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뷰]뮤지컬 ‘시카고’ 클래식과 새로움의 공존…“처음은 있어도 한번은 없다”
[현장리뷰]뮤지컬 ‘시카고’ 클래식과 새로움의 공존…“처음은 있어도 한번은 없다”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1.04.06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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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18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클래식과 새로움이 공존하는 뮤지컬 <시카고>의 막이 올랐다. 올해로 21주년을 맞은 <시카고> 한국 프로덕션은 작품의 살아있는 역사 최정원, 김경선, 김영주, 아이비 등과 윤공주, 민경아, 티파니 영, 박건형, 최재림 등 새로운 배우들이 합류해 더욱 새로운 무대를 꾸민다. 

▲2021 뮤지컬 ‘시카고’ 공연 모습, 벨마 켈리 役 최정원(제공=신시컴퍼니)
▲2021 뮤지컬 ‘시카고’ 공연 모습, 벨마 켈리 役 최정원(제공=신시컴퍼니)

6일 오후 서울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뮤지컬 ‘시카고’ 프레스콜이 열려 하이라이트 시연과 함께 배우들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프레스콜에는 벨마 켈리 역의 최정원, 윤공주, 록시 하트 역의 아이비, 티파니 영, 민경아, 빌리 플린 역의 박건형, 최재림, 마마 모튼 역의 김영주 김경선이 참석했다. 

이날 무대 대표곡 ‘All That Jazz(올 댓 재즈)’를 비롯해 ‘All I Care About(올 아이 케어 어바웃)’, ‘Roxie(록시)’, ‘We Both Reached For the Gun(위 보스 리치 포 더 건)’, ‘Hot Honey Rag(핫 허니 랙)’ 등 총 5곡이 시연됐다. 

뮤지컬 ‘시카고’는 1920년대 격동기 미국, 그 중에서도 농염한 재즈 선율과 갱 문화가 발달한 시카고를 배경으로 ‘관능적 유혹과 살인’이라는 테마로 당시 부정부패가 난무한 사법부를 풍자한 작품이다. 미국의 쿡카운티 교도소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공연은 남편과 여동생의 불륜 현장을 목격하고 충격에 빠지는 열정의 디바 벨마 켈리와 애인에게 배신당하는 섹시한 매력의 록시 하트의 드라마틱한 사연으로 전개된다. 

이 작품이 한국에 첫 선을 보인 것은 지금으로부터 21년 전, 2000년 12월 8일이었다. 라이선스 프로덕션으로 한국에 런칭된 뮤지컬 <시카고>는 2007년부터 레플리카 프로덕션(오리지널 프로덕션과 동일한 형태의 공연)으로 공연됐으며, 지난 20년간 15시즌을 거치며 누적 공연 1,146회, 평균 객석점유율 90%를 기록한 스테디셀러다.

▲2021 뮤지컬 ‘시카고’ 공연 모습, 벨마 켈리 役 최정원(제공=신시컴퍼니)

하이라이트 시연 첫 주자로 나서 <시카고>의 대표 넘버 ‘All That Jazz’를 선보인 벨마 켈리 역의 최정원은 전 시즌을 함께한 만큼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21년 째 <시카고>와 함께하고 있는데, 아직도 리프트를 타고 무대에 등장하는 그 순간이 긴장되고 설렌다. 풍자와 해학, 블랙 코미디를 이해해주시는 관객들이 있어야만 온전히 완성될 수 있는 작품이다”라며 “<시카고> 무대에 설 수 없는 때가 온다면 더 이상 살아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 오랫동한 함께할 수 있다면 뭐든지 도전할 각오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자리의)다섯 명의 여배우들이 록시 하트를 했고, 하고 있다. 록시를 거쳐 벨마가 된 저와 윤공주 배우의 경우처럼, 지금은 록시지만 언젠간 벨마로 만날 수 있는 배우들이다. 계속해서 지켜봐달라”라고 당부의 말을 덧붙였다. 

▲2021 뮤지컬 ‘시카고’ 공연 모습, (왼쪽부터)마마모튼 役 김경선, 벨마 켈리 役 윤공주(제공=신시컴퍼니)

2012년 이후 9년 만에 록시 하트에서 벨마 켈리로 돌아온 윤공주는 “연습하는 내내 <시카고>의 매력을 맘껏 느낄 수 있어 즐거웠다”라며 “9년 전 록시 하트 역을 맡았던 건 지금의 벨마 켈리를 위한 과정이 아니었다 싶다. 그때의 경험이 지금 작품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라고 밝혔다. 

