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학의 바이 더 웨이, 디지털!(By the way, Digital)]오늘, 무엇을 공부하고 싶은가?
[김정학의 바이 더 웨이, 디지털!(By the way, Digital)]오늘, 무엇을 공부하고 싶은가?
  • 김정학 대구교육박물관장
  • 승인 2021.02.24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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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시대, 변화의 문화현장 ①
▲김정학 대구교육박물관장
▲김정학 대구교육박물관장

명성이 자자하신 분들의 메시지로, 디지털시대, ‘교육의 미래’를 먼저 이야기해 보자. 니콜라스 네그라폰테(Nicholas Negroponte, 1943~)는 현대의 노스트라다무스라는 별명이 어울리는 그리스계 미국인이자, MIT 미디어랩 설립자. 자신의 랩탑을 맡기며 분실하면 보험처리를 위해 가격이 ‘얼마쯤 되는 지’ 묻는 말에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가 들어 있다고 답했다는, 지식과 정보의 가치를 아주 간단하게 가르쳐 준 일화는 유명하다. 우리에게 ‘디지털’을 가르쳐 준 그는 이렇게 말한다. "30년 내로, 우리는 문자 그대로 정보를 소화할 수 있게 된다. 정보가 혈류에 있다면 특정한 매커니즘으로 이 정보를 뇌에 비축할 수 있다. 우리는 알약을 먹어서 영어나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배울 수 있다". 그는 우리에겐 『디지털이다(Being Digital)』라는 1990년에 출간된 책으로 더 잘 알려졌다. 우리의 미래를 생각하게끔 만든 이 사람은 ‘이제 세상은 아톰(물질)이 지배하던 시대에서 비트(정보 최소단위)의 세계로 변화하고 있다’는 주장을 했고, 이것은 디지털시대의 서막을 열어 보이는 일종의 큰 선언이었다. 

『꿈의 해석』으로 무의식의 세계를 가르쳐 준 오스트리아의 정신과 의사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1939)는 ‘교육은 불가능한 직업이다. 처음부터 정치나 정신분석처럼 결국은 불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게 될 거라고 확신할 수 있는 일이다’ 라고 부정적인 미래를 얘기를 한다. 그래서 ‘모든 꿈은 심리학적 기술로 해석할 수 있는데 교육은 안 된다, 교육은 대단히 애매한 장르다’라고 얘기했던 거다. 

다음은 『제3의 물결』의 저자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 1928~2016). 제3의 물결은 농업혁명, 산업혁명에 이은 정보혁명이다. 그는 ‘미래는 생각보다 빨리 온다. 예측하지 못한 순서로 온다. 스마트 사회가 이렇게 빨리 앞당겨질 줄은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엄청 회자되는 4차산업혁명도 그리 만만하지는 않을 것이다. ‘21세기 문맹인은 읽고 쓸 줄 모르는 사람이 아니고 배울 수 없고, 배우지 않고, 다시 배울 수 없는 사람이다’는 말로 교육의 광범위한 시스템이 겪는 고충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좌로부터) 니콜라스 네그라폰테, 지그문트 프로이트, 앨빈 토플러, 피터 디아만디스, 대니얼 핑크
▲(좌로부터) 니콜라스 네그라폰테, 지그문트 프로이트, 앨빈 토플러, 피터 디아만디스, 대니얼 핑크

그리고 피터 H. 디아맨디스(Peter H. Diamandis, 1961~  ). 그는 MIT대학 출신으로 분자유전학과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하고,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석사학위도 받은 의사이면서 스타급 미래학자이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만들어보는 것이다’. 이 말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문장이다. 이런 의지라면 ‘다양한 디지털 인벤션을 활용하면 된다’는 단순한 생각을 한번 해본다. 가능할 거라는 얘기다. 그의 최근의 저서 『미래는 당신의 생각보다 빨리 온다』는 분야별로 매우 구체적이다. 교육 또한 낙관적이다.

마지막으로, 대니얼 H. 핑크(Daniel H. Pink, 1964~  ). 사람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그의 미래는 하이컨셉, 하이터치 시대에 필요한 6가지 조건(디자인, 스토리, 조화, 공감, 놀이, 의미)에 있다. ‘하이컨셉’이란 인간의 창의성과 독창성에 기반한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과 실현 능력을 얘기하는 것이며, ‘하이터치’는 하이컨셉의 성공적인 구현을 위해 필요한 것을 인간의 미묘한 감정을 이해한 뒤, 공감을 이끌어 내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전문가들은 ‘교육’이 VR(가상현실)의 킬러앱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VR과 AI(인공지능)의 조합일 거라고 생각하는 거다. 그리고 VR은 완전히 다른 종류의 정신교육, 도덕교육, 인성교육의 가능성을 열어준다고도 생각하고 있다. 이것을 종합하면 특히 AI와 결합된 VR은 전통교육에서 그동안 부족했던 공감과 정서를 기술적으로 촉진시킬 수 있는 잠재력이 분명히 있다. 그러니까 이게 핵심이지만, 어떤 잠재력인가 하는 것은 아무도 알아차릴 수가 없다. 그리고 그 잠재력을 발휘하는 방법론까지도 기술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AI와 VR이 무선 5G 네트워크와 만나면 전 세계 교육문제는 수억 명의 교사를 모집하고, 학교를 재정적으로 지원하게 되는, 거의 불가능한 도전에서 환상적인 가상교육시스템을 구축하게 되어 훨씬 더 풀기 쉬운 퍼즐이 되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헤드셋을 무료로 제공할 수 있으며, 원하는 만큼의 질과 양을 만족시켜줄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또한 증강현실의 진정한 마술이 교실에서 세계로 확장될 거라고 본다. AR과 AI의 혼합으로 모든 발걸음이 예술수업과 역사수업이 될 거라 예측한다. 몰랐던, 숨어 있었던, 그리고 알려지고 싶지 않았던 팩트에 대한 검증을 하는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은 몰라도 되는 것들이 백일하에 드러나게 되는 것, 이런 걸 염려하는 거다. 이 모든 것을 한 곳에 모으면, 많은 이들에게 배포되거나, 개개인에게 맞춤형이 되거나, 엄청 빨리 변하는 학습 환경이거나, 혹은 그 중 하나일 수 있는 매우 다른 미래가 시작된다. 

여러분은 오늘, 무엇을 공부하고 싶은가? 

■필자 김정학/ 1959년생. 영남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20년 동안 한국과 미국 등에서 방송사 프로듀서를 지냈으며, 국악방송 제작부장 겸 한류정보센터장, 구미시문화예술회관장 등을 거쳤다. 현재 대구교육박물관장으로 재직 중. 지은 책으로 『박물관에서 무릎을 치다』등이 있다.

*이번호부터 김정학 대구교육박물관장의 ‘김정학의 바이 더 웨이, 디지털!(By the way, Digital)’를 연재합니다. 독자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