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미술품수장센터, 개방ㆍ특별 수장고 첫 개편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미술품수장센터, 개방ㆍ특별 수장고 첫 개편
  • 왕지수 기자
  • 승인 2020.12.0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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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개방 수장고, 4층 특별 수장고 전면 개편
조각 소장품 170여 점 연대별, 매체별 재분류 및 재배치로 새 단장
동·식물 소재 소장품 15점 증강현실(AR)로 구현, 야외 잔디마당에서 체험
박수근 ‘소달구지’, 유영국 ‘산’, 이중섭 ‘부인에게 보낸 편지’ 등 대표 드로잉 소장품 800여 점 소개

[서울문화투데이 왕지수 기자]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가 개관 이후 약 2년간 유지해 온 1층 개방 수장고와 4층 특별 수장고를 전면 개편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의 1층 개방 수장고 전경(사진=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의 1층 개방 수장고 전경(사진=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미술품수장센터는 국내 최초 수장형 미술관으로서 수장과 전시를 함께하는 1층 ‘개방 수장고’와 3층의 ‘미술은행 개방 수장고’, 4층 ‘특별 수장고’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번에는 1층과 4층 두 개의 수장고 전면 개편을 진행한다. 

1층 개방 수장고는 그간 국립현대미술관의 조각, 공예 소장품 약 170여 점을 보존, 보관, 대중에 공개하며 새로운 ‘수장형 전시’로 주목받아왔다. 몇 차례 소장품의 반출과 반입 등 이동이 있었으나 전면적인 재배치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개편에서는 열린 수장고의 의미를 더욱 강조하고, 수장 공간과 작품에 대해 좀 더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조각 소장품들을 ‘1950-70년대’, ‘1980년대’, ‘1990년대 이후’로 나누어 연도별로 1차 분류하고, 다시 ‘돌’,‘나무’,‘금속’,‘기타ㆍ복합재료’ 조각 재료별로 2차 분류했다. 

학예사 설명 영상을 전시장내에 배치하고, 조각 재료를 상징하는 아이콘을 곳곳에 사용해 작품과 재료의 관계를 관람객 스스로 발견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했다. 동시에 각 재료별 보존관리 방법을 함께 제시해 작품의 수장과 보존이라는 미술품수장센터의 기능과 역할을 강조한다.

이번 개방 수장고 개편에는 청주 청년 디자인 콘텐츠 그룹 V.A.T(권진호, 김민재, 김향미, 박슬아, 백신영, 임웅빈)가 참여해 수장고 내·외부 그래픽과 각종 안내 자료를 디자인했다. ‘관계자 외 출입 가능’이라는 큰 틀 안에서 유쾌하게 표현된 각종 안내 자료와 이모티콘은 수장고 내·외부에 다채롭게 사용되어 관람객이 곳곳에서 발견하는 즐거움을 준다.

또한 개방 수장고 연계 프로그램으로 소장품 중 동물과 식물 소재의 15점을 증강현실로 구현한 ‘MMCA미술원(園)’을 청주관 야외에서 선보인다. 관람객들은 마치 가상의 동물원·식물원 게임처럼 야외 잔디광장을 돌며 휴대폰과 태블릿을 이용해 숨겨진 3차원 증강현실 소장품을 보물찾기 하듯 직접 찾아볼 수 있다.

▲특별 수장고 개편 전경(사진=국립현대미술관)
▲특별 수장고 개편 전경(사진=국립현대미술관)

4층 특별 수장고에 있는 드로잉 작품 800여 점을 재구성한 ‘국립현대미술관 드로잉 소장품’展도 연다. 국립현대미술관이 1971년부터 소장해 온 드로잉 작품으로 구성된 전시이다. 전시는 크게 3개의 주제로 나뉘며, 첫 번째‘기록과 재현’에서는 변월룡, 김종영, 오지호, 손일봉, 임직순, 변관식 등의 인물, 풍경, 정물 드로잉 60여 점을 선보인다. 두 번째 ‘드로잉의 재정의’는 송영수, 서용선, 윤형근, 정상화  등 20세기 중반 이후 드로잉이 재정의 되면서 매체 그 자체로서 독립성이 강한 작품들이 중심을 이룬다. 마지막 ‘확장하는 선’에서는 전국광, 윤동천, 백남준, 이건용 등 다양한 매체 혼성적 특성과 함께 드로잉의 개념을 증폭시키며 표현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있는 작품들을 전시한다. 

이 밖에 서양화가 김영주, 조각가 문신이 기증한 드로잉 소장품 150여 점, 유영국의 ‘산’, 박수근의 ‘소달구지’, 이중섭의 ‘부인에게 보낸 편지’를 비롯해 조각가 권진규의 인물 드로잉 스케치북과 박현기의 1980년대 초 비디오 설치 작업을 위해 구상한 드로잉북 등을 디지털화해 소개한다. 

한편, 미술품수장센터 3층 미술은행 개방 수장고에서는 다양한 현대미술 작가들의 풍경화를 감상할 수 있는 소장품전을 12월 22일 선보일 예정이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개방 수장고 개편과 증강현실(AR) 등 디지털 기술을 통해 스스로 학습하는 교육의 장으로서 개방 수장고의 역할을 환기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미술품수장센터의 특성을 살린 800여 점 대규모 드로잉전으로 미술관 소장품의 새로운 방식의 접근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청주관에 직접 방문할 수 없는 경우에도 미술관 누리집 온라인미술관을 통해 3차원 실감 영상(VR)으로 제작된 개방 수장고를 만나볼 수 있다.(http://www.mmca.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