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아 초상 프로젝트 ≪단순한 진심: 51 Lives≫
박유아 초상 프로젝트 ≪단순한 진심: 51 Lives≫
  • 왕지수 기자
  • 승인 2020.12.16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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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자 이민자이자 어머니인 박유아 작가의 경계인으로서의 입양아 47명의 삶의 여정을 담은 초상 프로젝트
시립미술관 SNS 채널을 통한 온라인 전시투어 기회 제공 및 전시연계 프로그램
재개관 시 현장 관람 가능

[서울문화투데이 왕지수 기자] 서울시립미술관은 2020년 마지막 전시로 ≪단순한 진심: 51 Lives≫ 前을 2021년 2월 28일(일)까지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에서 개최한다.  

▲박유아 작가의 ‘위버멘쉬’ 연작 중 두 작품(사진=서울시립미술관)
▲박유아 작가의 ‘위버멘쉬’ 연작 중 두 작품(사진=서울시립미술관)

≪단순한 진심: 51 Lives≫ 전은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박유아(1961~ )가 ‘가족’을 주제로 전개해 온 초상 프로젝트들을 선보이는 전시이다. 
 
작가는 한국의 전통적인 가족 형태를 이른바 ‘정상 가족’으로 규정짓는 사회 제도와 인식의 틀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작가의 가족사에서 출발해 자식의 입장에서 바라본 가족 관계를 담은 <르쌍띠망-효(2012)>의 퍼포먼스 무대 설치와 관련 영상 3점, 파트너의 입장에서 바라본 가족 <뮤직 박스(2013)> 연작 중 대표작 2점, 그리고 이번 전시의 주요한 구성을 이루는 <위버멘쉬(2018/2020)> 연작 47점을 통해 이민자이자 부모인 어머니의 시선으로 가족의 개념과 관계를 작업화했다. 

이번 전시의 중심이 되는 <위버멘쉬> 연작은 한국 해외 입양인의 얼굴에 담긴 역사와 그 흔적에 주목한 작품이다. 작가는 2018년 우연히 접한 한국 해외 입양인 100인을 인터뷰한 다큐멘터리 프로젝트 <사이드 바이 사이드(2018)>에서 모티브를 얻어 초상 시리즈 작품을 전통 초상 기법으로 제작했다. 작가는 2018년부터 지금까지 100명의 인터뷰 대상자 중 50명을 초상화로 그렸고, 이 중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과 전시에 초상 승인을 한 47점을 선보인다.  

▲르쌍띠망-효(사진=서울시립미술관)
▲르쌍띠망-효(사진=서울시립미술관)

전시 제목 ‘단순한 진심’은 인간 실존의 가치를 사심 없이 바라보려는 인간애가 담긴 태도를 뜻한다. 이는 박유아가 그린 한국 해외 입양인 초상에 담긴 작가의 시선이자 주어진 환경을 긍정의 의지로 극복하고자 하는 작품 주인공들의 ‘위버멘쉬(초인)’적 인간 유형을 담은 표현이기도 하다. 

작가는 사회 구조에 경험적, 인식적으로 내포된 기존의 가치나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설정하는 니체의 위버멘쉬(초인) 개념을 이번 초상 프로젝트 이름으로 명명했다. 부제인 ‘51 Lives’는 동서양의 문화와 가치가 혼재되어 충돌하는 삶을 살아내는 인터뷰 대상자 50명과 작가 자신의 삶을 지칭한다. 

▲전시장 전경, 모든 전시 준비는 마쳤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서울시립미술관은 잠정 휴관한 상태이며, 재개관 시 현장 관람이 가능하다(사진=서울시립미술관)
▲전시장 전경, 모든 전시 준비는 마쳤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서울시립미술관은 잠정 휴관한 상태이며, 재개관 시 현장 관람이 가능하다(사진=서울시립미술관)

백지숙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이번 전시에 대해 “관람객이 대면하는  입양인 47명의 초상화는 제각기 아름다운 회화적 완성도를 구현하고 있다”면서 또한 “한국 사회에서 의미하는 정상 가족 개념은 규정, 제도, 인식이 만들어 낸 틀일 수 있으며 이번 전시가 우리 사회의 가족관계와 그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립미술관은 코로나19 확산 예방 및 관람객의 안전을 위해 잠정 휴관 중이며, ≪단순한 진심: 51 Lives≫ 전시는 재개관 시 현장 관람이 가능하다. 따라서 미술관에서는 온라인 전시 투어 영상과 전시 스케치 영상을 12월 말 서울시립미술관 공식 인스타그램(instagram.com/seoulmuseumofart)과 유튜브(youtube.com/seoulmuseumofart), 페이스북(facebook.com/seoulmuseumofart) 등을 통해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서울시립미술관의 전용 도슨트 앱 ‘서울시립미술관 전시도슨팅’을 다운받으면 작품에 대한 설명을 확인할 수 있다. 전시 관람 일정을 포함한 자세한 정보는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sema.seoul.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내년 1월에는 <위버멘쉬 프로젝트 포럼>을 개최한다. 문화사, 미술사, 가족법 변호사, 관련 주제 활동가들과 한자리에 모여 ‘입양’에 대한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고 초상화의 모델인 입양인들의 경계인으로서의 경험과 삶을 공감하며 작품에 좀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