산학협력단은 생가복원 사업 대신 단기적인 대안과 장기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단기적인 대안으로는 일반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지역을 선정해 충무공 테마거리를 조성할 것을 추천했다. 유적지 및 생가조성사업은 한 곳만을 만들어 놓고 홍보를 하는 양상이므로 한계가 있다고 판단, 범위를 넓혀 홍보를 극대화 하는 것을 모색한 것이다.

현재 명보극장 앞에는 1956년 한글학회와 서울특별시사편찬위원회의 답사 고증을 통하여 이순신 장군의 생가터 표지석이 세워져 있으므로 이 지역을 중심으로 거리조성을 하면 좋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즉 남산 한옥 마을과 인현 어린이공원과의 연계해 역사문화의 축을 형성, 매일경제신문사 앞에서 을지로 3가역까지의 거리와 명보극장 사거리에서 인현 어린이공원까지를 테마의 거리로 꾸미자는 것이다. 이 이순신 테마의 거리가 서울의 명소로 차차 자리 잡게 되면 기념관 건립까지 이어질 것을 예상하고 있다.

▲ 이순신 테마거리에 설치할 동판의 예
또 충신과 효자, 열녀 들을 표창하여 임금이 그 집이나 마을 앞에 세우는 홍상문을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안으로 제시되었다. 홍살문을 설치할 위치로 적합한곳은 매일경제신문사 앞이나 명보극장 사거리 마른내길로 파악됐다. 이 거리에 가로동판을 설치하는 것도 제안됐다. 가로동판은 전라좌수영 거북선의 이미지로 제작, 거리조성구간으로 지정될 920m길에 20m 마다 1개씩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기념공원을 조성하는 것 또한 이순신 장군 관련 시설에 대한 네트워크 구축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원조성은 중구는 기존에 있는 인현 어린이공원을 이순신 기념공원화 하는 것을 추천했다. 기념공원 내에는 중구가 이순신이 유년시절을 보낸 곳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순신이 유년시절에 노는 모습 등을 담은 차별화된 소년 이순신 동상을 세우거나 추모비를 설립할 것이 제안됐다.

장기적인 대안으로는 이순신 기념관을 세울 것을 들었다. 서울시립대학교 산학협력단의 책임연구원 이우태 교수는 “세운상가 재정비 사업에 이미 이순신 기념관의 연면적이 3천 제곱미터가 반영되어 있으나 기념관 건립을 위해서는 연면적이 5천 제곱미터는 되어야 기능과 역할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차라리 남산 한옥마을과 연계하여 운영할 수 있도록 동국대 영상센터(구 중앙병원 건물) 부지를 국가차원에서 매입하여 기념관 조성에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순신 기념공원 조성 예
아울러 충무공 이순신 장군 기념관의 프로그램은 충무공 이순신의 전반기 역사 발굴교육을 하고 충무공 탄신 다례 프로그램을 운영하자는 방안이 발표되었다. 기념관 건축 일부를 다례공간으로 활용하고 다례의례를 연 1회 충무공의 탄신일에 거행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현충사가 다례제전을 1962년 이래 매년 4월 28일에 거행해 오고 있기 때문에 충무공 생가인 중구에 기념관이 세워진다면 다례제전은 서울에서 하고 외가인 아산 현충사에서는 제향의례를 하는 것으로 이원화할 것을 제안했다. 또 서울의 기념관에서는 충무공의 상징과정을 중심으로 전시 및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아산 현충사에서는 성장이후 구국 활동을 중심으로 전시 및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차별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점과 점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고리로서는 장군의 일대기를 담은 벽화를 세운상가의 재정비 계획에 따라 조성되는 벽면에 그리는 방안도 모색됐다.

이순신 장군 탄생 축제,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하는 축제 돼야

현재 중구에서는 매년 4월 28일 충무공 이순신 장군 탄생 축제를 개최, 충무아트홀에서 명보극장 앞 사거리 까지 행진을 하는 퍼레이드가 진행중이나 새로운 축제 프로그램이 절실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다양한 연령층을 위한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체험 프로그램으로서 전쟁놀이(서바이벌 대회), 임진왜란 의상체험, 전국 궁도 대회, 어린이 활쏘기 대회, 이순신 미술 대회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이 제안됐다. 남산 한옥마을과의 연계를 통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거리 역사기행 코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든지 탄생 기념음악회나 뮤지컬 등의 공연도 열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아산시의 충무공 이순신 축제와 연관하여 아산시 축제 프로그램 중 하나인 마라톤대회 및 건강 걷기대회를 서울 중구와 아산시에서 동시에 개최하는 방안도 제안됐다.

중구에서 발표한 이 같은 방안에 대해 이순신 장군 관련 행사를 거행중인 아산시와 통영시는 다음과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먼저 현재 아산 성웅이순신축제를 진행 중인 아산시 충무공 축제 관계자는 “이순장군의 탄생지는 서울 건천동인 것이 문헌에 증명되어 있으므로 논쟁의 대상이 아닐 것”이라며 “복원사업이 역사적 고증에 의해 사실대로 복원된다면 다른 지자체의 의견과는 무관한 사업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만약 교류를 한다면 주제공연 교류(용마의 전설), 학술세미나의 공동개최, 양 지자체간의 홍보관 교환 설치, 합동 참배단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또 통영한산대첩축제를 주관하는 통영시청 관계자는 “생가 복원 사업이나 거리조성 사업 등 이순신 성역화 사업으로 기념관이나 자료관을 건립해 서울의 건천동이 충무공의 출생지였음을 알리는 사업은 효과가 기대 된다” 고 말했다. 협동 사업 추진에 대해서는 “통영한산대첩축제와는 테마와 콘텐츠가 안 맞다”며 “서울 중구와 아산시는 어린이 이순신이나 소년 이순신, 청년 이순신으로 콘텐츠를 서로 조율해야 할 것”임을 말했다. 아울러 “이 충무공을 테마로 하는 축제가 전국적으로 너무 많아 기념사업 외 축제행사는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문화투데이 편보경 기자 jasper@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