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다시금 활짝 꽃 피우는 희망찬 문화예술계를 꿈꾸며
[현장에서] 다시금 활짝 꽃 피우는 희망찬 문화예술계를 꿈꾸며
  • 왕지수 기자
  • 승인 2021.01.29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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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투데이 왕지수 기자] 제12회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 시상식이 열린 지난 28일, 아침부터 새하얀 눈이 내렸다. 눈 깜짝할 새 새하얗게 뒤덮인 창 밖 풍경은 깨끗한 도화지와도 같았고, 아픔으로 얼룩졌던 지난해를 지워버리고 다시금 새하얀 도화지 위에 희망찬 미래를 그려나가라는 메시지를 우리 문화예술계에 던져주는 듯 했다.

▲행사장에 출입하기 전 데스크에서 방명록과 방문목록을 작성하고 있는 수상자 및 내빈들
▲행사장에 출입하기 앞서 데스크에서 방명록과 방문목록을 작성하고 있는 젊은예술가상 수상자 백현호 소리꾼

그런 의미에서 제12회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은 2021년 대한민국 문화예술계라는 새하얀 도화지 위에 그리는 도약의 첫 붓 터치였다.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누군가에게는 다시금 희망을 품게 되는 계기가 되었을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

시상식은 코로나19로 인해 예년보다 축소된 규모로 진행되었지만 행사에 참여한 문화예술인들은 하나 같이 밝은 표정이었다. 코로나로 설 무대를 잃었던 문화예술인들의 얼굴에는 오랜만에 예술인으로서 서는 공식석상에 대한 설렘이 그대로 묻어났다. 코로나도 예술에 대한 그들의 열정을 일그러뜨릴 수는 없었다.

▲행사 시작 전, 자리를 잡고 시상식이 시작되길 기다리는 문화대상 수상자들과 시상자들. 왼쪽부터 모지선 화가, 송헌 서상호 서예가, 일랑 이종상 화백,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행사가 열리기 전, 자리를 잡고 시상식이 시작되길 기다리는 문화대상 수상자들과 시상자들. 왼쪽부터 모지선 화가, 송헌 서상호 서예가, 일랑 이종상 화백,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 시상식은 그동안 다채로운 공연과 볼거리를 통해 문화예술 축제의 장으로서 활약해왔지만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공연 등이 생략되어 보는 이로 하여금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시상식 현장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화려하진 않았지만 여느 때보다 묵직한 울림이 가득한 현장이었다. 암담한 현실 속에서 정말 수고했다고, 이제 함께 앞으로 나아갈 일만 남았다고, 무언의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가 시상식에 참여한 이들의 마음과 시상식장을 가득 매웠다. 그렇게 따뜻한 눈빛을 주고받으며 서로 하나가 된 자리였다.

시상식을 시작하기에 앞서 축사가 진행됐다.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은영 본지 서울문화투데이 발행인 겸 대표 등이 전하는 축사 속에서 문화예술과 문화대상을 수상한 예술인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드러났다. 

본지 <서울문화투데이> 이은영 발행인은 12년 동안 순수 예술계를 조명하는 문화예술전문지 <서울문화투데이>를 이끌어온 것에 대한 자긍심을 내비치며, 앞으로도 언론의 정도를 걸어갈 것과 세계로 뻗어 나가는 문화포털로서 <서울문화투데이>를 성장시켜나갈 것을 포부로 밝혔다.

▲시상식에 참여해 축사를 전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시상식에 참여해 축사를 전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시상식에서 단연 눈길을 끌었던 인물은 특별대상 수상자 송헌 서상호 서예가였다. 시상식 사회자인 유승현 아트스페이스U 대표가 이름을 호명하자 시상대로 발걸음을 옮기는 그의 모습에서 구순이 넘는 오랜 세월 동안 예술인이라는 정체성을 오롯이 지켜낸 내공이 느껴졌다. 서예를 처음 배우기 시작한 5세부터 지금까지 한 시도 붓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는 그의 수상 소감은 현장에 모인 많은 문화예술인들의 마음에 큰 울림을 주었다. 송헌 서상호 선생은 가족을 위해 건축업이라는 생업을 이어가면서도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서예를 자습했다. 한 가정의 아버지로서 책임져야했던 무게를 감당하며 끝까지 예술인으로서의 모습을 잃지 않았던 그. 그의 존재는 현재 존립 기반마저 흔들리는 문화예술계에서 갈팡질팡하는 많은 예술인들의 마음을 다시금 다잡을 수 있도록 해준다. 현장의 사람들도 모두 다 같은 마음이었을까? 단상에 올라 수상 소감을 발표하는 그를 보는 많은 이들의 눈빛에서 존경과 감사가 느껴졌다. 

▲문화대상에 참석해 인사말을 전하는 본지 서울문화투데이의 발행인 이은영 대표
▲문화대상에 참석해 인사말을 전하는 본지 서울문화투데이의 발행인 이은영 대표

자신의 못난 글씨에 이토록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는 그의 수상 소감에서 삶에 대한 겸손함이 그대로 전해졌다. 소감을 마치고 단상에서 내려오는 그에게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구순이 넘는 연세에도 예술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끝까지 잃지 않을 수 있다는 본을 보여주셔서 감사하다고, 그 모든 순간을 감내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나도 당신과 같이 이겨내겠다는 문화예술인들의 외침이었다.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는 시상식이 시작하는 순간부터 마칠 때까지 그의 주변에서 꽃다발을 들고 매순간을 함께 했던 자제, 손자, 손녀들의 모습을 보며 알 수 있었다. 한 가정의 어른으로서 그리고 예술인으로서 최선을 다해 묵묵히 길을 걸어온 그는 시상식에 모인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기에 충분했다.

