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광주박물관, 역사문화실 개방
국립광주박물관, 역사문화실 개방
  • 왕지수 기자
  • 승인 2021.03.0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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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역사 속 광주‧전남의 빛나는 순간들 한 자리에 모아

[서울문화투데이 왕지수 기자] 국립광주박물관은 3월 8일(월) 역사문화실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화순 대곡리 청동기 일괄(사진=국립광주박물관)
▲화순 대곡리 청동기 일괄(사진=국립광주박물관)

역사문화실은 구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광주ㆍ전남의 역사를 소개하는 전시실이다. 국립광주박물관은 지난해 12월 18일 아시아도자문화실에 이어 이번 역사문화실을 공개, 지난 1년간 진행된 상설전시실 개편 사업을 마무리 한다.

국립광주박물관 2층에 위치한 역사문화실은 크게 1실과 2실로 나뉜다. 1실에서는 선사시대부터 삼한ㆍ삼국시대까지, 2실에서는 남북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광주ㆍ전남 역사를 다룬다. 

1실에서는 석기의 제작 방법에 따라 연출한 구석기시대 진열장과, 조개 팔찌나 흙인형 등의 장식품, 여러 가지 생계도구와 지역 간 교역품을 모은 신석기시대 진열장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청동기시대 진열장에서는 당시의 마을 유적이나 고인돌 무덤에서 찾은 토기와 석기 그리고 청동기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배치해 도구의 모양이 점차 변화한 과정을 살필 수 있도록 했다. 

청동기시대와 초기철기시대의 전시품을 지나면 우리나라 최대의 복합농경유적이며 ‘2,000년 전의 타임캡슐’이라는 별명을 가진 광주 신창동유적 출토품이 한 눈에 들어온다. 유적의 습지에서 출토된 칼ㆍ활ㆍ괭이ㆍ따비ㆍ칠기그릇ㆍ신발골ㆍ현악기ㆍ문짝ㆍ씨앗ㆍ동물뼈 등 다양한 유물과 토기 등을 ‘생계활동’, ‘수공업’, ‘의례’라는 세 가지 주제로 나누어 알기 쉽게 소개한다.

▲분청사기 상감 ‘경태5년명’이선제 묘지(사진=국립광주박물관)
▲분청사기 상감 ‘경태5년명’이선제 묘지(사진=국립광주박물관)

이어지는 삼한ㆍ삼국시대 영역에서는 기원후 마한~백제 단계의 토기와 고분에서 출토된 금속 유물 그리고 커다란 독널 등을 조명한다. 그 중 장고 모양 무덤인 함평 신덕고분에서 나온 금동관 조각들은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되는 자료다. 고대 영호남의 교류를 잘 보여줄 수 있도록 경남에서 찾은 전남 지역 마한계 토기와 전남에서 출토된 경남 지역 가야계 토기를 비교 전시하는 진열장도 신설했다. 

2실은 남북국시대의 유물로 시작된다. 9세기 무렵 화엄사 각황전에 설치되었던 <화엄석경>(돌에 새긴 대방광불화엄경) 중 일부가 국립광주박물관과 화엄사의 교류협약에 따라 장기 전시된다. 또한 박물관 로비에 있었던 <광양 중흥산성 쌍사자 석등>(국보 제103호)을 2실로 옮겨, 선종 관련 문화재와 함께 소개한다. 이밖에 청해진 장보고와 후백제 견훤에 대한 이야기도 다룬다.

광주ㆍ전남의 고려시대는 불교문화가 꽃피고 지방 향리 계층이나 민중이 불교 활동에 적극 참여한 시기다. 이를 영암도기박물관 소장 <영암 성풍사지 오층석탑 사리장엄구>나 <영광 입암리 매향비> 입체탁본 등으로 풀어본다. 그리고 고려 후기 불교계의 혼란을 비판하며 보조국사ㆍ진각국사가 주도한 수선결사와 원묘국사가 이끈 백련결사의 교단 정화운동을 살핀다. 고려 후기 진도 용장성을 무대로 한 삼별초의 대몽항쟁과 고려 말 왜구의 침략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임란첩보서목(사진=국립광주박물관)
▲임란첩보서목(사진=국립광주박물관)

광주ㆍ전남의 조선시대는 성리학자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성리학 세계관의 확립에 기여한 필문 이선제(1390~1453)의 <분청사기 상감 ‘경태5년명’이선제 묘지>(보물 제1993호)와 하서 김인후(1510~1560)의 <하서집> 등을 전시한다. 

또한 외세의 침략에 맞선 광주ㆍ전남 사람들의 이야기로 임진왜란 의병, 동학농민운동, 대한제국기 의병에 대해서 주목한다. 국립나주박물관이 보관 중인 최희량(1560~1651) 장군의 <임란첩보서목>(보물 제660호), 동학의 교리를 담은 <동경대전>, 대한제국 시기의 우국지사 매천 황현(1855~1910)의 <매천집> 등이 주요 전시품이다. 

한편 조선 중기 이후 불교의 중흥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순천 송광사 소장 <영산회상도>(보물 제1368호)와 순천 매곡동 석탑 출토 <금동삼존불상>과 <청동불감> 등이 소개된다.

또 2021년 1월 7일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박동춘 소장이 국립광주박물관에 기증한 초의선사(1789~1866) 유품 중 일부도 공개한다. 다산 정약용(1762~1836), 추사 김정희(1786~1856), 소치 허련(1808~1893) 등 초의선사를 매개로 한 세대 간의 소통과 조선의 차문화에 대해 다룬다.

조선시대 전시 공간의 마지막 부분은 공재 윤두서 이래 광주‧전남에 뿌리내린 남종문인화 작품들이 장식한다. 특히 역사문화실 공개를 기념해 공재 윤두서(1668~1715)가 그린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심득경 초상>(보물 제1488호)이 3개월 간 전시될 예정이다. 

이수미 관장은, “국립광주박물관은 지난 1년 여 동안 우리나라의 역사 속에서 광주ㆍ전남의 사람과 문화가 온전히 빛나던 시간들을 담아내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새롭게 문을 여는 국립광주박물관의 역사문화실이 광주‧전남의 풍성한 이야기를 전하는 공간이 되어 지역민들의 자긍심과 공감을 이끌어내기를 바란다.”며 역사문화실 공개의 취지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