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중강의 뮤지컬레터]미스트롯2와 싱어게인, 격(格)이 다른 이유
[윤중강의 뮤지컬레터]미스트롯2와 싱어게인, 격(格)이 다른 이유
  • 윤중강 평론가/ 연출가
  • 승인 2021.03.17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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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중강 평론가/ 연출가
▲윤중강 평론가/ 연출가

미스트롯2의 시청률이 대단했다.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을 능가했다. 미스트롯2는 매회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마다, 인기를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를 시청자들에게 알려주면서 자랑했다. 

대한민국에서 트롯열풍을 일으키는데, 지난 3년간 이 프로그램이 기여한 바 크다. 트롯은 실제 다중 사이에서 오래도록 성장해왔지만, 다른 장르에 비해서 음악적 가치를 크게 인정받지 못했다. 미스트롯 방송을 계기로 트롯의 가치를 부각시키고, 트롯분야에 많은 인재가 있음을 알린 건 사실이다. 트롯분야의 여성인재를 발굴한 미스트롯(2019)과 남성인재를 발굴한 미스터트롯(2020)의 성과는 대단하다. 

미스트롯2(2021)도 그랬는가? 시청자들이 제기하는 꺼림직한 혐의(嫌疑)에 대해서 자유로울 수 없다. 미스트롯2는 오디션프로그램의 공정성의 시비를 자초할 만한 요소가 많아 보였다. 또 다른 오디션프로그램인 싱어게인과 비교하면 더 그렇다. 싱어게인의 결과에 대해선, 다중이 인정했다. 비록 자신이 지지했던 참가자가 아니었음에도 결과에 수긍했다. 

미스트롯2는 뭐가 문제인가? 싱어게인과 뭐가 다른가? 아주 분명하다. 노래에 초점을 맞춘 음악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가수의 스토리에 더 집중했다. 대화에 자신과 가족에 대한 얘기를 나올 수 있으나, 이게 지나치게 부각되었다. 이건 진행자와의 주고받는 방송멘트를 넘어서서, 마치 어떨 때는 트롯가수의 ‘인간극장’을 보는 듯 했다. 방송 중간에 삽입되는 인서트화면은 그것 자체만으로도 공정성에 문제될 만한 소지가 있다. 

미스트롯2와 싱어게인은 분명한 공통점이 있다. 그간 우리가 몰랐던 무명가수의 음악적 역량에 감탄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음악산업의 구조 속에 제대로 편입되지 못했던 실력이 있는 뮤지션을 발굴하면서 함께 응원하는 것이다. 시청자들도 여기에 동참하면서, 뿌듯한 감동을 맛보는 거다. 싱어게인은 여기에 딱 부합했다. 싱어게인 심사위원은 그간 몰랐던 ‘무명가수’를 이제는 ‘동료가수’로 당당히 인정하면서 아름답게 마무리되었다. 미스트롯2는 어땠나? 

싱어게인은 심사위원이 8명으로, 4인의 시니어와 4인의 주니어였다. 8인의 심사위원의 장르도 안배되었다. 심사위원으로서 그들이 보는 입장도 달랐다. 싱어게인을 보면서 가장 감탄하는 것은, 8명의 심사위원이 참가자의 노래를 듣는 태도(에티튜드)였다. 그것만으로 감동이었다. 

미스트롯2의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수 있는 문제는 마스터라 불리는 심사위원의 자세였다. 그들도 싱어게인과 같이 심사에 최선을 다하려는 태도는 비슷했으리라. 그러나 참가자의 노래 전, 노래 중, 노래 후의 발언은, 타 음악장르에서 심사를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매우 마뜩치 않고 생경할 수밖에 없다. 

어떤 참가자가 노래를 부르기 전, 새로운 마스터에게 기존의 마스터가 ‘저 참가자는 무대의 편차가 심하다’는 얘기를 했다. 심사위원은 또 다른 심사위원의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 일반적으로, 심사를 할 때 대화도 금지한다. 오락성이 중요한 프로그램에 내가 너무 엄혹한 잣대를 대는 것인가? 

특히 음악프로그램에서 노래를 듣는데, 어떻게 말을 할 수 있을까? 잘한다, 좋다. 잘하네. 아, 미스트롯2에서 노래가 시작되면서 너무도 많이 들었다. 이걸 추임새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노래를 부르는 동안에는, 심사위원도 얘기를 안 하는 것이 기본이고 예의가 아닐까? 싱어게인도 그랬다. 싱어게인의 감동은, 무명가수를 바라보는 유명가수의 시선이었다. 

