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기획전시 중견작가전, ‘미끄러지듯이 되풀이하는 미래’
2020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기획전시 중견작가전, ‘미끄러지듯이 되풀이하는 미래’
  • 왕지수 기자
  • 승인 2020.12.02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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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2회째를 맞이하는 중견작가 전
동시대 한국 미술계에서 내재된 영향력을 가진 중견작가들의 독특한 예술 세계를 만나보는 시간
김정욱, 민성홍, 임상빈 작가 참여해 평면, 입체 영상 등 작품 90점 선봬

[서울문화투데이 왕지수 기자] 세종문화회관은 오는 4일(금)부터 27일(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2관에서 중견작가전 ‘미끄러지듯이 되풀이하는 미래’를 연다.

▲김정욱 작가의 작품, 한지에 먹 채색, 2020 作(사진=세종문화회관)
▲김정욱 작가의 작품, 한지에 먹 채색, 2020 作(사진=세종문화회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은 한국 미술계에서 영향력을 가진 중견작가들의 예술 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중견작가전’을 2019년부터 기획해왔다. 전시는 중견작가 대상 전시가 청년작가지원 프로그램의 25% 수준에 불과한 현실을 반영해 청년 작가들에게만 치중되어있는 한국 미술계의 균형적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 국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40-50대의 작가들을 포함해 아직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꾸준하게 예술 활동을 지속해 온 중견작가들까지도 발견해 지원하고자 마련되었다. 

특별히 올해 ‘미끄러지듯이 되풀이하는 미래’는 전시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작가가 작업을 반복하며 되풀이 한 시간이 자연스럽게 미끄러지듯이 미래를 만들어 지금의 중견작가로 위치하게 만들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번 전시 주제는 '매체 연구'로 동시대 미술에서 자신의 작업 세계를 굳건히 구축하면서도 매체를 이해확장시키고 있는 작가들의 작업 세계를 살펴본다. 중견작가가 매체를 연구한다는 것은 단순히 다양한 매체를 작업에 활용하거나 새로운 장르로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 스스로가 겪는 일종의 복합적인 사회적, 정서적 변화를 감안해 자신의 작업 세계를 구축하는데 매체가 얼마나 잘 반영되고 있는가로 볼 수 있다. 

▲민성홍 작가의 작품, 패브릭에 피그먼트 프린트, 나무구슬, 실, 레이스, 금속링, 가변설치, 2020 作(사진=세종문화회관)
▲민성홍 작가의 작품, 패브릭에 피그먼트 프린트, 나무구슬, 실, 레이스, 금속링, 가변설치, 2020 作(사진=세종문화회관)

이런 맥락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동시대적 태도를 추구해 매체를 다루는 중견작가에 중점을 두어 전시 참여작가를 선정했다. 작가선정위원회가 1차 추천ㆍ2차 심사를 거쳐 김정욱(회화), 민성홍(설치), 임상빈(혼합설치) 작가를 최종 선정했다. 총 90여 점의 작품들을 통해 작가 3인의 작업 세계가 전시장이라는 하나의 공간에 조직되어 관객들에 의해 어떤 시공으로 확장해 가는지 이야기하며, 예술가로서 중견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모색해보고자 한다. 

작가 김정욱은 한국화를 기반으로 인간의 존재론적 성찰과 내면의 세계를 인물화로서 꾸준히 탐구해왔다. 작가는 한지 위에 먹과 안료로 조선시대 초상화 기법을 이용해 종교화의 도상을 떠오르게 하는 이미지를 그려내는 전통적인 방식을 사용하지만, 작품 속에 담긴 인물들은 기이하고 현대적이다. 이는 검정이라는 한 가지 색에 다양한 채도를 주고 여러 차례 반복해서 다듬어진 붓질의 결과이다. 동시대 미술에서 한국화의 입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그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매개점을 찾는 성찰을 통해 한국화의 매체를 연구하고 확장시키는 작업을 이번 전시에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민성홍 작가는 버려진 사물을 오브제 작업으로 변형시키는 작업을 한다. 외부의 자극과 변화로 인해 갈등하고 고민하는 현대인의 처지, 갈등을 해결해나가는 과정, 다양한 관계성을 이야기한다. 작가의 이런 관심은 현 사회의 시스템으로 인해 의지와는 상관없이 본인의 위치가 이주, 이동되는 상황에서 남겨진 오브제들을 수집ㆍ변형ㆍ재조합하는 과정을 통해 정체성, 이산과 집단, 그리고 그 경계의 모호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 다시 말해, 작가에게 사물은 단순한 사물이 아니라 분신적 의미를 가진 대상인 동시에 외부로부터 부여된 고정성을 탈피하고 다른 존재들로의 변화 가능성에 무한히 열려있는 존재이다. 이번 전시에서도 작가는 버려진 사물이 보여지는 대상에서 행위하는 주체로 변화를 꾀하는 작업 시리즈들을 보여준다. 

▲임상빈 작가의 작품, 개인의 미적취향과 행동패턴에 관한 상담도구, 2020 作(사진=세종문화회관)
▲임상빈 작가의 작품, 개인의 미적취향과 행동패턴에 관한 상담도구, 2020 作(사진=세종문화회관)

작가 임상빈의 작업들은 모두 교육 도구로 활용된 것들이다. 는작게는 생각 도구이자 성찰 도구이면서 진단 도구로 만들어졌다. 작가에게 있어 작업을 한다는 것은 거울을 보 행위와 같다. 작가의 이러한 사유는 언제부터인가 전시장이라는 플랫폼을 벗어나 교육 공간에서 교육 강사로서 삶을 살며 작가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작업을 한 것에 기인한다. 예술 교육가가 아니라 교육 예술을 하는 작가라고 정체성을 만들어가면서 작업관을 변화시켜왔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그동안 축적해 온 교육 도구들을 작업으로 소개하며 작업과 삶의 태도라는 측면에서 예술가로서의 중견의 의미를 말한다. 

한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은 국내 중견작가들에게 전시 지원뿐만 아니라 작가와 비평가를 1:1로 매칭해 비평과 담론으로 작가의 작품세계를 심도 있게 살펴볼 수 있도록 하는 등 작가지원을 위한 토대를 구축하는데도 주안점을 두고 있다. 아울러, 꾸준하게 창작 활동을 해온 중견 작가들의 치열하고 깊이 있는 예술 세계를 재조명함으로써 그간 이룩해 온 창작 세계를 정리해보고 재평가함으로써 그 간의 노고에 경의를 표하고 진중한 예술 세계의 표본을 제시하고자 한다.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중견작가전을 통해 예술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작가들이 없도록 다양한 층에 작가지원을 하는데 세종문화회관이 기여해 한국미술생태계 활성화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문의: 02-399-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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