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기자간담회]국립현대미술관, 2021년 전시 라인업 공개
[온라인 기자간담회]국립현대미술관, 2021년 전시 라인업 공개
  • 왕지수 기자
  • 승인 2021.01.06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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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세 가지 가치 ‘사회적 소통’, ‘융합의 시대정신’, ‘균형과 조화’ 꼽아
치유 · 생태 · 공존을 모두어로 시대정신을 성찰하는 주제기획전
가상현실·인공지능·고미술·문학 등을 넘나드는 융·복합 전시
박수근·정상화·황재형·최욱경 장르·사조·세대를 아우르는 균형과 조화
아이 웨이웨이, 김순기(독일 순회전) 등 국제전

[서울문화투데이 왕지수 기자] 국립현대미술관(이하 국현)이 6일(수) ‘2021 전시계획 언론공개회’를 진행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1 전시계획 언론공개회’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1 전시계획 언론공개회’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이 지나온 발자취를 짧게 돌아보고 새로운 한 해동안 나아갈 전시 방향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코로나19 거리두기 방역 지침에 따라 언론공개회는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행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각 부서장들의 짧은 인사와 소개 시간이 주어졌으며, 이어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과 김준기 학예연구실장이 올해 전시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자리한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은 코로나19로 전시는 물론 각종 행사를 취소연기조정하는 새로운 변수에 적응하느라 여러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이러한 난국에도 미술관의 역할과 기능 활성화에 나름대로 노력을 다하려고 했다. 예를 들어 지난봄, 덕수궁관에서 개막한 서예 展은 코로나19의 엄습으로 영상으로 전시를 대체해야만 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전시를 관람한 온라인 접속자 수가 10만 명을 돌파하는 성과를 얻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코로나 시대에 맞춰 온라인 뮤지엄이라는 창구를 만들고 이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작해 공개한 바 있다. 전시에 소외된 장르를 주목해 서예ㆍ건축ㆍ공예ㆍ디자인 등 다양한 장르의 전시를 선보이기도 했다”라며 지난해 국현이 코로나라는 상황 속에서 걸어온 길을 회상했다.

이어 “올해에도 코로나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럼에도 미술관의 존재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기획했다”라며 새해 전시 계획을 공개했다. 

국현은 올해 ‘코로나 이후 미술관’이라는 새로운 방향성을 설정하고, 세 가지 핵심 전시 기조를 선정해 다양한 전시와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세 가지 전시 기조는 ‘사회적 소통’, ‘융합의 시대정신’, ‘균형과 조화’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윤범모 관장
▲국립현대미술관 윤범모 관장

‘사회적 소통’은 코로나19, 기후변동, 개인과 집단, 국가와 국가 간의 공존과 상생의 길을 찾는 주제들을 통해 재난과 환경파괴, 폭력 등 현대사회가 가지는 문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자 한다. 국현이 말하는 소통이란 사회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바라보고 사회적 소통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이에 해당하는 전시로는 ‘생태예술 : 대지의 시간’, ‘평화예술 : 온’, ‘미술원, 함께 사는 법’, ‘덕수궁 프로젝트 2021’ 등이 있다.

그중 서울관에서 펼쳐지는 ‘코로나19, 재난과 치유’ 展은 가장 눈여겨 볼 만하다. 코로나라는 사회적 이슈를 문화예술계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통찰하는 전시이다. 윤 관장은 “코로나 사태가 미술계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고, 미술가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작품으로 승화하는지 등을 지켜보는 전시”라고 소개했다. 또한 김준기 학예연구실장은 “코로나19를 개인ㆍ사회ㆍ국가의 차원에서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주목해 재난과 치유라는 주제를 가지고 꾸린 전시이며 올해 국현에서 열리는 가장 큰 규모의 대표적인 전시”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융합의 시대정신’은 영역 간의 경계를 허무는 다원적, 다학제적 융합 시대에 발맞춰 아날로그와 디지털, 온라인과 오프라인, 실재와 가상현실, 미술과 문학, 전통과 현대 등 각 분야를 넘나드는 다원주의 관점으로 시대정신을 구현한다. ‘MMCA 다원예술 2021’, ‘움직임을 만드는 움직임’,  ‘놀이하는 사물’ 등의 전시회가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다원예술은 그동안 국현이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온 장르 예술이라 할 수 있다. 올해는‘MMCA 다원예술 2021’을 통해 AR, VR 기술을 바탕으로 융복합적인 예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 展도 주목할 만한 전시이다. 융합이라는 큰 틀 안에서 1930~40년대의 미술과 문학의 상호관계를 집중 조명한다. 김 학예연구실장은 “한국 근현대 초기에 어떻게 예술가들과 문학가가 교류했는지 다양한 작품과 자료로 보여주는 전시”라고 소개했다.

‘균형과 조화’는 한국미술의 정체성을 확장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한국미술의 거장과 신인 작가를 고루 배치하는 조화를 추구하며 한국미술의 정체성을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자 한다. 세대와 지역, 장르, 사조 등에 있어 폭넓은 전시를 선보인다. 올해는 박수근, 정상화, 최욱경, 황재형의 개인전과 백남준 아카이브 기획 전시를 통해 거장을 조명하고 ‘올해의 작가상’, ‘젊은 모색’ 등 정기전을 개최해 한국미술의 역동성과 다양성을 보여준다. 

