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간담회] 국립중앙박물관, ‘2021년 5가지 핵심 사업 발표’
[기자간담회] 국립중앙박물관, ‘2021년 5가지 핵심 사업 발표’
  • 왕지수 기자
  • 승인 2021.02.03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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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핵심 5가지 사업 공개
반가사유상 전용 전시공간을 통해 국박을 대표하는 문화재 조성
국가 문화유산 보존 및 검증을 위한 문화유산 과학센터 설립
기증관 공간 개편을 통해 기증자의 삶에 대해 조명하는 전시 기획

[서울문화투데이 왕지수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이하 국박)이 3일 오전 10시, 신년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는 2021년 새해를 맞이해 국박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비전을 언론에 공개하는 자리였다.

▲국립중앙박물관이 3일 오전 10시, 기자간담회를 진행해 올해 핵심 사업 5가지를 발표했다.(사진=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이 3일 오전 10시, 기자간담회를 진행해 올해 핵심 사업 5가지를 발표했다.(사진=국립중앙박물관)

이 자리에는 국립중앙박물관 민병찬 관장, 교육문화교류단 김상욱 단장, 행정운영단 김낙중 단장, 학예연구실 윤성용 학예연구실장, 미래전략담당관 김규동 부장을 비롯해 국립중앙박물관의 여러 관계자들, 각 언론사 기자들이 참석했다. 

민병찬 관장은 “작년 12월 2일부터 국박의 관장으로 임명됐다. 이제 석 달하고 하루가 지났는데, 약 석 달 동안 관장으로써 국립중앙박물관이 어떤 일을 할 것인가 계속 고민해 왔다. 고민을 하다가 찾은 것이 바로 오늘 발표할 5가지의 주요 사안이다”라고 말하며 국박이 올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핵심 사업 5가지를 발표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반가사유상 전용 전시공간 조성’, ‘국가 문화유산 보존 및 검증을 위한 문화유산 과학센터 설립’, ‘기증관 공간 개편’, ‘어린이박물관 확대개편 계획 수립’, ‘지역 활성화를 위한 소속박물관 지원 확대’를 핵심 사업 5가지로 내세웠다. 

민 관장은 ‘반가사유상의 전용 전시공간 조성’을 올해 국박의 가장 큰 화두로 소개했다. “파리 루브르 박물관이라고 하면 그 박물관을 대표하는 작품이 있다. 하지만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면 무엇이 있을까?’라는 질문을 했을 때 떠오르는 것이 없다. 실제로 시민들에게 ‘국박의 가장 인상 깊은 전시물이 무엇이냐?’라고 물었을 때 여러 개의 답이 나왔다. 그것은 국박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문화재나 전시물이 없다는 뜻이다”라며 ‘반가사유상 전용 전시공간 조성’을 추진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국보 제 83호(왼쪽), 78호(오른쪽) 반가사유상. 국립중앙박물관은 반가사유상 전시 공간 조성을 통해 국박을 대표하는 문화재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사진=국립중앙박물관)
▲국보 제 83호(왼쪽), 78호(오른쪽) 반가사유상. 국립중앙박물관은 반가사유상 전시 공간 조성을 통해 국박을 대표하는 문화재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사진=국립중앙박물관)

“반가사유상은 사색과 사유를 하면서 미소를 띠고 있는 불교 조각품이다. 예술성도 뛰어나고 그 아름다움에 감탄이 나온다. 무엇보다 그 미소를 보고 영혼이 치유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전시물이기에 그 가치에 걸맞는 공간을 마련하고자 한다”라며, “국보 78, 83호 반가사유상 두 점을 단순히 진열장 케이스에 전시하는 것이 아닌 우리의 전통적인 디자인과 현대적인 감각을 접목해 최고의 공간을 만들어 최고의 전시품으로 선보이고자 한다”라고 말하며 반가사유상을 국립중앙박물관을 대표하는 전시품으로 조성할 계획을 전했다.

두 번째로 국가 문화유산 보존 및 검증을 위한 ‘문화유산 과학센터 설립’ 계획을 밝혔다. 민 관장은 “잊힐만하면 튀어나오는 게 문화재의 진위 논란이다. 진위 논란이 계속 반복만 될 뿐 결론은 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전문가의 안목과 경험에 의해서 모든 것이 판단되기 때문이다. 물론 전문가의 안목과 경험이 중요하지만, 이것이 주관적이라는 것을 배제할 수 없기에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문화재를 검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문화유산 과학센터 설립을 통해 문화재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구축할 것을 밝혔다.

