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프리뷰]문화역서울 284 기획전시 《레코드284-문화를 재생하다》
[전시프리뷰]문화역서울 284 기획전시 《레코드284-문화를 재생하다》
  • 왕지수 기자
  • 승인 2020.11.25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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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25.(수)부터 12.31.(목)까지, 10곳의 협력 공간과 함께하는 레코드 전시
레코드(LP)의 제작에서부터 문화 소비의 전 과정을 전시로

[서울문화투데이 왕지수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문화역서울 284의 기획전시‘레코드284-문화를 재생하다’가 25일(수)부터 연다. 전시는 올해의 마지막 날인 오는 12월 31일(목)까지 진행된다.

▲문화역서울 284 광장 앞 AR 체험존에서 앱을 통해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문화역서울 284 광장 앞 AR 체험존에서 앱을 통해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지난 24일에 본격적인 개막에 앞서 전시 개최를 알리는 언론 간담회가 문화역서울 284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태훈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원장, 권정민 객원 큐레이터, 박민준 음악 큐레이터, 사진작가 안성진, 문화역서울 284 관계자, 그 외 언론인이 자리에 함께했다.

김태훈 원장은 이 자리에서 “어떤 전시가 시민들에게 호소력이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LP현상에 주목했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CD 플레이어, mp3 등이 차례로 등장했고, LP는 소멸할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부터 LP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했고 작년에는 LP 판매량이 전 세계의 CD 판매량을 추월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형체 없이 음악만 즐기던 것을 탈피해 현대인들은 LP가 만들어 내는 여러 가지 요소를 즐기는 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라며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문화역서울 284 광장에 마련된 체험존(사진=공진원)
▲문화역서울 284 광장에 마련된 체험존(사진=공진원)

또한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전시를 어떻게 꾸려가야 할지 많은 고민을 했다. 이전처럼 문화역서울 284에 전시물을 몰아놓고 전시회를 개최할 것인가 아니면 코로나 시대에 맞게 비대면으로 할 것인가. 그러다 비대면 환경에서 보다 안전하게 전시를 즐길 수 있도록 서울 곳곳의 레코드 관련 공간과 협력해 진행하기로 했다. 사실 오늘 보면 문화역서울 284 건물 바깥의 전시물과 내부의 전시물을 제외하고는 이곳에서 볼만한 것이 많지는 않다. 대신 레코드 업계의 작가들, 스튜디오, 음악 감상실, 그리고 레코드 샵 등 레코드 업계 고수들과 협력해 함께 진행하는 것으로 전시 컨셉을 잡았다. 문화역서울 284는 헤드 역할을 하지만 레코드를 좋아하는 애호가들이라면 이미 잘 아는 서울 곳곳의 공간에서 협력 전시를 같이 하도록 준비했다”라며 전시 운영 방안을 소개했다. 끝으로 “어렵사리 전시를 준비했다. 이번 전시가 많은 시민에게 널리 알려져 문화트렌드로 자리를 잡은 레코드 문화의 예술적 가치를 많은 분들이 체험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권정민 객원 큐레이터의 전시 설명이 이어졌다. “이번 전시는 동시대 문화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는 레코드에 주목한 전시이다. 현재 레코드문화 안에서 전문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마스터들의 전문적인 지식들, 예술가 혹은 디자이너들이 레코드문화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낸 창작물들을 함께 소개한다. 레코드의 전문적인 지식과 이들이 만들어내는 문화를 소개하고자 레코드 제작, 생산, 유통과정에서 꾸준하게 활동해온 마스터 7인을 선정했다. 7인의 마스터는 서울레코드, DJ 소울스케이프, 마장뮤직앤픽처스, 사진작가 안성진, 에디토리, 대중음악평론가 최규성, 희귀 음반과 턴테이블 수집가 레몬이다”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시민들에게 레코드문화 전반에 대해 소개할 마스터 7인을 공개했다.  

