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아카데미, 두 번째 <소소살롱> 개최…“소리꾼 이자람, SF소설 작가 배명훈 출연”
예술의전당 아카데미, 두 번째 <소소살롱> 개최…“소리꾼 이자람, SF소설 작가 배명훈 출연”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1.02.0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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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과 시연으로 만나는 SF와 판소리의 낯설면서도 색다른 조합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소리꾼 이자람과 SF소설 작가 배명훈이 ‘창작의 원동력, 예술의 에너지’라는 주제 아래 대담 및 관객과의 대화, 작품 낭독 및 시연으로 무대를 꾸민다.  

▲이자람&배명훈의 소소살롱(사진=예술의전당)
▲이자람&배명훈의 소소살롱(사진=예술의전당)

예술의전당(사장 유인택) 아카데미가 오는 20일 개최하는 렉처 콘서트 <소소살롱>은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된 기존의 정규강좌(12~16주)를 대신하여 마련된 예술교육프로그램이며, 짧은 호흡으로 예술가와 관객이 더욱 밀도 높게 소통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지난해 11월 개최된 첫 번째 <소소살롱>은 “이자람과 김애란이라는 멋진 두 세계관의 대충돌”,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만남”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이번 <소소살롱>을 이끌어갈 게스트는 국내 SF소설계의 대부라고 칭할 수 있는 배명훈 작가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우리 모국어를 통해 누릴 수 있는 것 중 가장 호사스러운 일이 바로 판소리를 듣는 일이 아닐까 생각하곤 합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스스로가 판소리의 문법과 형식에 깊게 매료된 작가이기도 하다. 특히 그는 지난해 11월 직접 판소리의 장단과 문체를 학습해 새로운 SF판소리 중편 「임시 조종사」를 발표한 바 있다. 임시로 전투 로봇의 어깨 위에 올라 조종사 역할을 떠맡게 된 청년 ‘지하임’의 이야기를 다룬 이 소설은 SF와 판소리의 낯선 조합을 통해 읽는 동시에 들리는 이야기로서의 놀라운 경험을 선사한다.

판소리를 쓴 작가 배명훈과 소리꾼으로서 살아가는 창작자 이자람의 만남이 기대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두 작가의 대담 뿐 아니라 판소리와 SF소설, 두 장르 고유의 말맛과 미학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시간들로 채워진다. ▲ 창작에 대한 두 사람의 대담에서 시작해, ▲ 낭독과 시연, ▲관객과의 대화 등 다채로운 순서로 관객들에게 장르의 매력과 미학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날 이자람은 고수 이준형과 호흡을 맞춰 다양한 국악 장단을 관객에게 들려주고,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를 원작으로 한 이자람의 창작판소리 <노인과 바다>를 원작의 낭독과 대비해 시연할 예정이다. 

아울러 전통판소리 중에서는 최근 이날치&엠비규어스 댄스컴퍼니가 불러 각종 광고 등에서 곧잘 흘러나올 정도로 유명세를 탄 바로 그 대목, <수궁가>의 “들짐승 상좌다툼 대목부터 범 내려오는 대목까지”를 시연하여 관객의 흥을 돋운다. 마지막으로, 배명훈 작가의 신작 「임시 조종사」를 고수의 장단에 맞춰 작가가 직접 낭독하는 시간은 본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다.

유인택 사장은 “다양한 장르 간 융합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공연예술계에서, <소소살롱>은 서로 다른 두 경계에 있는 창작자의 진솔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흔치 않은 시간”이라며 “이번 <소소살롱>에서 관객들이 예술가와의 거리를 한 뼘 더 좁힐 수 있는 따뜻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본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예술의전당 홈페이지(www.sac.or.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홈페이지와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한편, 예술의전당은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을 대비하여 철저한 방역과 함께 한자리 띄어 앉기를 시행하여 관객들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참신한 시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예술의전당 아카데미의 <소소살롱>은 2021년에도 계속될 예정이다. 3월부터 한 달에 한 번씩 클래식 연주자 뿐 아니라 배우, 창작자, 예술계 크리에이티브 스태프 등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이 소소살롱 무대에서 관객들과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