심사위원의 구성도 짚어보자. 프로그램의 인기 등을 고려해선지 미스터트롯의 탑6가 심사에 참여했다. 기본적으로 심사의 공정성을 위해서라면, 언제나 한쪽에 편향되는 것을 지양한다. 출신배경, 성비(性比) 나이 등을 고려하면서 심사위원을 구성하는데 고심을 했던 경험이 있다면, 미스트롯2의 심사위원은 너무 시청률에 집중한 것이 아닌가라고 문제제기를 할 수 있다. 

심사후의 평도 그렇다. 조영수 마스터를 예로 들자. 자신과 과거 음악작업을 했던 가수가 노래를 할 때 울음을 터뜨렸다. 그 마음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그 광경을 보는 다른 참가자의 입장은 어떨까? 다른 장르의 심사에선 참자가와 관련이 깊을 땐 자진해서 심사를 회피한다. 미스트롯2와 같은 프로그램이 그러라는 게 아니다. 공정성 시비가 일지 않게 더욱 신중했어야 했다. 홍지윤이 노래를 부른 후, 조영수 마스터의 감동에 공감한다. 그러나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내가 저 가수에게 노래를 준다면, 국악적인 느낌을 살리면서 어떤 노래를 만들어야 할까?’ 이런 고민이 생겼다는 멘트를 했다. 이 또한 다소 신중치 못한 발언이다. 미스트롯2를 시청하면서, 이번 시즌에 박선주 마스터가 함께 했다는 것은 참 좋았다. 그는 진정 무대 위의 참가자에게 실제 도움이 될 얘기를 해주었다. 승패를 떠나서 참가자들에게 앞으로 음악생활을 함에 있어서 밑힘이 되는 얘기들이다. 

나는, 앞으로 이 프로그램에 계속된다면, 미성년자 참가자가 함께 경연하는 것을 반대한다. 000씨와 000양은 호칭부터 다르다. 따라서 동일선상에 놓고 경연을 할 수 없다. 이런 경연을 000군이 마스터의 입장에서 심사를 한다는 것도, 다른 일반경연의 관례를 본다면 매우 특이한 점이다. 

K-트롯의 글로벌여제를 뽑겠다는 미스트롯2는 시작부터 너무 ‘신데렐라 스토리’를 염두에 두었다. 무명가수였던 어머니가 큰 수술을 했고, 엄마의 한을 풀기 위해 나온 000에게 집중을 했다. 그러다가 경연도중 부상투혼을 듣고 무대에서 멋진 퍼포먼스를 한 000에게 집중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참가자의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자신은 늘 무대에서 진정성이 있는 트롯을 부르고자 하나, 행사에서는 그저 빠른 노래를 부를 수밖에 없었다는 000의 얘기를 부각시켰다. 한 참가자가 중도하차 되었을 때 새롭게 투입된 참가자에 대한 어느 정도의 배려는 인정하겠지만, 이 시점부터 프로그램은 오디션프로그램으로서의 냉정한 시각을 잃었다고 본다. 

미스트롯2의 작가와 연출은 너무도 ‘엎치락뒤치락’을 통한 방송적 재미에 집중한 건 아닐까? 이게 싱어게인과의 차이점이다. 싱어게인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한 참가자의 가족관계가 노출되었다. 그러나 싱어게인 프로그램에선 단 한마디도 그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시청자와 심사위원이 이번 단계를 통과한 참가자가 다음단계에서는 어떤 선곡을 하고, 그걸 어떻게 부를까? 오직 선곡과 가창을 궁금하게 만들었다. 

이게 바로 내가 이 글을 쓰는 의도다. 미스트롯2와 싱어게인이 방송으로서의 품격(品格)이 달랐다는 확실한 결론이다. 나는 트롯을 지지하는 일인이다. 그간 트롯의 격을 낮게 보는 사람들에게 대해서, 트롯의 가치와 매력을 일깨우려고 나름 노력했다. 미스토롯으로 시작한 방송프로그램은 3년동안 진행되면서, 트롯의 격을 높이려고 애쓴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이번 미스트롯2는 프로그램의 구성, 프로그램의 참여자, 마스터들의 심사 등 여러 면에서 개선해야 할 점이 참 많아 보인다. 시청자의 투표의 반영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그 과정에서의 문제점 등도 제작진은 자각해야 한다. 더 이상 가수 오디션프로그램에서 효녀가수 운운이나, 애써 들춰낸 가족사를 오디션 프로그램의 방송자체에서 보고 싶은 마음이 없다. 오직 음악과 노래, 가수의 가창(음악성)에 집중하는 프로그램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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