▲문화역서울 284 전시장 안의 레코드에서 영감을 받은 설치작품. 이선미, 베리구즈, 레몬이 함께 참여했다
▲문화역서울 284 전시장 안의 레코드에서 영감을 받은 설치작품. 이선미, 베리구즈, 레몬이 함께 참여했다

“DJ 소울스케이프는 ‘라디오 284’라는 전시 연계 프로그램을 함께 기획했고 ‘고궁을 위한 경음악’, ‘서울역의 크리스마스’등 매주 테마에 맞춰 선정한 플레이리스트를 웹공간에서 소개한다. 레몬은 현재 소장하고 있는 레코드 컬렉션과 관련 기기를 코사이어티, 로스트성수, 타임애프터타임에서 시대별로 선보인다. 마장뮤직앤픽처스는 국내에서 LP를 생산하고 있는 전문적인 업체로서 어떻게 LP를 생산하고 유통하는지, 또한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스토리를 웹 콘텐츠 안에서 소개한다. 안성진 사진작가는 기존에 작업했던 LP음반 작업 15점을 공개한다. 에디토리는 사운드마스터로서 이번 전시에 참여해 일반인들이 레코드를 어떻게 접하고 소비하는지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할 예정이다. 최규성 평론가는 8,90년대의 명반을 선정해 소개한다”라며 7인의 마스터가 이번 전시를 통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설명했다.

질의응답 시간도 이어졌다. 레코드문화가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권정민 객원 큐레이터는 “방송, 편집매장, 바, 카페 등 심심치 않게 레코드와 관련된 인테리어를 많이 볼 수 있다. 레코드 음악을 듣는 행위가 향유자로 하여금 하나의 주체적인 경험이 되는 것 같다. 단순하게 버튼을 눌러 음악을 플레이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공간에 앉아 선택한 음반을 꺼내 턴테이블에 올리고 하는 경험이 아날로그 문화를 추구하는 세대에게 큰 의미를 부여하는 행위가 되는 것 같다. 시간이 소유되고 어떻게보면 귀찮을 수 있는 행위가 코로나19 시대에 힐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콘텐츠가 된 것 같다”라고 답했다.

▲‘레코드 284-문화를 재생하다’의 협력전시 공간 카페포제(사진=공진원)
▲‘레코드 284-문화를 재생하다’의 협력전시 공간 카페포제(사진=공진원)

박정현, 유희열, 신해철, 듀스, 윤종신 등 대중 가수들의 음반 표지 사진을 작업해온 사진작가 안성진은 음반의 메인이 되는 커버사진을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냐는 질문에 “찍는 과정에서 ‘이것이 커버다’라는 감이 올 때가 있다. 그것이 90%는 커버가 된다. 왜냐하면 지금은 디지털 사진을 찍으면서 모니터를 할 수 있지만 예전에는 폴라로이드로 먼저 촬영을 해서 노출이나 전반적인 분위를 체크하고 촬영에 들어갔다. 예비로 찍은 폴라로이드 사진을 보면 ‘이 장소, 여기가 커버감이 나올 수 있는 곳이다’라는 감이 온다. 그러면 조금 더 그 공간에서 집중적으로 그 신을 촬영을 한다”라고 답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마장뮤직앤픽처스의 공정 과정과 그들만의 이야기, 사진작가 안성진이 선정한 15점의 사진들, 디제이 소울스케이프의 레코드 54선, 희귀 음반과 턴테이블 수집가 레몬이 소개하는 60~80년대 턴테이블들,대중음악평론가 최규성이 선별한 1980~90년대 명반 20선,‘서울레코드페어’가 발매해온 한정판과 포스터 등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공개된다.
 
또한 레코드에 관한 기억을 주제로 한 장유정의 설치 작품과 이선미와 베리구즈가 조성한 음반과 식물이 있는 공간이 영상 매체로 전시된다. SWNA, 제로랩, 스튜디오 워드, 월간오브제 등의 디자이너들이 제작한 레코드 수납과 청음을 위한 가구도 서울 시내 9 곳의 복합문화공간에서 전시된다. 성수동의 메쉬커피, 로스트성수, 에디토리, 오르에르, 카페포제, 코사이어티, 타임애프터타임, 연남동의 사운즈굿, 한남동의 챕터원에서 직접 만나볼 수 있다.
 
전시에 대한 보다 더 자세한 내용은 문화역서울 284 누리집 (www.seoul284.org)과 공식 SNS채널,《레코드284-문화를 재생하다》온라인 플랫폼(www.seoul284.org/record284)에서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