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뮤지엄 「장 미쉘 바스키아ㆍ거리, 영웅, 예술」 展 개최
롯데뮤지엄 「장 미쉘 바스키아ㆍ거리, 영웅, 예술」 展 개최
  • 왕지수 기자
  • 승인 2020.11.30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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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 8 (목) – 2021. 2. 7 (일)
20세기 시각 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장 미쉘 바스키아의 국내 최대 규모 회고전 개최
장 미쉘 바스키아의 예술 세계 전반을 작품 150 여점을 통해 만나볼 수 있는 기회

[서울문화투데이 왕지수 기자] 롯데뮤지엄은 중첩된 상징과 은유를 통해 시대의 억압에 저항하는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보여주는 ‘장 미쉘 바스키아 거리, 영웅, 예술’ 전을 내년 2월 7(일)까지 개최한다. 

▲전시장 전경 사진(사진=롯데뮤지엄)
▲전시장 전경 사진(사진=롯데뮤지엄)

1980년대 초 뉴욕 화단에 혜성처럼 나타난 바스키아는 생을 마감하기까지 8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3,000여 점의 작품을 남겼다. 바스키아는 자유와 사회에 대한 저항의 에너지로 점철된 다양한 작품을 통해 20세기 시각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시작과 동시에 최고의 인기 작가 반열에 오른, 장 미쉘 바스키아의 작품은 지금까지도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수수께끼처럼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바스키아는 산업화로 인해 변화된 제작 방식과 대중문화의 다양한 이미지를 즉흥적이면서도 감각적으로 조합해, 시각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보일 듯 말 듯 써 내려간 텍스트와 서로 대립하는 이미지들이 동등한 구조로 배치된 바스키아의 작품은, 논리적인 사고의 틀을 전복시켜 기존의 가치를 뒤흔드는 새로운 차원의 문맥을 형성했다. 

이번 전시는 만 27세라는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지만 보는 것에 대한 새로운 방식을 창조함으로써, 현재까지도 삶의 부조리한 가치에 의문을 던지며 삶과 예술의 경계에서 누구보다 긴 여운을 남긴 바스키아의 예술 세계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어린아이와 같은 자유분방한 화법을 구현하는 동시에, 이질적이고 거친 이미지가 혼재된 독특한 작품으로 전 세계의 사랑을 받는 바스키아의 주요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New York, New York, 1981 作(사진=©Estate of Jean-Michel Basquiat. Licensed by Artestar, NewYork)
▲New York, New York, 1981 作(사진=©Estate of Jean-Michel Basquiat. Licensed by Artestar, NewYork)

이번 전시는 ‘거리’, ‘영웅’, ‘예술’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해 바스키아의 예술세계 전반을 조망하는 회화, 조각, 드로잉, 세라믹 그리고 사진 작품 등 150 여점을 선보인다.

먼저, 뉴욕 거리에서 시작된 SAMO©(세이모)시기를 기록한 사진 작품을 중심으로 바스키아의 초창기 예술세계를 살펴본다. 

바스키아는 친구 알 디아즈와 함께 SAMO©를 결성하고 뉴욕 거리에 그래피티 작업을 하면서 자신의 예술관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들은 1977년부터 1980년까지 ‘흔해 빠진 낡은 것(SAMe Old shit)’이라는 뜻을 담은 SAMO에 저작권 기호 ©를 붙여 그들만의 상징인 SAMO©를 만들고, 맨해튼 도시 곳곳에서 사회에 대한 저항적인 메시지를 담은 그래피티 활동에 주력한다. 간결한 문구에 담긴 비판적인 메시지는 SAMO©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했고 확연히 다른 그들의 행보에 미술계도 관심을  시작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바스키아가 뉴욕 거리에 남긴 SAMO© 그래피티를 기록한 사진 작품과 초기 회화 작업을 통해 그의 예술이 태동한 근원을 함께 돌아보고자 한다.

이어서 창조한 영웅의 다양한 도상과 초상화를 통해 삶과 죽음, 폭력과 공포, 빛과 어두움이 투영된 시대상과 인간 내면의 원초적 모습을 함께 돌아본다. 

▲롯데 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바스키아 전시장 전경(사진=롯데 뮤지엄)
▲롯데 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바스키아 전시장 전경(사진=롯데 뮤지엄)

바스키아는 도시의 시각 문화를 기반으로 사회ㆍ정치적 의미를 지닌 구체적 형상과 단어들을 반복적으로 화면에 구성함으로써 사회와 소통하는 새로운 도상을 창조했다. 만화, 영화, 광고, 백과사전, 성경, 신화, 음악, 그리고 넘쳐나는 상품에서 접한 다양한 요소들은 그에 의해 자유롭게 발췌, 결합되어 사회의 폭력과 억압에 저항하는 현실의 영웅이자 왕의 도상으로 나타난다.   

이번 전시에서는 바스키아가 창조한 다양한 도상들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SAMO© 시절부터 계속적으로 등장하는 왕관과 저작권 기호©, 공룡 등은 불의에 저항하는 영웅의 모습이자 바스키아 자신의 모습을 대변한다. 한때 지구를 지배했다고 여겨지는 공룡과 마찬가지로 그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상어, 코끼리, 펭귄 등은 무리를 이끄는 왕을 표현하는 특별한 도상이 된다. 또한 바스키아는 어린 시절 즐겨 본 배트맨과 슈퍼맨, 강철 팔의 뽀빠이 등 만화 주인공들의 모습을 차용해 영웅의 도상을 재구성한다. 

마지막으로 제작 방식이자 구성요소인 텍스트와 드로잉, 콜라주와 제록스 기법이 혼합된 작품들을 통해서 함축적 은유와 상징으로 점철된 이미지들이 생성되는 과정뿐 아니라 앤디 워홀과 함께한 대형 작품을 전시해 서로 다른 두 거장이 교류하며 새롭게 발전시켜 나간 예술세계를 감상하는 자리를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