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개최…“오페라에서 찾는 여성의 삶”
제12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개최…“오페라에서 찾는 여성의 삶”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1.04.20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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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5.7~5.30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5.28~6.6
국립극장 달오름 5.13~5.16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지난해 팬데믹으로 인해 정상 개최에 어려움을 겪었던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이 오페라계의 활성화를 기대하며 관객들과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대한민국오페라·발레축제추진단(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조직위원장 조장남)이 주최하고 예술의전당(사장 유인택)이 후원하는 제12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은 오는 5월 7일(금)부터 6월 6일(일)까지 예술의전당과 국립극장에서 개최된다. 

▲오페라 ‘아이다’(시드니오페라하우스)(제공=글로리아오페라단)
▲오페라 ‘아이다’(시드니오페라하우스)(제공=글로리아오페라단)

2010년부터 매해 꾸준히 관객과 만나고 있는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은 작년 팬데믹으로 인해 3개의 공연만 무대에 오르는 어려운 시기를 지냈다. 올해는 다시 고전으로 돌아가 오페라 본연의 예술성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오페라극장에서 세 편의 이태리 정통 그랜드 오페라로 축제의 문을 열고, 원작을 재해석한 소극장 오페라 두 편, 국립오페라단의 신작 한 편이 준비되어 있다. 

오페라극장에서는 글로리아오페라단의 <아이다>, 노블아트오페라단의 <토스카>, 라벨라오페라단의 <안나 볼레나>, 자유소극장에서는 순연되었던 디아뜨소사이어티의 <The Telephone & The Medium>(전화&영매)와 코리아아르츠그룹의 체질 오페라 <남몰래 흘리는 눈물>이 무대를 준비한다. 국립극장 달오름에서는 국립오페라단의 신작 서정오페라 <브람스...>가 관객을 만난다.

이들의 여섯 작품은 모두 여성의 삶을 모티브로 한다. 사랑 앞에서 비극적인 죽음으로 삶을 마감하는 <아이다>, <토스카>, <안나 볼레나>.

전화 중독증에 걸린 현시대의 여성을 그린 <전화>와 영혼을 부르는 영매(靈媒), 마담 플로라의 이야기를 다룬 <영매>. 두 남자의 사랑 속에서 진정한 사랑을 찾는 아디나의 이야기 <남몰래 흘리는 눈물>. 슈만의 아내이자 브람스의 스승으로 두 사람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클라라 슈만 <서정오페라-브람스...>까지. 여성의 비극적인 삶을 다룬 그랜드 오페라 세 편과, 여성의 삶을 가볍게 풀어낸 소극장 오페라 두 편. 그리고 클라라 슈만을 향한 브람스의 애절한 사랑이야기까지 제12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다.

▲오페라 ‘토스카’(제공=국립오페라단)
▲오페라 ‘토스카’(제공=국립오페라단)

[오페라극장] 여성의 비극적 삶을 다룬 그랜드오페라 3편

이집트장군 라다메스를 사랑하여 그를 따라 자결을 선택한 에티오피아공주 ‘아이다’, 다른 여자를 위해 목숨을 바친 남자를 위해 기도를 올리는 <아이다>의 이집트공주 ‘암네리스’, 연인의 충격적인 죽음을 따라 자살을 택한 프리마돈나 ‘토스카’, 천 일 동안 지킨 왕비 자리를 끝내 포기하지 않고 죽음을 맞이한 <안나 볼레나>의 ‘앤 불린’.

이들은 모두 자신의 의지로 비극적 결말을 맞이한다. 사랑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며 운명에 굴복하는 그녀들의 이야기는,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라는 거대한 운명에 맞서있는 오늘날 우리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아이다>
전형적인 오페라 세리아인 베르디의 <아이다>는 사실적인 묘사와 장중한 음악으로 아이다, 암네리스, 라다메스 세 남녀의 갈등을 고조시킨다. 극의 초반에는 전쟁의 승리를 기원하는 대규모 합창과, 개선 행진 장면으로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였다면 3막과 4막에서는 세 남녀의 심리적 갈등을 묘사하는 음악의 백미를 느껴볼 수 있다.
이번 무대는 스폴레토 메노티극장 상임지휘자이며, 페루지아 국립음악원 교수인 이태리 정통 오페라 전문 지휘자 ‘카를로 팔레스키(Carlo Palleschi)’ 그리고 이탈리아 ASSISI 시립극장에서 나비부인 연출로 데뷔한 연출가 ‘최이순’의 합작으로 정통 오페라를 갈망하던 관객들에게 감동의 무대를 선사할 것이다.

<토스카>
푸치니의 3대 오페라 중 하나인 <토스카>는 프랑스 대혁명 이후 나폴레옹 전쟁 시대의 로마를 배경으로 한 사실주의 오페라로 단 하루 동안의 이야기를 간결하면서도 효과적인 음악으로 풀어내었다. 고문, 살인, 자살, 배반 등을 그대로 보여주며 극적인 요소가 가득하다. 토스카(프리마돈나) 역에 독일 프라이부르크 극장 주역 가수 소프라노 김라희, 카바라도시(화가) 역에 뉴욕 메트로폴리탄 주역 테너 신상근 등 최정상의 출연진들의 드라마틱한 아리아를 통해 치정과 격정의 드라마를 만나볼 수 있다.

