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nterview]이재준 고양시장 “한예종 유치로 활짝 피어나는 ‘문화도시’ 이룰 것”
[Special Interview]이재준 고양시장 “한예종 유치로 활짝 피어나는 ‘문화도시’ 이룰 것”
  • 이은영ㆍ진보연 기자
  • 승인 2021.03.1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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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틀안에 머물지 않아…익숙한 시스템 구체제 탈피, 시간·공간 벗어날 때
한예종, IP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 및 방송·영상·문화·교통의 중심지, 울타리 없는 캠퍼스로
고양시 인구 100만 특례시 지정, 지역문화진흥시행계획 수립 중
아람미술관 활성화 방안 모색, 시립미술관 건립 적극 검토
티켓 직접 구매해 공연장 등 찾아

[서울문화투데이 이은영ㆍ진보연 기자]한시도 몸을 가만두지 않고 춤추는 소년 ‘유월’은 어느 날 사립초등학교에 발발한 집단무용증(a.k.a. 댄스바이러스)의 원흉으로 지목당하며, 질서에 목매는 담임 선생 혜림과 옆 반 선생들에게 추격당하기 시작한다. 

지난해 유튜브를 통해 공개돼 400만 뷰를 훌쩍 넘긴 영화 <유월>의 시놉시스다. 단편 영화 <유월>은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영화과 BEFF 감독의 졸업작품으로, 댄스 바이러스라는 신선한 소재와 배우들의 짜릿한 ‘춤’ 연기, 눈을 뗄 수 없는 연출과 신나는 음악이 더해져 많은 이들의 관심과 호평을 받았다. 

▲단편 댄스영화 ‘유월’ 스틸 이미지

영화는 유월의 눈동자로부터 시작된다. 유월은 눈과 얼굴 근육은 사방으로 자유롭게 움직이지만, 그가 앉아 있는 곳은 사립 초등학교. 모든 학생이 교복을 입은 채 질서와 규칙을 강요받는다. 하지만 꽉 짜인 규율 속에서 유월의 송곳 같은 움직임은 숨겨지지 않는다. 유월이 품은 그 어떤 ‘바이러스’는 네모난 교실 밖으로 퍼져나가게 된다. 

영화에서 춤은 자유로움과 꿈을 상징한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질서와 공동체의 규칙을 강요하는 담임 선생 혜민의 서랍 속에도 토슈즈가 자리하고 있다. 전염성 강한 바이러스를 지닌 유월은, 토슈즈를 발견하고는 “뭐 어때요”라고 말하며 혜림을 일으켜 춤추게 한다. 교실 안에서도, 학교 밖 화단에서도, 카페에서도, 공사장에서도 사람들은 춤을 춘다. 사회가 정해둔 규칙과 장소에 적합한 행동을 요구받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그 안에서 춤출 수 있다. 

경기도 고양시(시장 이재준)가 국립종합예술대학인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캠퍼스 이전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한예종은 현재 서울 성북구 석관동과 서초구 서초동, 종로구 와룡동 3개 캠퍼스에 6개원을 분산 운영하고 있다. 이중 석관동 별관 교사(전통예술원, 미술원)가 조선 왕릉 중 하나인 의릉 부지 안에 위치해 있다. 지난 2009년 조선왕릉 의릉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됨에 따라 한예종은 2025년까지 캠퍼스를 이전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예종 유치를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지자체는 경기도 고양시, 과천시, 인천시, 서울시 송파구, 노원구, 종로구 등이다.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대다수는 접근성과 문화 인프라 미흡 등을 이유로 고양시 유치를 반기지 않고 있지만, <유월>의 댄스 바이러스가 학교 담장 밖을 벗어나 널리 퍼졌듯, 이재준 고양시장은 한예종이 서울이라는 지역성에 갇히기보단 넓은 곳에서 더 큰 움직임으로 예술세계를 펼쳐나가길 바라며 학교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재철 제1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실무추진단을 새롭게 조직했으며, 실무추진회의를 통해 유치 전략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학교 부지를 부지조성원가로 제공하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GTX 개통을 오는 2023년 앞두고 있다. 또한 2024년까지 경기고양 방송영상밸리, 일산 테크노밸리, 4만 2000여 석 규모의 초대형 공연장을 갖춘 CJ라이브시티, 킨텍스 등 영상 미디어 콘텐츠 중심의 집적단지가 형성될 예정이다. 

