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치유, 특정 계층 아닌 모든 계층 아울러야” 예술의 가치 온라인 토론회서 한 목소리
“예술 치유, 특정 계층 아닌 모든 계층 아울러야” 예술의 가치 온라인 토론회서 한 목소리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1.04.28 18: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조 발제 김선희 교수, “빠르게 진전한 예술치유 정책에 놀라워”
김창환 단장 “공동체를 향한 사회적 움직임 볼 수 있었다”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기자] 예술이 가진 미학적‧철학적 가치를 기반으로 지금까지 깊이 탐구되지 않았던 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논의하는 온라인 포럼이 진행됐다. 28일 오후 2시 열린 ‘제1회 예술의 가치 토론회: 코로나 이후 시대, 예술을 통한 마음치유’다.

토론회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원장 김대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원장 이규석)이 함께 준비했다. 포럼은 차민경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예술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의 진행으로 시작됐다. 차 연구원은 예술의 사회적 역할과 가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장이 되길 바란다며 토론회를 열었다.

▲ 제1회 예술의 가치 토론회 유튜브 생중계 캡쳐 (사진=서울문화투데이)

오후 2시부터 2시간가량 진행된 포럼은 포스트코로나를 대비하기 이전에 지금 이 순간인 ‘위드 코로나’시기를 잘 이겨내야 한다는 색다른 통찰과 예술 치유의 다양한 사례, 각계각층의 시각이 담긴 논의점을 제안했다.

앞으로의 예술 치유는 특정 계층이 아닌 모든 계층을 아울러야 한다는 지향점에 목소리를 모으기도 했고, 관계기관과 정책적 시각 입장에선 예술 치유‧치료‧교육의 유사성과 다른 점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고민 지점을 내놓기도 했다.

기조 발제는 김선희 서울여자대학교 특수치료전문대학원 교수가 ‘위기상황에서의 예술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자신의 미술치료사 경험과 교육현장에서 쌓아온 시각으로 발제를 준비했다. 신체감각기관에 스트레스가 끼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예술치유의 역할과 필요성에 대한 고민을 꺼냈다. 김 교수는 “현재는 직접적으로 느낄 수 없지만 코로나 상황의 장기화는 트라우마적 스트레스 상황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예술치유는 예방적 차원에서 다수의 사회 구성원이 심각한 스트레스 상황까지 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 제1회 예술의 가치 토론회 유튜브 생중계 캡쳐 (사진=서울문화투데이)
▲ 제1회 예술의 가치 토론회 유튜브 생중계 캡쳐 (사진=서울문화투데이)

마음 치유에 있어서 예술이 개입해야하는 이유에 대해선 “예술은 참여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주고, 새로운 정신 활동의 자극은 뇌 신경세포에 많은 자극이 돼 스트레스 상황을 완화시킨다”는 지점과 “오감을 뛰어넘어 영적감각까지 사용하게 하는 예술의 힘은 참여자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고 얘기했다.

김 교수는 모두가 힘든 범국가적 재난 상황을 겪고 있지만, 우리는 언제든 일어설 수 있는‘회복탄력성’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덧붙여 ‘회복탄련성’에 힘을 더할 정부와 공공기관의 지원, 전문가 역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 교수 발제에 이어 김태은 차의과학대학교 미술치료대학원 교수, 서동진 서울문화재단 서울예술치유허브 매니저, 김창환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정책네트워크 단장, 김인설 가톨릭대학교 공연예술문화학과 교수가 토론을 펼쳤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인 만큼 각기 다른 시선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예술치유에 대해 논했다. 김태은 차의과학대학교 미술치료대학원 교수는 본인이 직접 진행했던 사업 ‘2020찾아가는 예술처방전’을 사례로 들었다. 이 사업은 지난해 8월에서 12월까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주관으로 시행됐다. 의료진과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 극복 힐링프로그램 키트를 제작해 5000명에게 배포한 사업이다.

사례를 통해 김태은 교수는 “우리 모두 예술가가 될 수 있는 지점을 찾아볼 수 있었다”며 “예술치유는 예술이 가지고 있는 보편성과 민주성을 기반으로 확장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코로나19 상황 속 우울감, 불안감과 더불어 돌봄부담에 대한 스트레스 지점을 언급해 팬데믹 현실을 다각적으로 통찰할 수 있게 했다.

▲ 제1회 예술의 가치 토론회 유튜브 생중계 캡쳐 (사진=서울문화투데이)

이어, 서동진 서울문화재단 서울예술치유허브 매니저는 지난 2010년 성북보건소를 리모델링해 문을 연 서울예술치유허브센터의 사업 면면을 선보이며 현장에서 시행되고 있는 예술치유의 방향과 현재를 언급했다.

서 매니저는 “예술치유는 사업 특성상 성과가 단기간에 나오지 않아 예산확보가 어렵고 사업확장에 어려움이 있다”며 고민을 드러내면서도 코로나19 확산 이후 센터가 주목한 성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예술치유프로그램이 비대면으로 진행되다 보니 참여자와 치유자 간 라포 형성이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만큼 프로그램 결석률이 낮아졌고, 익명성을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에서 나타난 좋은 반응, 또 비대면 치유 프로그램의 새로운 개발 등 눈에 띠는 성과도 나타났다”고 밝혔다.

김창환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정책네트워크 단장은 현장의 목소리를 전할 수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토론을 이끌었다. 김 단장은 “예술치유 프로그램 진행 시 시설의 의견과 시설 담당자의 이해와 협조가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데, 특정계층의 예술치유프로그램은 담당자가 참여자와 치유자 사이 매개자가 되어주기 때문”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이어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온라인-오프라인 블렌딩 상태의 환경은 치유과정을 어렵게 하는 장벽 중 하나”라며 “시설 담당자와 치유전문가들의 전문적인 역량 발전이 필요할 것”이라는 조언의 목소리를 전했다.

▲ 제1회 예술의 가치 토론회 유튜브 생중계 캡쳐 (사진=서울문화투데이)
▲ 제1회 예술의 가치 토론회 유튜브 생중계 캡쳐 (사진=서울문화투데이)

마지막으로 토론을 정리한 김인설 가톨릭대학교 공연예술문화학과 교수는 정책적 관점에서 예술치유가 전할 가치에 대해 언급했다. 김인설 교수는 “정책적 관점에 있어서는 정책의 설계, 대상 선정을 위해 예술 치료와 치유의 구분이 필요하다”며 “정책의 프레임을 다양한 방식으로 펼치고, ‘왜 예술치유여만 하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서 앞으로를 계획해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공모 중심의 정책, 치료사의 전문성에 시간을 투자하기보다 프로그램의 개방성을 고민하고, 대중의 관심을 어떻게 이끌어낼 수 있을 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

토론자들의 깊이 있는 고민과 제안을 들은 김 서울여대 특수치료전문대학원 교수는 “코로나 시대를 아우르고 있는 새로운 소통의 방식, 미술 치료 사례,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선물같은 시간”이었다며 “예술치유는 적절한 시기에 의료진의 개입이 필요한 경우도 있어, 불안한 점을 가지고 있지만, 이 또한 앞으로 잘 해결해 나갈 것이라 믿는다”며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희망을 전했다.

첫 번째 토론회를 알차게 꾸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오는 10월에 다시 한 번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예술의 가치’에 대해 논의한다. 추후 진행될 토론회 관련 정보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온라인 상으로 공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