▲제12회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에서 특별대상을 수상한 송헌 서상호 서예가
▲제12회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에서 특별대상을 수상한 송헌 서상호 서예가

올해의 수상 소감에는 특히나 우리 문화예술을 사랑하고 아끼는 수상자들의 진심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해외에서 전시를 하며 한국예술의 위대함을 절실하게 느꼈고 선조의 예술 속에서 그 뿌리를 찾아내야 한다는 모지선 작가(문화대상 미술 수상)의 수상 소감에서는 예술에 대한 그녀만의 강인한 소명의식이 느껴졌다. 

예술은 대중들을 위로해주는 것이 반면, 평론은 그 예술가를 위로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이근수 무용 평론가(문화대상 비평학술)는 예술가들이 그동안 대중들에게 기쁨과 위로를 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알려주고자 평론을 쓴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그가 무용에 대해 얼마나 많은 애정과 관심을 쏟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문화대상 수상자들의 수상 소감을 경청하고 있는 내빈들
▲문화대상 수상자들의 수상 소감을 경청하고 있는 내빈들

강동구를 문화예술이 살아 숨 쉬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이정훈 강동구청장(문화대상 문화경영), 지난해 코로나로 인해 후배와 제자들의 힘든 모습을 보고 또 그 고통을 함께 겪었기 때문에 이제는 더욱 박차를 가해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 전한 채향순 중앙무용단장/중앙대 교수(문화대상 무용)의 소감에서는 그 어떤 것도 막지 못할 예술에 대한 그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문화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리톤 장철의 소감은 다시 한 번 장내를 뭉클하게 만들었다. 부모님의 반대, 성대 파열 등을 겪으며 천 번 만 번 그만두려고 했었지만 성악에 대한 열정으로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는 그의 소감에서 그 동안의 시간을 묵묵히 견뎌온 그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한 한민규(연극) 극작가, 백현호(국악) 소리꾼, 홍정윤(무용) 무용가는 수상 소감을 통해 앞서 수상한 문화예술계 선배들에 대한 존경심과 예우를 표했다. 문화대상이 젊은 예술가들에게는 수십 년을 예술에 정진해온 선배들의 삶의 모습을 보며 자신들 또한 해이해지지 않고 그렇게 살아가야겠다고 다시금 마음을 다잡는 귀중한 시간이 되었을 터. 

▲제12회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에서 문화대상 문화경영 부문을 수상한 이정훈 강동구청장이 본지 서울문화투데이 이은영 발행인과 강동문화재단 이제훈 대표, 강동구청 직원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제12회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에서 문화대상 문화경영 부문을 수상한 이정훈 강동구청장이 일랑 이종상 화백, 본지 서울문화투데이 이은영 발행인과 강동문화재단 이제훈 대표, 강동구청 직원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이날 시상식에는 강동구청 직원들도 함께해 이정훈 강동구청장의 수상을 축하했다.

그야말로 청춘이 가진 당참과 열정을 수상 소감에 그대로 담아냈다.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을 통해 정신이 무장됐다며 앞으로 우리의 예술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데 힘쓰겠다는 한민규 극작가, 젊은 예술가상을 받아 마땅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 더욱 판소리 연구에 정진하겠다는 백현호 소리꾼, 과거 업적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 계속 성장하는 현재진행형 아티스트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홍정윤 무용가. 수상 소감처럼 앞으로 그들이 선보일 예술 세계가 더욱 기대가 되는 시간이었다.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 수상자 선정위원장인 일랑 이종상 화백은 이날 심사평에서 “우리는 많은 전란 속에서도 굴하지 않았고, 나라가 두 동강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바라보며 지금까지 달려온 민족”이라며 전하며 “고진감래라는 말이 있듯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오늘도 내일도 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8일 열린 제12회 서울문화투데 문화대상 시상식에서 수여할 상패가 마련되어 있다.
▲지난 28일 열린 제12회 서울문화투데 문화대상 시상식에서 수여할 상패가 마련되어 있다.

시상식에 참석한 박양우 장관은 “지난 12년 동안 문화 예술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매체를 운영해왔다는 것은 어찌보면 어리석인 일”이라며,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꾸준하게 문화예술전문지와 문화대상을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축하받아 마땅하다. 앞으로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전문지로 활약해주길 바란다”라고 말하며 본지 <서울문화투데이>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도 축사를 통해 “12주년을 맞이한 <서울문화투데이>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한다. 앞으로 있을 문화대상 24주년에도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일랑 이종상 화백의 말처럼 우리 문화예술계는 선조들의 절개와 정신을 이어받아 그 어떤 상황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문화예술을 더욱 꽃피우고자 노력할 것이다. 예술이 정말 중요한 이유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사람의 마음을 위로해줄 수 있는 귀중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2021년 새해에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일보 전진하는 문화예술계가 되길 바라며 그 일에 본지 <서울문화투데이>가 앞장서 함께 할 것을 다짐한다.  

[社告] 제11회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 수상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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