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이야기는 거르는 한국무용협회의 ‘취사 선택적 소통’ 방식
불편한 이야기는 거르는 한국무용협회의 ‘취사 선택적 소통’ 방식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1.02.0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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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와 선관위 입장만 전하고, 팩트에 제대로 답하지 않은 ‘반쪽 짜리’ 대화 시도
무용인들과의 ‘소통’ 강조하는 무용협회, 내부적 역행으로 조직 발전 저해

한국무용협회 이사장 선거가 끝난지 어느새 한달이 다 되어간다. 그리고 <서울문화투데이>는 여전히 협회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본지는 선거 전 지적했던 문제(온라인 1월 13일자 [단독] 조남규-문영철 2파전, 한국무용협회 이사장 선거 앞두고 ‘공정성’ 논란’·1월 15일자 [단독] 한국무용협회 이사장 선거, ‘정관 개정 뜨거운 감자’ 속 D-1)와 관련해 무용협회 선거관리위원회 측에 수차례 취재 협조를 요청했으나 한 번도 제대로 된 답변을 듣지 못 했다.

▲지난 달 16일 열린 제23대 한국무용협회 이사장 선거 유튜브 생중계 모습. 선거관리위원장인 안병주 경희대 교수(좌측 사진)가 선거절차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이사장 후보자 공약 ▲선거관리위원회 및 위원장 선출 기준 ▲선거 참여 인원 ▲코로나19 상황 속 온라인/모바일 투표 대안 유무 ▲후보자 정견 발표 채널 확대 여부 등 공정 선거를 위해 갖추어야 할 요소들에 관해 물었다. 본지는 그간 선거관련 보도에서 취재 내용을 협회와 선관위 측에 전하고 이에 대한 적극적인 답변과 소명의 기회를 제공했으며,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수차례 요청해 왔다. 

이와 관련해 본지가 무용협회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회신을 받은 것은 선거가 치러진지 10일을 훌쩍 넘긴 지난 16일 안병주(경희대 교수) 선거관리위원장의 문자메시지가 전부였다. 안 위원장은 “‘취재 거부’ 사유에 대한 전후 사정을 전해 드리고자 한다”라며 “기사가 보도되기 전 선거 운영 방법(대면/비대면)에 대한 양측 후보 위원들의 합의가 남아있었기에 바로 답변할 수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당시 전후 상황을 설명하지 않았던 이유와 논의 중인 사안 외에 나머지 부분에 대한 답변에 응하지 않은 까닭, 그리고 본지의 선거 관련 기사를 두고 ‘사실과 다른 내용 보도’라 일컬은 이유에 대해 다시 물었으나 아직까지 답이 없는 상태다. 

따라서 우리는 다시 물을 수밖에 없다. 본지 취재 과정에서 제공된 발언 보장 및 공식입장 표명의 기회에 매번 소극적 대응을 취해 온 무용협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적극 나서지 않은 배경부터 설명해 줄 것을 요청한다. 

아울러 정당한 보도를 ‘확인되지 않은 사실의 내용을 보도’라 매도하며 본지의 명예를 실추시킨데 대해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한다. 사실과 다르게 보도된 부분이 있다면 취재를 전면 거부할 것이 아니라, 본지에 정식으로 정정보도를 요청하는 것이 올바른 절차다.

조남규 이사장은 처음 선거에 나왔을 때부터 무용인들 간의 활발한 소통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이에 역행하는 듯하다. 한국무용협회의 이 같은 비협조적이며 부당한 태도는 본지 뿐만 아니라 협회와 회원 간의 소통을 가로막는 일이며 아울러 무용의 발전을 저해하는 일이기도 하다. 언론의 본령은 비판이며, 비판은 불편하다. 건강한 비판과 토론이야말로 조직의 발전을 위한 전제 조건이지 않은가. 진정한 소통과 발전을 위한 무용협회 측의 태도 변화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