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하지 않으면 역사가 아니다” 출판도시 기획자 이기웅 대표의 30년 史
“기록하지 않으면 역사가 아니다” 출판도시 기획자 이기웅 대표의 30년 史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1.03.1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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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연출가 이기웅 이야기
세계속의 책마을, 책문화의 세계화
▲이규동 글|교보문고|정가 1,6000원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세계적 첫 사례로 평가받는 출판문화도시 조성의 연출자이자 건설자인 이기웅 열화당 대표의 지난 30년이 모여 책으로 나왔다. 

파주출판문화정보산업단지(이하 파주출판도시)는 경기도 파주시 문발동 일대 부지 87만4089평방미터에 편집·인쇄·물류 등 출판에 관한 모든 인프라를 조성한 국가문화산업단지다. 출판관련 업체 600여 개가 모인 이곳은 전 세계에서 유일한 출판문화공동체다.

안산문화재단 대표이사, 파주출판도시 기획위원 등을 지낸 이규동 문화기획가는, 책마을의 편집자로서 그의 공업功業과 역사役事를 당시 실제 상황을 토대로  기록했다. 파주출판도시-책마을을 처음부터 발상해 기획하고 추진하며 완성에 이르기까지, 이사장직을 맡아 사업협동조합을 이끌어온 일꾼의 이야기를 책마을의 역사歷史와 함께 엮어 지은 것이다. 이 책은 파주출판도시라는 프로젝트의 다큐멘터리이자, 이 프로젝트를 이끌어온 이기웅의 휴먼 다큐멘터리다. 

어느 프로젝트나, 특히 이상적인 구상이며 필수적인 사업계획일수록 그 시작부터 끝까지 매 단계마다, 난관과 장애를 만나게 된다. 그러나 파주출판도시가 이런 암초들을 잘 극복하고 돌파해 완성되었기에 이 책이 세상에 나온 것은 아니다. ‘누가, 누구를 위해 무엇을 했는가?’ 에 대한 질문과 답이 뚜렷했고, 그 가치가 분명하게 드러났기 때문에 이 책이 쓰인 것이다.

 ‘누가’는 사리私利가 아닌 공익公益을 추구하는 ‘공동체共同體’였다. ‘누구를’은 사회와 국가를 위한 프로젝트였으며, ‘무엇을’은 ‘좋은 책을 잘 만들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공동선共同善’이었다. 그리고 도시 전체와 입주사 상호 간에 ‘공동성共同性’ 문화를 추구하고 이룩했기 때문이다. 

그는 “어떤 특정한 공간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자기 탐욕을 억제하고 공동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원리에서 출발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개인이 아니라 우리이고, 우리에게 가치 있고 유익한 최선의 것은 무엇인지, 그것을 어떻게 찾아낼 것인지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이기웅 대표는 파주출판도시를 책, 영상 및 소프트웨어 산업이 융합된 문화도시로 확장시키고자 한다. 더불어 출판도시의 지향을 넓혀 농사짓고 에너지를 생산해 자족할 수 있는 건강한 ‘북팜시티’(Book Farm City), 개성공단에 제2의 출판도시 조성 등을 희망하고 있다. 

김언호 한길사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파주출판도시 건설의 한가운데에 출판인 이기웅이 서 있다. 출판도시 건설을, 맨 앞에서 출판장인匠人 이기웅이 이끌고 있다. 1980년대에 발의된 출판도시는 곧 이기웅이라고 해도 된다. 일련의 출판인들이 더불어 출판도시를 건설하고 있지만, 이기웅의 집념과 문제의식으로 프로그램의 질량質量은 심화되었다. 출판인 이기웅이 출판도시의 형식과 내용을 아름답고 탄탄하게 조직했다.”

정가 16,000원.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