▲이재준 고양시장 ⓒ김재성 작가
▲이재준 고양시장 ⓒ김재성 작가

이재준 고양시장은 한예종 이전 대상지는 IP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는 물론, 방송·영상·문화·교통의 중심지로 그야말로 한예종을 위한 최적의 요충지라고 말한다. 융합예술을 위한 충분한 인프라와 졸업생들의 미래의 잡(JOB)이 집적된 고양시에 한예종을 유치해, 상생협력을 이루고자 함이다. 

최근 문화예술계는 첨단기술을 이용해 전통적 창작의 한계를 뛰어넘고, 새로운 예술을 창출해내는 큰 변화에 직면했다. 그리고 고양시는 이 변화의 선봉에서 대한민국의 예술을 업그레이드시키려는 포부와 사명감으로 한예종 유치 성공을 위해 노력 중이다. 고양시를 문화와 예술로 물들이기 위한 ‘움직임’을 계속하고 있는 이재준 시장을 만나 한예종이 고양시에 갖는 의미와 생활 속에 스며드는 문화 실현을 위해 고양시가 나아갈 방향에 관해 물었다. 

한예종 바로 옆 의릉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새로운 부지로 이전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이에 고양시를 비롯해 서울 송파, 경기 과천, 인천 등의 지자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여러 후보지 가운데 고양시에 유치돼야 하는 당위성은 무엇인가?

지난 11일 고양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한 ‘IP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 조성 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됐다. 이는 국내외 다양한 IP(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를 바탕으로 콘텐츠 창작·제작, 유통·사업화, 체험·소비의 융복합 생태계를 구축해 고부가가치 시장을 창출하는 혁신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고양시는 전국 유일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비 약 110억 원을 지원받고 2024년까지 킨텍스 2단계 지원부지(대지면적 5,369㎡) 내에 IP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를 조성하게 됐다. 

이는 고양시의 융복합 미래자원이 풍부한 점이 국가적으로 공인된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이번 클러스터 조성지 인근 장항지구 청년 스마트타운 내 3만 5,000평 규모의 부지는, 한예종 유치를 위한 부지이다. 이 주변 지역은 2024년까지 경기고양 방송영상밸리, 일산 테크노밸리, 4만 2000여 석 규모의 초대형 공연장을 갖춘 CJ라이브시티, 킨텍스 등 영상 미디어 콘텐츠 중심의 집적단지가 형성될 예정이다. 

▲한예종 유치 예정지와 IP융복합 클러스터 조성 대상지 위치도
▲한예종 유치 예정지와 IP융복합 클러스터 조성 대상지 위치도

우리의 뿌리를 이루는 문화가 전통이라면, 여기서 파생되는 줄기와 뻗어 나가는 가지는 새로운 방식의 예술 창작 방식과 기술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을 완성하는 것은 결국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문화 클러스터가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는 방송ㆍ영상, 웹툰, 출판, K팝 콘텐츠를 중심으로 ICT, 교육, 마이스 등과 융ㆍ복합 콘텐츠를 전 세계로 확산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유능한 인재들이 모인 예술교육기관 한예종 이전까지 성사된다면, 산학연계를 통한 상호발전과 시너지 효과는 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예종과 고양시가 협업한다면 다른 어느 지역보다 실감 나고 깊이 있는 예술을 국민들에게 선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더불어, 한예종 이전 문제는 국가 균형 발전과 관련해서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고양시를 비롯한 경기 북부는 각종 규제로 인해 산업기반이 약하고 대학 등 고등교육기관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공공기관에 이어 대학·문화시설의 분산도 검토해야만 하고, 수도권 규제를 고스란히 견뎌온 경기 북부에 대한 정책적 배려도 반드시 필요하다. 

