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과 처음을 의미하는 명절 ‘설날’
시작과 처음을 의미하는 명절 ‘설날’
  • 정영신 기자
  • 승인 2021.02.2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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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신의 장터이야기 (33)

 

떡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한번 씩은 겪고 지나가는

의미 있는 날을 기념하기 위해 장만하고,

각 떡마다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2012 경남 하동장  ⓒ정영신
2012 경남 하동장 ⓒ정영신

 

허나 오늘날 시대의 흐름에 따른 문화의 변화로 인해

집단적인 공감이 약해지고 있어

세시풍속과 세시음식은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통과의례마저 생략돼 가고 있지만,

그나마 떡은 아직까지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2012 경남 진주금곡장 ⓒ정영신
2012 경남 진주금곡장 ⓒ정영신

 

예부터 음력11일 아침에는 떡국을 끓여

조상께 차례를 지내고, 온 가족이 나눠 먹었다.

떡국은 정초차례와 세찬에 없으면 안 될 음식으로

설날 아침에 반드시 먹었으며, 손님이 오면 떡국을 대접했다.

한해가 시작되는 날 먹었기 때문에 떡국을 먹는다는 것은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것이다.

 

2014 강원 양양장 ⓒ정영신
2014 강원 양양장 ⓒ정영신

 

설에 먹는 흰 빛깔의 떡국은 단순히 먹을거리에 그치지 않고,

새해의 티 없이 밝은 한 해를 소망하는 뜻도 담고 있다.

우리는 익숙하지 못한 대상을 일컬을 때에 설다고 한다.

따라서 아무것도 섞지 않은 흰 떡을 끓여 먹는 떡국은

새해의 처음과 깨끗함을 상징한다.

 

2014 강원 양양장 ⓒ정영신
2014 강원 양양장 ⓒ정영신

정읍장에서 만난 94세된 안씨할매는 대목장만큼은 아들과 함께 나와

생선과 고기를 사고, 방앗간에 나와 가래떡을 한다고 했다.

발 디딜 틈도 없는 장안을 휘이휘이 돌아다니다보면

오랜만에 사람과 사람사이가 가까워 반갑기 그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