▲전시 계획에 대해 발표하는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
▲전시 계획에 대해 발표하는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

김 학예연구실장은 “국현이 박수근 미술전을 개최한 적이 없다. 이미 많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것 같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더 만들기 어렵다. 그야말로 국민화가라 일컬어지는 박수근 화백의 진면목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국현 개관 이래 처음 있는 박수근 화백 개인전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또한 “‘다다익선 바로크’ 展은 백남준이라는 거장을 한국미술계로 구체적으로 끌고 오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백남준 화백의 작품 ‘다다익선’을 복원해 재가동을 앞두고 있다. 작품 ‘다다익선’과 함께 보전과학적 관점에서 아카이빙한 컨텐츠, 백남준 후예들의 작품을 함께 보여주는 전시”라고 전했다. 이어 “올해 학예연구실에서 백남준 화백에 대한 공부를 깊게 시작했다. 올 한해 준비가 잘 된다면 이 전시를 개막할 때쯤 국가적 브랜드로서 백남준과 관련한 전시, 출판 등 여러 가지 콘텐츠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아이 웨이웨이, 김순기 등 해외 작가 개인전과 순회전도 개최한다. 국현은 지역적이면서도 전지구적인 의제를 가지고 작품 활동을 펼치는 아이 웨이웨이 개인전을 통해 예술이 우리의 현실과 사람, 사회적 공감대와 어떻게 동행하는가를 제시한다.

작년에 개관한 온라인 미술관을 디지털 미술관으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도 공개했다. AR, VR, 360° 뮤지엄뷰, 소장품 고화질 뷰어 등의 기술을 결합한 디지털 미술관을 선보인다. 이번에 새롭게 확장 개관하는 디지털 미술관은 이용자들의 기호에 맞게 알아서 컨텐츠를 추천하고 제시해주는 지능형 큐레이션 서비스 또한 제공된다.

언론공개회에 참여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질의응답 시간도 마련됐다. 그 중 올해 국현에서 주목하는 박수근, 정상화, 최욱경, 황재형, 백남준 등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거장들로 새로움을 조명하기 보다 오히려 작가의 덧칠인 셈이 아니냐는 질문에 윤 관장은 “모든 작품은 수용자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가 관건이다. 해석의 문제가 늘 대두된다. 따라서 이미 모두가 다 아는 작가들이지만 국현답게 새롭게 해석하고 재조명해 작가의 진면목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 것”이라고 답했다. 

▲언론공개회에서 2021년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김준기 학예연구실장
▲언론공개회에서 2021년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김준기 학예연구실장

언론공개회 이후 본지<서울문화투데이>는 국현에 올해 발표한 전시라인업 외 사업에 대한 서면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다음은 질의 응답 주요 내용.

지난해 국내 작가 해외 홍보를 위한 서적을 출간한다고 밝혔는데, 현 상황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지난해 발족한 <한국미술연구사업>에서 내·외부 추진 위원들과 함께 여러 차례 논의를 거쳐 국·영문 한국근현대미술 개론서 발간을 준비 중이다. 30여 편의 원고를 수록해 2021년 상반기 국문, 하반기 영문본을 출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일련의 연구 과정을 거쳐 주요 작품의 수집, 미술자료 디지털화, 소장품 상설전, 학술 행사 등 학예실의 활동을 유기적으로 엮어나갈 계획이다. 해외에서도 지속적으로 양질의 한국 미술 영문자료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이 사업을 바탕으로 해외 기관 및 연구자와의 교류도 확대할 예정이다”

전시 외 국현이 진행하고 있는 사업은 무엇이 있는지.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미술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한 사업으로 ‘미술한류 플랫폼’ 구축 사업비 20억을 확보했다. 한국현대미술에 대한 조사연구를 바탕으로 신진작가의 발굴 및 신작 제작을 지원하는 ‘K아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적극 홍보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미술 관련 각종 정보의 공유를 위한 영어기반 누리집을 구축해 한국미술과 국립현대미술관의 글로벌 인지도 향상과 미술 한류 확산에 기여하고자 한다"

올해 관객 접점 사업은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지

 "비대면 콘텐츠 강화 및 국현 과천관 가족 중심 미술관화를 전략으로 내세웠다. “지난해 개설한 온라인 미술관을 디지털 미술관으로 확대 개편해 디지털 콘텐츠를 관람객이 쉽고 빠르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올해에도 관객이 언제 어디서든 모바일로 미술을 접할 수 있도록 유튜브 채널을 통한 전시 관람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라며 “또한 국현 4관 특성화 전략 중 하나인 과천관을 가족 중심 미술관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방안을 실행한다. 지난해 이미 과천관을 통해 <MMCA 예술놀이마당> 야외 설치와 <신나는 빛깔마당> 실내 시범 전시를 선보였다. 올해는 상반기내, 100여 평 증대 등 대폭 개선된 어린미술관이 재개관하는데, 특히 가족 관람객을 위한 휴게공간, 영유아공간, 도시락쉼터, 수유실 등이 신설되고 교육실이 확장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