고양시의 한예종 후보지가 이 모든 상황을 고려한 중심에 서 있다. 첨단 콘텐츠 기업들과의 협업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져 학생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탄탄한 문화예술 인프라는 청년예술가의 일자리인 동시에 창작물의 소비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고양시는 한예종 학생들의 문화예술 창작-매개-소비의 선순환을 가능하게 해 줄, 정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최고의 부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고양시에서는 장항공공주택 내부를 한예종 부지로 선정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고양시는 일산동구 고양 장항공공주택 조성사업 부지 내에 있는 장항동 626-41 일원, 약 11만7천㎡ 규모의 땅을 한예종 유치를 위한 부지로 선정했다. 학교 인근에 자리한 대학생ㆍ사회초년생 대상 행복주택 4천500호 중 1천 가구를 한예종 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 지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2023년에는 GTX 완공으로 일산에서 강남까지 20분, 인천국제공항 및 서울 도심까지는 40분 이내에 이동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21년에는 인근에 대곡~소사선이 개통될 예정으로, 인천 2호선 역 신설 역시 검토 중이다. 

또한 앞서 말한 초대형 공연장 아레나와 CJ라이브시티, 방송영상밸리, 일산 테크노밸리가 근접해있는 것도 특장점이다. 빠르고 편리한 교통 인프라와 융복합이 가능한 문화산업클러스터 조성으로, 장항동은 문화예술산업의 일자리·주거·소비시장이 공존하는 그야말로 한예종 유치지로서 최적의 요건을 갖춘 부지라고 생각한다.

고양시가 한예종 유치를 위해 특별히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우선 고양시는 한예종 캠퍼스 모두를 수용할 수 있는 넓은 부지를 마련했고, 이미 부지조성공사가 시작돼 다른 후보지보다 빠른 이전이 가능할 것이다. 3.5만 평 이상의 부지를 조성 원가로 공급해 토지매입 비용 최소화도 지원한다. 부지 인근은 한예종만을 위한 특화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행복주택 공급물량의 50%를 선정해 한예종 학생들에게 우선 공급하고, 정보통신기술과 도시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안전하고 편리한 최첨단 스마트 특화단지를 건설해나갈 것이다.

아울러, 해외 사례처럼 시내 곳곳을 하나로 융합해, 한예종을 울타리 없는 캠퍼스로 조성하고자 한다. CJ라이브시티ㆍ경기고양 방송영상밸리ㆍ고양일산 테크노밸리ㆍ킨텍스ㆍ아람누리ㆍ어울림누리ㆍ빛마루ㆍ아쿠아스튜디오 등 기존 인프라와도 연계해, 마치 고양시 전체를 한예종 캠퍼스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CJ 라이브시티 조감도

더불어 CJ라이브시티-고양시-한예종 간 협약을 통해 고용보장형 계약학과를 개설, 한예종 졸업생들의 일자리 창출을 지원할 것이다. 고양시는 산업과 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 모델을 창출하고, 한예종은 세계적 문화산업 내 영향력을 확산하는 상생 방안을 모색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고양시 시립예술단 차원의 한예종 예술단(한예종 오케스트라ㆍ한예종발레단 등)을 창단해 산학협력으로 공동 운영하고, 고양아람누리ㆍ고양어울림누리를 한예종 학생발표ㆍ교수연주회ㆍ페스티벌 등을 위한 전시장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고양문화재단 주요 공연ㆍ전시사업, 고양국제꽃박람회, 호수국제예술제, 행주문화제 등 고양시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한예종과 함께 진행해 교수와 학생들이 참여할 기회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CJ라이브시티 진행은 어디까지 왔으며 한예종 유치와 어떤 연관성을 갖는가?

건축설계가 거의 완성이 돼가는 단계이며, 한 4월 정도면 아마 설계가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 착공은 올해 말에 시작이 될 예정이다. 1만 8,000석 규모의 공연장과 테마파크, 상업시설 등을 지어 관광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며, 라이브 공연 관람과 영화ㆍ드라마 제작 현장 체험 등 다양한 콘텐츠 공간을 통해 향후 국내 콘텐츠 산업을 이끌어 갈 인재를 함께 육성할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인터뷰에 답변 중인 이재준 고양시장 ⓒ김재성 작가

한예종 학생들의 멋진 공연과 작품이 CJ라이브시티를 통해 국외 라이브로 송출된다면,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에 우리 예술을 알릴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예종 유치 노력에 있어, 앞으로 예상되는 문제점들과 해결책은?