▲오페라 ‘안나 볼레라’ (제공=라벨라오페라단)
▲오페라 ‘안나 볼레라’ (제공=라벨라오페라단)

<안나 볼레나>
벨칸토 오페라의 대명사, 도니제티의 <안나 볼레나>는 소위 ‘여왕 3부작’으로 불리는 <안나 볼레나>, <마리아 스투아르다>, <로베르토 데브뢰>의 첫 번째 시리즈로 화려한 기교와 음색이 요구된다. 라벨라오페라단은 국내에서 첫 여왕 리즈를 실현하며 지난 2015년 <안나 볼레나>, 2019년 <마리아 스투아르다>를 초연한 바 있다. 이후 한층 업그레이드된 무대와 의상으로 2021년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무대에 <안나 볼레나>를 다시 선보인다. 비운의 여주인공 ‘안나볼레나’ 역에 소프라노 오희진, 이다미, 헨리8세 ‘엔리코’는 베이스바리톤 김대영 양석진이 맡아, 서정적인 아름다움과 드라마틱한 격정의 음악이 끊임없이 교차하여 관객의 심금을 울린 초연 때의 감동을 다시 느껴보고자 한다. 

[자유소극장] 원작을 재해석한 관객친화형 소극장 오페라 2편

<The Telephone & The Medium> (전화 & 영매)

▲오페라 ‘영매’ (제공=디아뜨소사이어티)
▲오페라 ‘영매’ (제공=디아뜨소사이어티)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의 첫 현대 오페라, 잔 카를로 메노티 <The Telephone(전화)> & <The Medium(영매)> 두 편이 한 무대에 오른다. 메노티는 이탈리아 사실주의적 음악관에 영향을 받은 미국 작곡가로 흥미 있는 소재로 직접 대본을 썼다. TV 매체를 위한 방송용 오페라를 작곡한 메노티는 관객과의 대면 방식이 아닌 TV 송출이라는 비대면 오페라의 시초이기도 하다. 이번 무대에서는 전화 중독증으로 인해 우리의 단절된 대화, 소외의 양상을 표현하지만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소재를 가볍고 재밌게 잘 풀어낸 <전화>와 남을 기만하려다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는 마담 플로라 <영매>를 2부 구성으로 선보인다. 공연의 부제인 “제3의 매체”는 ‘전화’와 ‘심령현상’ 그리고 ‘예술작품’을 말한다. 

전자 바이올린을 활용하여, 원작의 여러 악기의 캐릭터를 표현한 이번 무대는 “제3의 미디어”, 곧 악기와 테크놀로지의 연결을 시도한 현대 오페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점이 주목할 만하다. 

체질 오페라 <남몰래 흘리는 눈물>

▲오페라 ‘남몰래 흘리는 눈물’ (제공=코리아아르츠그룹)
▲오페라 ‘남몰래 흘리는 눈물’ (제공=코리아아르츠그룹)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의 폐막작으로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을 각색한 체질 오페라 <남몰래 흘리는 눈물>이 자유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서양의 오페라가 동양의 사상체질과 만나, 체질과 기질이라는 선천적 요소를 기반으로 작품 속 인물들을 21세기 서울의 무대로 옮겨와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한다. 더욱이 이번 무대는 레치타티보뿐 아니라, 아리아까지 모두 한국어로 풀어내어 100% 우리말 오페라이다.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이 지니는 유머러스함과 밝은 에너지를 부각시키면서도 연극적 요소를 가미한 이번 무대는 오페라 초심자들도 모두 즐길 수 있는 유쾌한 무대를 선사한다. 

[국립극장 달오름] 국립오페라단의 또 하나의 새 오페라, 

서정오페라 <브람스...>
2020년 창작오페라 <레드 슈즈>로 큰 반향을 일으킨 국립오페라단이 또 하나의 새 오페라, 서정오페라 <브람스...>를 국립극장 달오름에서 선보인다. 서정오페라 <브람스...>는 요하네스 브람스의 생애를 바탕으로 슈만과 클라라 슈만 사이에서의 필연적인 인연, 영혼을 뒤흔든 숙명적 사랑을 다룬다. 젊은 작곡가 전예은이 작.편곡을 맡아 <레드 슈즈>에 이어 다양한 시도를 선보일 예정이다. 

브람스의 낭만적인 선율이 서정적인 오페라로 재탄생할 서정오페라 <브람스...>는 <레드 슈즈>에 이은 페스티벌의 두 번째 초연작으로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의 위상을 더욱 높일 것이다.

공연장의 생활 속 거리두기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은 예술의전당과 함께 안전한 관람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공연장 감염예방수칙을 준수하며 페스티벌을 준비하고 있다. 관객은 객석 및 공연장 시설 내에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로비로 입장 시 열화상 카메라 체온 측정이 의무화되어, 발열 기준 37.5℃ 이상은 공연장 내부 출입이 제한된다. 또한 건강 상태와 해외 방문 여부를 확인하는 관객 질문서를 작성하고 손 소독을 거쳐야 객석에 입장할 수 있다. 객석 내 거리두기를 위해 동반자 외 한 칸 띄어 앉기 매표를 실시하며, 거리두기 단계별 지침을 준수하여 매표 방식을 운영할 예정이다. 관객이 이와 같은 공연장 이용 방법을 숙지하고 방문할 수 있도록 공식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이용수칙을 안내하고 있다.

조장남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조직위원장은 “올해도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을 기다리는 오페라 애호가분들을 위해 오페라극장에서는 정통 오페라의 멋과 향기를 통해 관객과 소통하고, 자유소극장에서는 출연자들이 관객들과 가까이 호흡할 것”이라고 굳은 의지를 밝혔다. 

입장권은 오페라극장-1만원~20만원/ 자유소극장-5만원~7만원/ 국립극장 달오름-3만원~7만원이고, 오페라페스티벌 릴레이 할인 30%., 가족패키지 25% 등 폭넓은 할인 혜택이 준비되어 있다. 자세한 내용은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홈페이지나 예매 상세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