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고재, 《윤석남: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 展
학고재, 《윤석남: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 展
  • 왕지수 기자
  • 승인 2021.02.1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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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뒤흔든 여성 독립운동가 14인의 초상

[서울문화투데이 왕지수 기자] 학고재는 오는 17일(수)부터 4월 3일(토)까지 윤석남 개인전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 展을 연다. 

▲윤석남 작가(사진=학고재)
▲윤석남 작가(사진=학고재)

윤석남 화백은 아시아 여성주의 미술의 대모로 불린다. 가부장적인 동아시아 문화 속에서 반기를 든 여성주의의 움직임을 가장 잘 드러내는 작가로 손꼽힌다. 

이번 전시는 이미 알려진 위인에 대한 연구에 편중되어 있거나 남성 위주로 기록되어 있는 한국의 기존 독립운동사를 벗어나 잊혀진 여성 독립운동가를 새롭게 조명한다. 

역사 속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초상 연작과 대형 설치 작업을 이번 전시를 통해 선보인다. 

전시 서문은 지난 20여 년간 윤석남 및 한국 여성주의 미술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를 지속해온 김현주 추계예술대학교 교수가 직접 작성했다. 

전시는 온ㆍ오프라인에서 동시 개막한다. 학고재 본관에서는 강주룡, 권기옥, 김마리아, 김명시, 김알렉산드라, 김옥련, 남자현, 박자혜, 박진홍, 박차정, 안경신, 이화림, 정정화, 정칠성 등 14인을 그린 채색화와 연필 드로잉을 선보인다. 본관 안쪽 방에는 대형 설치 작업 〈붉은 방〉(2021)도 만나볼 수 있다. 

▲박자혜의 초상(왼쪽)과 권기옥의 초상(오른쪽)(사진=학고재)
▲박자혜의 초상(왼쪽)과 권기옥의 초상(오른쪽)(사진=학고재)

또한 전시 개막에 맞춰 김이경 소설가가 동명의 책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 – 역사를 뒤흔든 여성 독립운동가 14인의 초상』(한겨레출판, 2021)이 출간된다. 

본관 전시 및 김이경 소설가의 책에 포함되지 않은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초상도 선보인다. 그 중 오광심, 이병희, 조신성, 김향화, 동풍신, 부춘화, 윤희순, 이화경 등 8인의 초상을 학고재 오룸(OROOM, online.hakgojae.com) 온라인 전시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한편, 윤석남 화백은 차미리사(1880-1955) 선생이 설립해 일제강점기 당시 민족교육을 실천한 근화학원 학생들을 소재로한 작품도 계속 이어간다. 일제강점기 근화학원 학생들은 학고재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한 율곡로 3길 ‘여성독립운동가길’에서 만세운동을 펼쳤다. 

이러한 역사적 인물들을 염두에 두고, 역사 속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기록을 그림으로 복원해내는 작업을 앞으로도 이어갈 예정이다. 100인의 여성 독립운동가 초상을 그리는 것을 장기 목표로 삼은 작가 윤석남은 사진 기록에 근거해 그려야 하는 작업의 특성상 자료가 많지 않아 난항을 겪기도 했다. 작가는 “힘닿는 데까지 해보겠다”라는 굳은 소신으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