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곤 개인전 《봄:애(봄:愛)》…화폭에 펼쳐진 봄의 목련
김형곤 개인전 《봄:애(봄:愛)》…화폭에 펼쳐진 봄의 목련
  • 이민훈 기자
  • 승인 2021.04.13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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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겨울 양구 작업실에서 작업한 정물 작품 12점 출품
고전과 현대, 정신성과 물성을 동시에 간직한 화풍

하얀 목련꽃의 서정을 전하는 김형곤의 열세 번째 개인전 《봄:애(봄:愛)》가 리서울갤러리에서 다음 달 1일까지 열린다.

김형곤 작가는 학부시절 동양화를 전공하고, 미국 유학 중 전통 서양화 기법을 연구했다. 이 때문에 그의 작품에는 고전과 현대, 정신성과 물성이 동시에 스며들어 있다. 이러한 독특하고 기품있는 화풍으로 주목받는 작가다.

마음의 기억-백목련 No.21-1(Memory in Heart-White Magnolia)_116.8x72.7x4cm_Oil on Canvas_2021 (사진=리서울갤러리)

이번 전시는 목련을 주요 소재로 사용한 김형곤의 그림을 볼 수 있다. 목련은 봄의 첫 소식을 전해주는 꽃이자, 아련한 추억과 순수한 감정을 환기하는 꽃이기도 하다. 김형곤은 작가노트에서 목련에 대해 “겨우내 말랐던 줄기에서 피어나는 꽃이 선명해지고 밝아지는 빛깔의 향연(饗宴)”이라고 표현했다.

김 작가는 2018년부터 강원도 양구 박수근 미술관 내 작업실을 마련해 작업을 이어왔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그의 작품은 푸른 바다와 하늘을 배경으로 피어난 백목련으로 채워졌다. 특유의 고전주의적 정물 작품들이다.

마음의 기억-백목련 No.21-3(Memory in Heart-White Magnolia)_60x180x4cm_Oil on Canvas_2021 (사진=리서울갤러리)

이태호 미술사학자는 김형곤의 작품에 대해 ‘여느 유럽 미술관 17~19세기 회화실에 걸려있을 법한 느낌을 준다’고 표현했다. "어둠에 빛이 드리워지며 형상을 드러내는 이미지의 표현 방식이 그러한 느낌을 자아낸다"고 설명하고 "인물화는 17세기 네덜란드 렘브란트 시대 바로크풍을, 여성누드는 앵그르화법을 연상케하는 19세기 프랑스 신고전주의 화풍을, 꽃이나 풍경화 일부에선 인상주의풍도 엿보인다"고 평했다.

마음의 기억-양구사과 No.21-4(Memory in Heart-Yanggu apple)_40x120x5cm_Oil on Canvas_2021 (사진=리서울갤러리)

또한, 김형곤의 독특한 화풍은 김형곤의 이력에서 왔을 것이라 말한다. 김형곤은 한국에서 수묵화를 전공하고, 복원기술사의 꿈을 안고 시카고에 가서 서양미술사의 전형적인 아카데미즘 화법을 배웠다. 이 비평가는 작가의 이력에 사실주의 전통교육이 유지된 샌프란시스코와 인연을 적절히 맺은 셈이자, 김형곤의 취향과 알맞은 선택이었다는 견해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