한예종은 1992년 개교 이래 30년간이나 서울에서 자리 잡았던 만큼, 고양시 이전할 경우 발생할 ‘교통 불편’이나 ‘인지도 하락’에 대한 걱정은 충분히 이해할만하다. 고양시는 이 점들에 중점을 두고 다양한 해결책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부지 인근에는 3호선 주엽역·대화역이 직선거리로 약 2.4km 내에 있고, M버스·공항버스 등 인근 중앙로 중심의 다양한 버스 노선들도 준비 중이다. 킨텍스 IC를 통한 자동차 전용 도로로 제2자유로 진입도 편리한 위치에 있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말 발표된 광역교통개선대책에 고양시의 요구들이 대거 반영되면서, 한예종 부지 인근과 서울과의 교통 접근성이 월등히 개선될 전망이다. 기존 GTX-A노선 고양시 구간 정차역인 대곡역 · 킨텍스역 등 2곳에 이번 창릉역 신설까지 확정되면서, 고양시 내 정차역이 총 3곳을 확보하게 됐다. 경의선과 3호선 2개의 철도밖에 없었던 고양시가, 이제 5개 철도가 더 생기면서 총 7개의 철도망을 갖게 된 것이다.

서울 밖 이전으로 인지도 하락을 걱정하는 것은 국내 유일한 국립종합예술대학으로서 한국 예술의 대가들을 양성해내며 이미 국제적 위상이 높은 한예종에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생각한다. 고양시에는 앞서 언급한 인근의 CJ라이브시티ㆍ방송영상밸리ㆍ테크노밸리뿐만이 아니라 문화ㆍ관광ㆍ컨벤션ㆍ전시를 통해 한예종과 문화창조융합벨트를 조성해나갈 킨텍스 제3전시장, 수중ㆍ특수촬영장으로 특화해 기생충 등 매년 20여 편 이상의 영화들을 제작하고 있는 아쿠아특수촬영스튜디오, 그리고 이곳을 중심으로 공동제작센터ㆍ입주기업 및 R&Dㆍ실내스튜디오가 들어서는 오금동의 방송영상산업 인프라 ‘고양 영상문화단지’도 조성 추진 중이다. 

최근 문화예술계는 첨단기술을 이용해 전통적 창작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방식의 예술을 창출해내는 큰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한예종은 이 변화의 선봉에서, 고양시의 다양한 방송ㆍ문화ㆍ영상 인프라들을 활용해 대한민국 예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위대한 임무를 수행해낼 수 있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학교 내 여론은 송파 쪽으로 많이 기울고 있다는데 전략적으로 어떻게 설득을 할 것인지? 

현재 고양시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서울시 송파구이다. 하지만 송파구 방이동 후보지는 현재 그린벨트로 묶여 있기 때문에 이전이 쉽지 않아 보인다. 학생ㆍ교직원ㆍ학부모 등 한예종 구성원의 90% 이상이 서울 송파구로 이전을 희망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는 익히 들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송파구로 이전을 원한다고 하더라도 이전지 결정권을 가진 문체부가 서울시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 판단된다. 

예술은 틀 안에서 머무르지 않는 것으로 생각한다. 한정된 공간, 현재 익숙한 시스템인 구체제(舊體制)를 탈피하고 시간ㆍ공간의 제약을 벗어날 때이다. 공중파 방송보다 유튜브 하나의 파급력이 더 큰 세상이다. 과거의 기능에 갇혀있기보다 새로운 흐름을 고양시와 함께 선도하길 제안하는 바이다.

올해 특례시가 된 고양시의 확장된 문화정책의 방향은?