▲2021 뮤지컬 ‘시카고’ 공연 모습, 록시 하트 役 아이비(제공=신시컴퍼니)

첫 주연작이었던 <시카고>와 다섯 번째 함께하는 아이비는 “이렇게 멋진 작품에 계속 참여할 수 있다는 자체로 저는 행운아”라며 “하면 할수록 부담이 되지만,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 시즌이 계속될수록 이전에는 보여드리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이번에도 더 나은 모습으로 관객들과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는 각오를 전했다. 

▲2021 뮤지컬 ‘시카고’ 공연 모습, (왼쪽부터)벨마 켈리 役 윤공주, 록시 하트 役 민경아(제공=신시컴퍼니)

민경아는 “서른에 만난 <시카고>는 저에게 조금 더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배우 인생에 있어서 큰 변화와 성장의 계기가 되어준 이 작품과 역할에 감사하다”라며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그만큼 치열하게 준비했다. 노력한 만큼 좋은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페임' 이후 10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서게 된 그룹 ‘소녀시대’ 멤버이자 가수 티파니 영은 “꿈에 그리던 역할로 무대에 서게 된 것이 아직도 꿈만 같다. (소녀시대) 멤버들도 ‘너의 꿈이었잖아’라며 축하와 응원을 건넸다”라며 “연습하는 동안 스토리텔링에 집중하는 능력을 배우게 됐다. 록시의 솔직한 매력에 욕심내며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 표현하려 했다”라고 말했다. 

▲2021 뮤지컬 ‘시카고’ 공연 모습, 록시 하트 役 티파니 영(제공=신시컴퍼니)

걸그룹 활동을 하다가 어떻게 뮤지컬을 하게 됐느냐는 질문에 티파니 영은 “저는 아직 걸그룹”이라고 답했다. 그는 “장르를 억지로 나누는 것이 오히려 더 부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어느 한 분야에 갇히지 않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연기, 춤, 노래’를 다 잘 하는 것이 목표다. 앞으로도 그 목표를 위해 가수로서 그리고 뮤지컬 배우로서 열심히 활동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마마 모튼 역의 김경선 역시 2007년 이후 지금까지 한 시즌도 빼놓지 않고 참여하고 있다. 김경선은 “주위에선 ‘이제 자다 깨서도 할 정도가 아니냐’라는 말을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오랜 시간 함께해온 만큼 <시카고>가 정말 소중하기 때문에 그 어떤 무대보다 떨리고 매번 간절하다”라며 “<시카고>는 ‘김경선’이라는 배우의 이름을 알리게 해준 작품이고, 배우 인생에서 가장 큰 역할을 맡게 해준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2021 뮤지컬 ‘시카고’ 공연 모습, 마마 모튼 役 김경선(제공=신시컴퍼니)

이어 “전 세계 최연소 마마로 시작해, 이제는 마마의 나이에 가까워지고 있다”라며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약 1년 만에 무대에 섰는데, 첫 공연 날 관객들의 뜨거운 응원을 마주하고는 울컥했다. 소중한 감동을 잊지 않고 끝까지 열심히 공연하겠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2021 뮤지컬 ‘시카고’ 공연 모습, 마마 모튼 役 김영주(제공=신시컴퍼니)

함께 마마 모튼을 연기하는 김영주는 “지금 무대 위의 배우들이 증명하듯, <시카고>는 처음 하는 배우는 있어도 한 번만 하는 배우는 없다. 저 또한 ‘무죄’를 외치던 카탈린 후냑이었고, 그 이후 2018년에 다시 마마를 만나게 됐다”라며 “<시카고>는 위대한 작품이다. 하는 내내 긴장을 늦출 수 없고, 그만큼 최선을 다해 연습했다. 캐스트 별로 전부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라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2021 뮤지컬 ‘시카고’ 공연 모습, (왼쪽부터) 록시 하트 役 아이비, 빌리 플린 役 박건형(제공=신시컴퍼니)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박건형은 “(<시카고>를 위해) 20년을 기다려왔다”라며 “검은 의상을 입고 출연한 게 조로 이후로 처음인데 너무 기대된다. 피, 땀 눈물이 가득 담긴 연습이 공연으로 빛을 발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역대 최연소 '빌리 플린'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최재림은 스스로를 ‘복화술의 달인’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그는 극 중 복화술로 기자들을 속이는 넘버 ‘We Both Reached For the Gun’를 통해 록시 하트 역의 민경아와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다. 

▲2021 뮤지컬 ‘시카고’ 공연 모습, 빌리 플린 役 최재림(제공=신시컴퍼니)

최재림은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드레스 리허설을 너무 많이 해서 첫 공연을 끝낸 기분으로 첫 공연을 했다”라며 “좋은 앙상블 합을 가진 팀원들과 함께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뮤지컬 ‘시카고’는 오는 4월 2일부터 7월 18일까지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