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신의 장터이야기 (35)
어른이고 아이들이고 지금과 같이 간식거리가 흔하지 않던
시절에는 가장 손쉬운 군것질거리가
곡식 낱알을 몇 배로 불려놓은 튀밥이었다.
뻥! 하는 소리와 함께 공기가 밖으로 나오면서
하얗게 주위를 둘러싸고 부풀어진 낱알들이 튀어 나오면
뻥튀기 장수 주위로 아이들이 진을 치곤했다.
어렸을 적,
긴 겨울밤 벽장에 숨겨두었던 튀밥을
큰 양푼에 부어놓으면 왁자지껄하던 식구들은 말없이
손등을 부딪치며 피식피식 웃을 뿐
바쁘게 움직이는 것은 입과 손이었다.
지금도 시골장터 뻥튀기주위에는
여인네들이 차례를 기다리며 장터바닥을 쥐락펴락한다.
나주 복사골 장터에서 만난 박씨할매가 뻥튀기 주인에게 한마디 한다
“와따메, 귀떼기가 떨어져불라그요. ”
저작권자 © 서울문화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