고양시는 ‘시민을 배려하며 시민과 연대하는 문화예술, 함께 갑시다’라는 슬로건을 차용, 이기주의를 버리고 배려와 연대

▲이재준 고양시장 ⓒ김재성 작가

를 통해 시민과 지역예술인이 함께하는 차별화된 문화정책을 모색 중이다. 찾아가는 문화서비스를 통해 문화예술이 문화 소외계층을 배려하고, 시민들과도 연대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정책들을 발굴해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지난 12월 9일 고양시가 인구 100만 특례시로 지정되면서, 특례시에 걸맞은 새로운 문화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고양시 지역문화진흥시행계획’을 수립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고양시는 시민과 예술인이 함께 만들어가는 품격 있는 문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경기도의 문화를 선도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현재 수원에 있는 경기문화재단이 오는 2024년 즈음 고양시로 이전된다. 균형발전을 위한 결정으로, 이를 통해 경기북부는 명실상부한 문화ㆍ관광ㆍ교육의 허브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고양시민의 문화 감수성을 높이고 지역예술인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문화공간조성’도 추진 중이다. 고양어울림누리에는 고양시민들이 만들어가는 ‘생활문화센터’를, 일산호수공원 안에는 600년 기념전시관을 리모델링해 예술창작공간인 ‘종합문화예술창작소’로 재탄생시킬 것이다. 

더불어 2022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아람미술관 미술 플랫폼 구축 사업’을 병행, 총 50억(시비 35억, 도비 15억) 예산을 들여 고양아람누리 내 임대공간을 리모델링 예정. 고양시가 제공하는 문화공간에서, 시민들이 다채로운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코로나19로 많은 문화예술 활동이 제약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한 대응책들은?

고양시에는 참 많은 예술인이 거주하고 있다. 이분들이 참여하는 예술을 만들자고 기획했다. 지역 예술인들의 공연, 전시, 창작과 시민들의 예술 활동 등이 크게 위축됐다. 특히 지난해부터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인해 대다수의 공연이 취소 위기에 놓였다. 이에 고양시는 공연을 취소하는 대신, 그 공연을 (영상) 콘텐츠로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도록 도왔다. 

‘문화가 있는 삶’을 누릴 기회가 대부분 차단되고 있는 매우 답답한 상황이다. 시민들의 문화 접근성을 높이고 동시에 코로나 블루(우울증)도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굴, 고양문화재단ㆍ고양시립합창단ㆍ고양예총 등이 참여하는 비대면 ‘집콕 콘서트 영상제작’, ‘안심그늘쉼터 공연지원’, ‘거리 버스킹’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생계가 위기에 처한 예술인들을 돕기 위해 지역예술인긴급지원 활동사업인 ‘고양예술은행’을 시행. 1인당 100만 원씩 200명에게 총 2억 원을 지원해, 지역문화예술 생태계를 복원ㆍ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힘든 시기이지만, 이렇게 힘든 상황일수록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문화예술의 가치는 더욱 소중해지고 있다. 좋은 음악을 듣거나 좋은 그림을 보는 행위를 통해 우리는 코로나19로 고통 받는 마음에 쉼과 치유를 제공할 수 있고, 이러한 것들이 진정한 의미의 코로나19 극복이 아닐까 생각한다.

고양시에는 유명한 축제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역대표 축제 활성화에 대한 방안은?

코로나19 확산 예방 차원에서 고양시 대표축제를 취소해나가고 있는 중에도, ‘고양행주문화제’와 ‘고양호수예술축제’가 경기관광특성화축제 및 경기도 지역대표 공연예술제로 선정되는 성과를 냈다. ‘고양행주문화제’와 ‘고양호수예술축제’는 우리 고양시의 훌륭한 지역축제로써, 여기에 지역역사를 스토리텔링해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고양시에는 문종의 딸이자 단종의 누이였던 경혜공주가 세조(수양대군/1453)의 ‘계유정난’으로 노비가 되고, 자녀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비구니가 되어 외롭게 살다 대자동(산29)에 묻힌 슬픈 역사가 존재한다. 이러한 지역에 얽힌 역사를,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발굴해나가면 어떨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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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호수예술축제-고양드림온택트스테이지, 인형극단 ‘아토’ 공연 모습

