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네시 윌리엄스 作, ‘여름 호텔을 위한 의상(Clothes for a Summer Hotel)’ 첫 국내 번역
테네시 윌리엄스 作, ‘여름 호텔을 위한 의상(Clothes for a Summer Hotel)’ 첫 국내 번역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1.04.29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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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브로드웨이 초연 40년 만에 첫 국내 번역으로 소개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 F.스코트 피츠제럴드와 아내 젤다 이야기
▲테네시 윌리엄스 저/김정학 역|곰곰나루|정가 15,000원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 등 미국 근대연극을 대표하는 작품을 쓴 희곡작가 테네시 윌리엄스(Tennessee Williams, 1911~1983)의 마지막 작품 <여름 호텔을 위한 의상(Clothes for a Summer Hotel)>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완역 출간됐다.

미국의 희곡작가 테네시 윌리엄스는 1911년 미국 남부 미시시피 주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토머스 래니어 윌리엄스 3세(Thomas Lanier Williams III). 아이오와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공부한 뒤 1944년 『유리 동물원』으로 이름을 알렸다. 1947년『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로 퓰리처상을 받았으며, 1955년 『뜨거운 양철지붕 위의 고양이』로 다시 퓰리처상을 받으면서 명실공히 유진 오닐 이후 미국 최고의 극작가로 평가받게 됐다. 『여름과 연기』(1948),『장미 문신』(1951), 『이구아나의 밤』(1961),『우유 기차는 이제 여기 멈추지 않는다』(1963), 『여름 호텔을 위한 의상』(1980) 등 30편의 희곡을 발표했다. 

1980년 초연작 <여름 호텔을 위한 의상>은 미국 현대희곡을 전공한 김정학 대구교육박물관장이 청년시절부터 40년 동안 마음에 두며 조금씩 번역해 완성한 작품이다.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 F. 스코트 피츠제럴드의 생애를 바탕으로 그의 부인인 젤다 피츠제럴드의 생애 마지막 날에 초점을 둔 2막극이다. 테네시 윌리엄스는 자신의 생애를 이 부부관계에 투영했고, 1980년 3월 26일 브로드웨이에서 자신의 마지막 연극인 이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여름 호텔을 위한 의상>은 테네시 윌리엄스의 작품 30여 편 가운데서도 가장 자전적 요소가 짙은 작품이다. 우울한 집안사(정신분열 때문에 전두엽 절제술을 받고 평생을 금치산자로 살았던 누나 로즈 윌리엄스 이야기)를, 폐쇄병동에 갇혀 삶을 버린 F. 스코트 피츠제럴드의 아내 젤다의 이야기로 환치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호세 퀸테로의 연출로 생애 첫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른 작품이며, 작가 스스로 만족하지 못해 개작한 생애 마지막 작품이다. ‘영혼극’이라는 이름처럼, 작품에는 헤밍웨이를 비롯한 많은 문인들이 그야말로 ‘유령(Ghost)’처럼 등장하는 것도 매우 이채롭다. 

작품을 번역한 김정학 관장은 “이 책은 국내에 소개되는 테네시 윌리엄스의 작품 연보에도 거의 오르지 못하고, 평단에서도 실종된 안타까운 작품”이라며 “피츠제럴드 부부의 비극적 생애가 오롯이 담긴 작품임에도 군데군데 누이인 로즈 윌리엄스의 죽음을 연상시키는 테네시 윌리엄스의 슬픈 가정사가 스며있다”라고 설명했다. 

정가 15,000원, 곰곰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