“XRX, X-RAY, CT 등의 기술을 통해 문화재에 대한 진위를 밝히려고 한다. 2024년에 문화유산 과학센터가 완공될 예정인데, 센터가 설립되면 문화재 검증과를 따로 만들 예정이다. 각 기술을 접목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수집하고 여기에 전문가의 안목과 경험이 더해진다면 문화재 진위에 대한 정확도를 90%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세 번째로 ‘기증관 공간 개편’을 제시했다. 전시 수용자보다는 공급자, 즉 기증자 중심으로 전시가 설계되어 있어 관람객들 입장에서는 무엇이 전시되어 있는지 알 수 없어 찾아가기 힘들었던 기증관의 문제점을 설명하며 기증관을 새롭게 개편할 것을 발표했다.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는 민병찬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사진=국립중앙박물관)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는 민병찬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사진=국립중앙박물관)

“기증의 의의를 더 살리고 기증자의 삶, 기증자가 수집하면서 겪었던 에피소드, 기증하게 된 동기 등 기증자의 인간적인 측면에 맞춰 기증관을 새롭게 개편해 보는 사람도 즐겁고 나아가 기증의 취지를 충분히 살릴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로써 기증 문화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라고 민 관장은 말했다.

또한 ‘어린이박물관 확대 개편’에 대한 소식도 전했다. “어린이박물관을 우리 나라 문화뿐만이 아니라 다른 외국 문화도 같이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해 문화에 대한 밸런스를 어릴 때부터 배울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공간은 지금보다 두 배 이상 키우고 내용도 우리 것에서부터 전 세계적인 것을 아우르는 어린이 박물관을 만들 것”이라며 “세계 다양한 문화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소망과 기회를 주는 명실공히 최고의 어린이박물관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소속박물관 지원 확대’에 대한 계획을 전했다. “국박 소속의 지방 박물관이 그 지역 문화와 특성을 잘 반영한 박물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대한 많이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민 관장은 기자간담회를 마무리 하며 “박물관은 관람객이 가장 중요하다. 국박을 찾는 외국인들에게는 박물관이 유연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원했고, 예술문화인들에게는 예술이나 문화의 영감을 얻어갈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원했다”라며 “현재 외국인들이 열광하는 K-pop, K-드라마 등 한류라고 불리는 것들이 갑자기 뚝 떨어져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5000년 대한민국 역사와 그 문화를 기조로 만들어졌다는 것과 그 중심에 박물관이 있었다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다. 우리가 루브르박물관을 보기 위해 파리에 방문하는 것과 같이 앞으로 많은 외국인들이 국립중앙박물관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는 것이 꿈이자 소망이다”라며 세계의 문화를 주도할 국립중앙박물관으로서 비전을 내비쳤다.

▲국립중앙박물관이 개최한 기자간담회 현장(사진=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이 개최한 기자간담회 현장(사진=국립중앙박물관)

이어 기자들의 질의응답 시간도 마련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의 독보적인 브랜드 유물이 부재하다는 인식에 따라 ‘반가사유상 전용 전시공간 조성’을 결정했는데, 수많은 유물 중에서 특별히 반가사유상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

많은 외국 전문가들은 반가사유상을 최고로 여긴다. 그만큼 반가사유상은 세계적으로 예술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그 가치가 다른 해외의 문화재와 비교했을 때 결코 뒤지지 않고 오히려 가장 앞선다고 생각한다. 또한 반가사유상은 인도로부터 시작해 중국, 한국, 일본까지 거쳐왔는데, 반가사유상은 한국에서 완성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역사와 예술적인 아름다움이나 종교성, 학술적인 측면에서 가치가 높은 문화재다. 때문에 반가사유상이 내외국인들에게 가장 잘 어필할 수 있는 문화재라고 생각한다. 

현재는 반가사유상의 의미와 가치를 부각시킬 수 있는 전시와 반가사유상이 한국적 정서에서 태어났다는 것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을 꾸리는 것에 최대한 초점이 맞춰져 있다. 향후 많은 관람객들이 반가사유상을 보러온다면 CI 등 나아가 반가사유상을 하나의 브랜드로써 구축하는 시도도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

문화유산 과학센터 설립을 통해 문화재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와 자료를 구축한다고 했다. 이렇게 축적한 데이터를 어떤 방법으로 공유하려고 하는가

문화재에 대한 데이터는 서울과 지방이 각각 나눠 모아왔다. 그러나 이제는 구축한 데이터를 한 곳으로 모으려고 한다. 이렇게 축적한 데이터의 공개 여부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 데이터 공개를 어디부터 어디까지 할 것인지 논의해보려 한다.

문화유산 과학센터 설립을 통해 문화재의 진위 여부를 판단한다고 했는데, 그 대상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궁금하다 

지금은 국립중앙박물관의 소장품을 대상으로 해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확보한 그 데이터를 활용해 향후 우리가 구입할 유물 또한 검증 과정을 거칠 것이며, 이후 국공립에서 요청하는 문화재도 검증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