또한, 고양시정연구원에 연구 의뢰한 ‘고양시 대표축제 활성화 및 축제산업 육성 방안’의 결과를 토대로 지속 가능한 문화일자리를 창출하고, 축제의 관광화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도 도모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고양행주문화제는 ‘행주투석전과 뮤지컬 행주대첩’을 대표콘텐츠로 특화했고, 고양호수예술축제는 예술과 지역문화자원을 스토리텔링 콘텐츠로 제작해 특화해 나갈 예정이다. 고양시하면 떠오를 수 있는 다양한 축제를 개발하고 이들이 지역경제를 위한 수익과도 연결될 수 있는, 또 하나의 도시브랜드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시립미술관 건립에 시민들 요구가 큰 걸로 안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현재 고양시는 아람미술관을 확장해 시립미술관의 기능을 충족시키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지하 1층 아람미술관과 더불어 지하 2ㆍ3층 전체 공간을 활용할 예정이다. 또한 민간 커피숍, 식당 등 민간 임대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해받이터 역시 계약 기간이 끝나는 대로 순차적으로 공간을 확보해 활용할 방침이다. 더불어 소장품 구매와 수집 확대를 통한 전시 확대 및 지역예술가 연계, 기탁과 대여 등으로 미술관이 활성화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아람미술관 활성화와 별개로, 시립미술관 건립은 민선 7기의 약속이니 더욱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 

평상시 문화생활은 어느 정도 하는지?

자주 가진 못하지만, 초대권이 아닌 직접 구매한 티켓으로 관람한다. 시장이나 단체장들이 가면 으레 티켓을 받거나 초대권으로 보러 오는 줄 아시는데, 나는 초대권을 받아서 간 적은 없다. 

고양시는 초대권을 발행하지 말라고 전했다. 시장 질서와도 맞지 않을뿐더러, 만약 초대권이 나온다면 꼭 필요하신 분들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주 공연장ㆍ전시장을 찾긴 어렵지만, 우리 고양시에서 하는 공연 1년에 2~3번은 관람하려 노력한다.

▲아람미술관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

한 달에 2~3번은 가주셔야 할 것 같다. 작은 공연, 전시도 봐주십사 말씀드린다.(웃음) 고양문화재단에서도 좋은 공연과 전시를 많이 선보이고 있는데, 행사의 내용과 수준 향상을 위한 예산 확장 계획은 없는지?

고양시는 1년에 150억 원에서 200억 원 정도를 지원하려 한다. 다만, 작년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적자 폭이 커서 운용에 어려움이 있었다. 앞으로도 시는 고양문화재단과 고양문화원 등에 사업비를 지원하고 공모사업을 통해 지역 예술단체가 활동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해, 시민에게 다양한 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하겠다.

 

 

고양시에 많은 숙제가 던져진 것 같다. 앞으로의 포부는?

108만 고양시민들의 다양한 문화 욕구를 소화하기 위해 시민과 지역예술인 및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소통을 통해 고양 특례시에 부합하는 문화도시를 만들어가겠다. 

우선 고양시가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전통 문화유산을 보존·활용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문화유산의 보수·정비를 통해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것은 물론, 기존의 것을 새롭게 해석해 활기를 불어넣어 전통과 현대예술이 공존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을 모색해나갈 계획이다.

고양시 상징건축물로 지정된 ‘김대중 대통령 사저’, ‘백마 화사랑’ 등을 ‘평화와 인권정신’을 확산시킬 수 있는 인문학 중심의 문화체험공간으로 활성화해나가고, 북한산성의 경우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정을 위한 ‘잠정목록 등록’을 추진 예정이다.

고양시는 올해 착공하는 일산 테크노밸리를 비롯한 굵직한 자족 사업들과 촘촘한 교통망을 특례시라는 보다 넓은 도화지에 펼쳐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한예종 유치와 더불어 다양한 문화정책들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지속 가능한 문화 일자리를 만들고, 시민들에게 환영받는 진정한 문화도시 브랜드를 창출해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첨단자족도시 고양 특례시’를 이룩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이재준 고양시장 ⓒ김재성 작가
▲이재준 고양시장 ⓒ김재성 작가

고양시민들에게 문화예술을 어떻게 잘 즐길 수 있을지 한 말씀 해달라.

이제는 보는 예술이 아니라 함께 참여하는 예술로 변화하고 있다. 그동안 문화 인프라가 서울에 집중되어 갈증과 아쉬움을 느꼈던 시민들을 만족시키고자, 앞으로 고양시는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나 활동을 유치하도록 노력할 터이니 많은 참여와 관심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