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죽음 앞에 이방인이 될 수 없다”…댄스씨어터틱 ‘이방인들의 축제’ 귀환
“누구도 죽음 앞에 이방인이 될 수 없다”…댄스씨어터틱 ‘이방인들의 축제’ 귀환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1.04.2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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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화 된 이성에 길들여진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실존적 아픔을 다룬 작품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2018년 초연시 전일 매진을 기록한 댄스씨어터틱(예술감독 김윤규)의 <이방인들의 축제>가 3년만에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으로 ‘귀환’했다. 

▲2021 이방인들의 축제
▲2021 이방인들의 축제

<2021 이방인들의 축제_귀환>은 <이방인들의 축제-Communitas in Liminality>로 2018년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처음 무대에 오른 작품으로 초연시 14명의 비전공자 중년여성들로 구성된 춤공동체‘춤꽃마실’과 ‘삶’과 ‘죽음으로 여정’을 그려내‘이방인’을 현대인에 비춰 ‘연대의 춤’으로 확장한 작품이다. 

본래 공간을 이동하며 관객과의 교감을 확장하고자 이머시브의 구성을 기획했었으나, 아쉽게도 코로나19의 확산으로‘춤꽃마실’의 출연이 어려워져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전달에 충실한 방향으로 재구성됐다. 

댄스씨어터틱은 2018년 공연 당시 ‘춤꽃마실’의 모습을 담아 포스터를 제작하여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2021 이방인들의 축제_귀환>은 오는 24일(토) 오후7시와 25일(일) 오후4시 이틀동안 무대에 오르며, 2020년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 선정작이다

<2021 이방인들의 축제_귀환>은 벗어날 수 없는 몸의 기억으로 서서히 스스로 이방인이 되어가는 것을 자각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실존적 아픔을 그려낸 작품이다. 작품은 공허한 시의 구절과 암송하듯 울리는 허튼 가락과 축제의 전야를 깨우는 종소리로 서서히 진행되어 어느덧 ‘결혼식’과 ‘장례식’으로 이어진다. 

자리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무용수들의 모습에서, 커다란 두루마기에 자신을 감춘 사람들 틈으로 춤을 추며 다가가도 환영받지 못하는 장면에서 느껴지는 씁쓸함과 쓸쓸함은 관객도 스스로‘이방인’으로 동기화 될 수 있다. 작품의 말미에서 무용수들은 죽음을 받아들인 사람들이 서로 포용하는 ‘이방인’들의 모습을 형상화하며 삶의 온전한 주인공으로 본질을 찾아가는 여정을 보여준다. 

안무가 김윤규(b.1971)를 중심으로 춤과 삶의 공동체를 지향하는 댄스씨어터 틱 Dance Theater TIC(Truth In Creation)은 예술적 경계를 두지 않고 창작 공연과 협업을 지향하는 단체이다. 

사람을 중심으로 함께 나눌 우리의 이야기(one story, shared by all)라는 무용단의 슬로건은 인간의 삶과 우리시대의 이야기를 창작의 중심에 두고 있다. 그래서 관객에게 보여지는 춤이 되기 보다는, 읽을 수 있는 춤이 되기를 바라며, 나아가 함께 참여함으로 춤을 통한 기쁨과 자유함을 느낄 수 있기를 꿈꾸는 단체이다. 한국 전통춤의 메소드와 전통연희양식을 기반으로 우리식의 현대춤을 창작하며 현대적 무용극을 지향한다. 단절되었던 극무용의 역사를 돌아보며 고전적 드라마의 양식으로부터 끌어낸 메소드를 현대춤의 언어로 풀어내어 의미있는 동시대무용극을 만들어가고자 한다. 

또한 커뮤니티 예술에 머무르지 않고 시민의 지속가능한 예술활동을 위해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장르와 전문성, 연령과 핸디캡의 유무를 구분 없이)과 만나 워크숍과 창작활동을 진행 중이다. 한 번도 춤을 배워본 적 없는 시민 대상의 워크숍과 학교예술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동화를 바탕으로 한 어린이 춤극을 창작 중이다. 대표작으로는 <회귀선>(2016), <이방인들의 축제-Communitas in Liminality>(2018), <비극非劇-내일을 위한 우화>(2019)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