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서원·향교 20건 ‘보물’ 신규 지정
문화재청, 서원·향교 20건 ‘보물’ 신규 지정
  • 왕지수 기자
  • 승인 2020.12.29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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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 문화재 서원 3건, 향교 14건, 서당 3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서울문화투데이 왕지수 기자] 문화재청이 강원도 유형문화재 ‘강릉향교의 명륜당’ 등 20건의 서원·향교 문화재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했다.

▲강릉향교 명륜당(사진=문화재청)
▲강릉향교 명륜당(사진=문화재청)

이번에 지정된 서원과 향교 문화재들을 지역적으로 살펴보면 강원 2건, 경기도 3건, 경상도 11건, 충청도 1건, 전라도 3건이며, 서원이 3건, 향교가 14건, 서당이 3건이다. 이번 지정으로, 보물로 지정된 서원은 총 10건이 되었고, 향교는 총 22건이 보물이 되었다. 서당은 이번 3건 지정이 첫 보물 지정 사례이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서원과 향교 문화재들은 절제·간결·소박으로 대변되는 유교문화를 건축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고, 역사적 인물이 건축에 관여하거나 배향되고 있는 역사성이 잘 담겨있다. 또한 남북의 축을 따라 동·서에 대칭으로 건물을 배치하고 공간 구성이 위계성을 보이는 특징이 있다. 중수, 중건 등의 건축 이력이 기록물로 잘 남아 있는 등 가치가 있는 건축물들이다.

서원은 사림이 성리학 이념을 바탕으로 설립한 조선시대 사립 교육기관으로, 선현에 대한 제사와 학문의 연구, 후학에 대한 교육을 담당했다. 성리학적 가치관과 자연관이 반영된 서원은, 유식(遊息)·강학(講學)·제향(祭享) 기능을 중심으로 한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고, 시각적으로 조망이 탁월한 곳에 위치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수원향교 대성전(사진=문화재청)
▲수원향교 대성전(사진=문화재청)

향교는 고려와 조선 시대에 전국의 각 지방에 설립된 관립 교육기관으로, 공자를 비롯한 중국과 우리나라의 선현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며, 인재를 양성하고 유풍을 진작시키기 위하여 건립되었다. 향교의 공간은 크게 강학과 제향 기능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건물은 엄격한 유교적 예법에 따라 명확한 직선 축과 좌우 대칭의 배치로 이루어져 있으며, 지방 관아 혹은 객사와 가까운 곳에 위치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서당은 조선 시대 사림과 백성이 중심이 되어 마을을 단위로 설립한 사립학교로, 조선 중기 이후 유교적 사회 체제가 강화되면서 전국에 설치되었다. 향교나 서원과 달리 일정한 격식이나 규정이 없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누구나 건립할 수 있었으며, 주로 향촌 사회에 강한 영향력을 지녔던 양반 가문에 의해 운영되었다. 글을 읽거나 쓰는 등 향교나 서원에 들어가기 전에 익혀야 할 기본자세와 기초적인 유교 경전을 학습했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강릉향교 명륜당’은 정면 11칸, 옆면 2칸의 홑처마 맞배지붕의 건물로, 전국 향교 명륜당 중 가장 큰 규모의 누각형 건물이다. 다른 일반 향교와는 달리 누각 문루형으로 되어 있는데, 이는 조선 초기 문루에서 명륜당으로 정착되는 과정의 과도기 형태로 남아있는 중요한 사례로 볼 수 있다.

▲경주향교 대성전, 동서무 전경(사진=문화재청)
▲경주향교 대성전, 동서무 전경(사진=문화재청)

‘강릉향교 동무·서무·전랑’은 1963년에 보물로 지정된 강릉향교 대성전의 일곽에 해당하는 건물들로 이전이나 이축 없이 건립 당시의 모습을 고수하고 있고, 대성전과 함께 향교건축의 전형을 담고 있다. 전면 양 옆칸에 사롱창이 설치되어 있는데, 창틀의 모서리가 연귀맞춤으로 되어 있고, 안쪽으로 둥글게 잘라내고 다듬어 실내에 많은 채광과 환기가 잘 될 수 있도록 고려한 고식이 눈에 뛴다. 

‘수원향교 대성전’은 1789년 읍치 이전에 따라 현 위치로 이건했으며, 정조의 어명을 받아 1795년에 2고주 7량가 20칸 규모로 다시 지은 건물이다. 대성전의 규모는 서울 문묘, 나주향교, 상주향교, 제주향교, 대정향교와 함께 규모가 큰 편에 속하며 경기도 내 향교 대성전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다. 전체적인 구조를 이루는 가구법이나 주요 부재의 치목(나무를 다듬고 손질함)기법, 공포와 화반의 간결한 의장기법 등은 조선후기 익공식 건축의 완성단계를 보여주는 동시에 18~19세기 조정에서 주도한 관영건축의 건축적 특징을 잘 보여준다.

‘안성향교 대성전’은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17세기 중엽에 재건된 이후로 현재까지 여러 차례 수리가 이루어졌으나 건축의 형태와 구조, 의장 등 전반에 걸쳐 건립 당시의 고식을 잘 유지하고 있다. 특히, 정면 툇보 위에서 주심도리를 감싸고 있는 승두의 사용, 서까래와 부연과 우물마루 귀틀의 치목 기법 등에 고식이 잘 남아 있어 조선중기 건축기법의 연구에 귀중한 학술자료가 된다. 

▲경주향교 명륜당(사진=문화재청)
▲경주향교 명륜당(사진=문화재청)

‘안성향교 풍화루’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후 어려운 여건 속에서, 제한적으로 공급될 수밖에 없었던 목재를 경제적으로 사용해 효율적으로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하면서도 전체적인 시각적 안정감과 조화로운 비례를 갖춰 건축 조형미를 잘 구현한 건축물로 평가 받는다. 
또한, 하층 기둥에 일부 남아있는 건립 당초 기둥의 자귀질 치목 흔적이나 17세기 시대적 특징을 잘 유지하고 있는 영쌍창 등은 조선 중기 건축기법 연구에 좋은 학술자료가 된다.

이밖에도 ‘산청 단성향교 명륜당’, ‘밀양향교 대성전’, ‘밀양향교 명륜당’, ‘상주향교 대성전·동무·서무’, ‘경주향교 명륜당’, ‘경주향교 동무·서무·신삼문’, ‘담양 창평향교 대성전’, ‘담양 창평향교 명륜당’, ‘순천향교 대성전’, ‘구미 금오서원 정학당’, ‘구미 금오서원 상현묘’, ‘안동 병산서원 만대루’, ‘안동 도산서원 도산서당’, ‘안동 도산서원 농운정사’, ‘옥천 이지당’이 보물로 지정됐다.

보물로 지정된 20건의 서원·향교 문화재는 역사·예술·학술·건축 가치가 뛰어나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가치가 충분하다.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건조물 문화재 주제연구를 통해 가치가 알려져 있지 않은 건조물 문화재를 적극 발굴, 국민들에게 알리고 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등 지역 문화재의 사회적 가치 제고와 주변환경 정비 등 역사문화환경을 개선하는 사업도 관심을 가지고 지원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20건의 서원·향교 문화재가 체계적으로 보존관리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 소유자 등과 적극적으로 협조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