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예올 프로젝트 전시 ‘결/겹’
2020 예올 프로젝트 전시 ‘결/겹’
  • 왕지수 기자
  • 승인 2020.11.30 1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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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올이 뽑은 올해의 장인, 갓일 정춘모
예올이 뽑은 올해의 젊은 공예인, 도자공예가 김덕호
12월 1일부터 내년 1월 15일까지

[서울문화투데이 왕지수 기자] 갓일 정춘모(국가무형문화재 제4호, 갓일)와 도자공예가 김덕호의 작품을 선보이는 ‘2020 예올 프로젝트 전시 결ㆍ겹’이 열린다.

▲갓일 장춘모 장인(사진=예올)
▲갓일 장춘모 장인(사진=예올)

재단법인 예올은 전통 공예의 가치를 올바르게 성찰해 미래의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비영리재단이다. 2002년 설립되어 한국 문화유산의 보호, 발전과 확산을 목표로 그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 전시, 세미나, 교육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2006년부터 전통장인후원, 공예마을조성, 신진작가발굴 등 공예후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예올이 뽑은 올해의 장인 ‘갓일 정춘모(국가무형문화재 제4호, 갓일)’와 한국공예의 미래를 책임질 예올이 뽑은 올해의 젊은 공예인 ‘도자공예가 김덕호’의 아름답고 실용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반 백 년 세월 동안 전통을 지켜온 갓일 정춘모 장인의 찬찬하고 세밀한 기술과 미학을‘결’, 조선백자의 미감을 바탕으로 하는 도자공예가 김덕호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겹’이라는 주제로 조명하고자 한다.

▲양태수직펜던트조명과 대우양태테이블조명(사진=예올)
▲양태수직펜던트조명과 대우양태테이블조명(사진=예올)

‘2020 예올이 뽑은 올해의 장인’으로 선정된 갓일 정춘모 장인은 오랜 시간 동안 우리 전통의 맥을 이어온 국가무형문화재 제4호 갓일장으로 극한의 정교함과 섬세함이 필요한 갓일 전 과정을 다루며, 긴 시간 동안 고도의 집중력과 뛰어난 손기술로 예술적인 공예품 ‘갓’을 제작한다. 아내인 도국희 이수자와 함께 갓의 아름다움과 정교함을 오롯이 몸에 새기며 ‘갓일’을 이어오는 중이다.

예로부터 갓은 선비의 품격을 상징하는 중요한 의관으로 차양의 목적을 지닌 우리 고유의 쓰개였다. 주재료는 말총 혹은 대나무로 재료와 색, 용도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세련된 검은색, 단정한 형태 속 아름다운 비례감, 곧게 뻗은 대우의 직선과 부드러운 양태의 곡선에서 느껴지는 바르고 우아한 기품, 갓의 멋을 한껏 살리는 옥로와 풍잠, 갓끈 등의 갓 장신구들은 시각적 흥미를 일으키는 요소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스튜디오 워드(조규형, 최정유)의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재탄생한 ‘갓’을 만날 수 있다. 전통 갓의 기능과 조형성에 현대의 쓰임과 미감을 접목해 일상 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조명을 선보인다.

▲김덕호 도예가(사진=예올)
▲김덕호 도예가(사진=예올)

섬세한 죽사들이 보여주는 치밀하고 아름다운 짜임의 결은 조명의 빛과 어우러져 현대적인 감각으로 공간을 채우는 조명으로 탄생한다. 은은한 빛 아래에서 우리 공예품이 지닌 가치와 세월을 느끼고, 옛 전통의 새로운 쓰임을 제안하고자 한다.

‘2020 예올이 뽑은 올해의 젊은 공예인’ 도자공예가 김덕호는 조선 백자의 미감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도자 작품을 만들고 있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서 도예를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공예ㆍ디자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연리' 기법을 심층적으로 연구해 ‘흐르다 Flow’, ‘흔적Vestige’ 시리즈를 완성했다. 다수의 국내 전시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호주, 스페인, 일본, 아르헨티나 등 해외 박물관 및 아트 페어에서 작품을 선보였으며, 한국 양구백자박물관, 영국 Victoria & Albert 뮤지엄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김덕호 작가의 ‘블루 컬렉션, 흔적’(사진=예올)
▲김덕호 작가의 ‘블루 컬렉션, 흔적’(사진=예올)

작가의 작품 세계를 드러내는 주요 기법인 물레 성형 기법과 연리 기법은 도자기를 만드는 아주 오래된 전통적이고 보편적인 기법이다. 두 가지 기법이 만나 도자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밖으로 드러내고, 손과 흙이 지나간 길을 그대로 보여준다. 차곡차곡 쌓인 흙을 한 꺼풀씩 벗겨내면 중첩된 시간의 흔적인 추상적인 겹, 연리문이 나타난다. 끊임없는 반복의 과정을 통해 드러나는 무늬들은 백자의 간결한 형태와 조화를 이루며 작가만의 독자적인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다. 

백자는 선조들의 일상에서 사용되는 귀하고 아름다운 사물이었고, 조선의 백자는 그 안에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작가는 조선백자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양구에 터를 잡고, 백자의 미감과 기능성의 조화를 끊임없이 고민하며 오늘도 물레 앞에서 수많은 시간을 보낸다. 우리 고유의 정신과 아름다움을 마음으로 되새기며 조용한 반복의 시간을 켜켜이 쌓아가고 있다.

전시는 오는 1일(수)을 시작으로 내년 1월 15일(화)까지 열리며 뛰어난 기술과 남다른 장인정신으로 예술성을 전달하는 브랜드 반클리프 앤 아펠이 후원사로 참여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전시는 이메일(info@yeol.org)과 전화를 통한 사전예약 사전예약으로 운영한다. (문의 : 02-753-58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