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llo Hullo, Following on: 로즈 와일리展
Hullo Hullo, Following on: 로즈 와일리展
  • 왕지수 기자
  • 승인 2020.12.21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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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2021.03.28
데이비즈 즈워너의 전속작가, 로즈 와일리의 최대규모 개인전

[서울문화투데이 왕지수 기자]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로즈 와일리의 개인전이 열린다. 

▲로즈 와일리(사진=예술의전당)
▲로즈 와일리(사진=예술의전당)

로즈 와일리는 76세에 영국 정통 일간지 <가디언(The Guardian)>지에 ‘영국에서 가장 핫한 작가’ 중 한 명으로 선정되며 본격적으로 미술계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86세 현재는 세계 3개 갤러리 중 하나인 데이비즈 즈워너의 전속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최고령 신진 작가에서 수퍼스타 작가로 발돋움한 그녀의 열정적인 미술 인생을 엿볼 수 있는 ‘Hullo Hullo, Following on: 로즈 와일리 展’이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지난 4일을 시작으로 내년 3월 28일(일)까지 개최된다.

그녀의 작품은 일상의 시간들, 영화 속의 한 장면, 영국의 왕실 역사, 광고, 아름다운 식물과 같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대상을 소재로 한다. 그녀는 자신에게 있어 캔버스란 완벽한 작품을 완성해 내야 하는 도구가 아닌 ‘자유를 표현하는 놀이터’라고 말한다. 대중적인 소재, 자유로운 표현력, 발랄한 컬러로 뒤덮인 로즈 와일리의 커다란 캔버스는 관람객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이번 전시는 그녀만의 색깔이 담긴 유화, 드로잉, 설치미술, 조각 등 150여 점에 달하는 작품들로 구성된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전시장에 마련된 로즈 와일리의 작품(사진=예술의전당)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전시장에 마련된 로즈 와일리의 작품(사진=예술의전당)

특히 영국 테이트 모던 미술관의 VIP룸에 있던 작품들뿐만 아니라, 토트넘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 선수를 그린 작품들을 국내 최초로 공개한다.

로즈 와일리는 수년 전부터 스포츠 스타들을 그렸다. 특히 축구 관련 작품이 많은 편인데 이는 축구 광팬인 사별한 남편의 영향이다. 가족들과 축구 경기를 자주 관람하며 눈여겨 본 루니, 호나우지뉴, 티에레 앙리, 옌스 레만, 피터 크라우치 등의 선수를 자신의 화폭에 풀어 놓았고, 축구 선수를 ‘신’이라 지칭하며 대중적인 인지도가 있는 인물을 작품의 소재로 삼는 일에 매우 흥미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알려진 인물을 작품 주제로 선정함으로써 친근하고 쉽게 작품에 다가올 수 있다고 설명한 로즈 와일리는 토트넘 광팬으로 최근 경기에서 맹활약하며 영국 일간지에 대서 특필되는 손흥민에게 주목한 것.

올해 초, 작품을 구상하면서 로즈 와일리는 손흥민 선수와의 만남을 요청했고, 전시 기획사인 ‘유엔씨’는 영국에서의 만남을 여러 차례 추진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영국 전역의 이동이 제한되면서 결국 이메일을 통한 대화로 진행되었다. 

로즈 와일리는 손흥민 선수가 ‘왜 등 번호를 ‘7’번으로 택했는지’, ‘토트넘의 유니폼 컬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국 영화를 추천해 달라’는 등 한국 문화와 손흥민 선수의 개인적인 취향에 대해 질문했고, 손흥민 선수 역시 ‘한국 문화와 작가들을 많이 아는지’, ‘미술을 언제부터 시작했고 가족들도 미술을 좋아하는지’, ’축구선수를 그리는 작가의 시선’에  대한 질문을 이어갔다. 

▲손흥민 선수를 표현한 로즈 와일리의 작품(사진=예술의전당)
▲손흥민 선수를 표현한 로즈 와일리의 작품(사진=예술의전당)

손흥민 선수의 마지막 질문 ‘운동선수에게 가장 큰 목표는 승리인데, 화가들에게 있어 승리란 무엇이냐?’는 물음에 응한 로즈 와일리의 답이 인상깊다.

로즈 와일리는 “이런, 나도 알고 싶네요. 아트 작업에 있어서 ‘성공(winning)’의 의미를 정의하기가 여럽네요. 어떤 ‘포인트’나 ‘퀄리티’를 기준으로 생각해 볼 수도 있겠지만, 그게 다 무슨 소용이죠? 정답은 그저 작품은 보는 사람들이 ‘느끼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에요”라고 말했다.

여러 차례의 메일을 통해 손흥민에 대해 알게 된 로즈 와일리가 최신작으로 2020년에 완성한 작품 10여점과 주고 받은 인터넷 서신의 내용은 카톡 메시지 방식으로 각색된 영상 자료로 전시장 내에 소개된다.  손흥민 선수 역시, 서울 전시 개막에 대한 축하 영상 메시지와 함께 전시에 소개된 작품 중 5개의 오디오가이드 녹음에 참여하며 로즈 와일리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한 이번 서울 전시를 위해 특별하게 제작한 스페셜 아트워크인 선수의 친필 사인이 담긴 유니폼에 작품을 완성한 작품 역시 전시장 내 여섯 번 째관 [축구를 사랑한 그녀]에 전시된다. 이 작품은 전시기간 동안 경매를 통해 판매될 예정이다. 이 수익금은 손흥민 선수와 로즈 와일리 이름으로 구호단체에 전액 기부될 예정이라고 주최 측은 밝혔다.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가하다는 말을 몸소 보여주는 86세 할머니 작가가 선보이는 순수한 화풍과 유쾌한 색감은 그녀의 인생 역전 드라마와 함께 관람객들에게 희망의 메시지, 긍정의 힘을 전달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