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의 공연무대를 기록하다”…『민병구 무대미술』 출간
“30년간의 공연무대를 기록하다”…『민병구 무대미술』 출간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1.01.14 10: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 무대미술가 민병구가 걸어온 30년 간의 무대예술 기록이 책으로 나왔다. 1, 2권 양장제본으로 제작된 이 책은 무대미술가인 민병구 중부무대미술연구소장이 1990년부터 2020년까지 제작했던 무대사진들로 꽉 차 있다. 

▲
▲민병구 글|컬처플러스|정가 7,5000원(권)

연극을 형성하는 두 가지의 요소는 ‘연기’와 ‘무대’다. 연기와 무대는 동등한 가치에서 일체를 이룬다. 미국의 무대장치가·연출가인 로버트 에드먼드 존스는 “배우는 무대장치를 배경으로 하여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무대장치 속에서 연기한다”라며 무대예술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무대예술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는 말하지만 그 가치를 존중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무대미술을 주제로 한 국내 도서 발간 종수가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적다는 사실이 이를 대변해 준다. 더욱이 공연이 끝나면 무대장치와 자료들이 버려져 무대미술의 노하우가 후대들에게 전해지지 않고 있다. 

1권에는 극단 상당극회의 <품바>(이창구 연출, 청주예술의전당 소공연장)를 시작으로 1990년부터 2012년까지의 90여 연극작품이 담겼다. 2권에는 2012년부터 2020년까지의 연극, 무용, 이벤트(행사) 등 70여 개 작품이 소개됐다. 

이 책에는 국내의 내로라하는 연극, 뮤지컬, 행사 등의 무대미술 사진과 함께 연필로 그린 무대 스케치, 무대 평면도가 들어있다. 

<민병구 무대미술>은 한 무대미술가의 개인 도록이라는 사실을 넘어 한국 무대미술의 기록물로도 가치가 높다. 무대미술을 공부하는 대학생이나 연극 무대를 꿈꾸는 청소년 등 후학들에게, 그리고 현장에서 멋있고 개성 있는 무대미술을 고민하는 연극인들에게 ‘무대미술 참고도서’와 ‘추억 앨범’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1985년 서울미술제 특별상을 비롯해 충남연극제, 충북연극제, 대전광역시 대한민국연극제, 광주광역시 전국연극제, 대구광역시 대한민국연극제, 거창연극제 등에서 무대예술상을 다수 수상했다.

'부엉이 작가'로도 알려져 있는 민병구 소장은 한국화가이자 시집 '고무신놀이'를 펴낸 시인이다. 현재 중부무대미술연구소 대표로 재직하며 무대미술의 연구와 발전에 심혈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