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민주화 춤꾼’ 이애주 경기아트센터 이사장 별세
[부고]‘민주화 춤꾼’ 이애주 경기아트센터 이사장 별세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1.05.1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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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예능보유자
1987년 6월 민주화 염원 독무 ‘바람맞이‘ 발표
2012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전통부문) 수상
▲이애주 경기아트센터 이사장(제공=경기아트센터)
▲이애주 경기아트센터 이사장(제공=경기아트센터)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시대의 춤꾼’으로 불린 무용가 이애주(국가무형문화재 승무 보유자) 경기아트센터 이사장이 지난 10일(월) 별세했다. 향년 74세다. 

지난해 10월경 암 진단을 받고 경기 성남시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투병해온 고인은 이날 오후 5시 20분쯤 세상을 떠났다.

초등학교 2학년 때 김보남 선생에게 입문하여 본격적으로 승무를 배우기 시작한 고(故) 이애주 보유자는 서울대학교 재학 시절 대한민국 문화공보부 주최 제7회 신인예술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일찌감치 타고난 재능과 예술성을 인정받았다. 1970년부터는 고(故) 한영숙 전 보유자에게 승무를 전수받아 1976년 승무 이수자가 됐으며, 1992년 전수교육조교(현 전승교육사)를 거쳐 1996년에 초대 보유자였던 고(故) 한영숙 전 보유자를 이어 승무 보유자로 인정됐다.

고인은 ‘민중의 춤꾼’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1987년 6월 항쟁 당시 최루탄을 맞고 쓰러진 이한열 열사의 영결식에서 ‘한풀이 춤’을 췄으며, 고문으로 숨을 거둔 박종철 열사를 위해 ‘바람맞이 춤’을 추며 넋을 위로하기도 했다. 또 1999년부터 2012년까지 맨발로 한반도의 상징적 장소를 찾아다니며 사방팔방으로 터를 벌리며 뻗어나가는 것을 의미하는 ‘터벌림’ 춤을 맨발로 췄다.

고(故) 이애주 보유자는 1982년부터 모교인 서울대학교에서 후진 양성에 힘을 쏟아왔으며, 한영숙춤보존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한평생 승무를 비롯한 우리나라 전통무용의 전승과 발전에 헌신했다. 경기아트센터 이사장으로는 2019년 9월 취임했으며, 임기는 2년으로 올해 9월 15일까지였다. 

▲2012년 이애주 보유자의 제4회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전통부문) 수상 모습

아울러 고인은 지난 2012년 본지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전통부문)을 수상했으며, 이후 심사위원으로서 영향력 있는 예술인과 신진 예술인 발굴에 기여한 바 있다. 

11일 경기아트센터 측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서울대병원 내에서 고인의 제자들이 소속된 이애주한국전통춤회가 추모 공연을 진행한다. 이어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도 추모 공연을 연다. 

12일 오후 7시에는 같은장소에서 민족춤협회가 춤으로 고인을 기린다. 사물놀이 거장 이광수와 소리꾼 장사익도 참여할 예정이다. 발인날인 13일에는 이애주한국전통춤회의 대학로 노제로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한다.

공동 장례위원장은 이재명 경기도지사,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채희완 부산대 명예교수,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 등이 맡는다. 장례집행위원회도 꾸려졌다.

빈소는 혜화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이며 조문은 11일부터 가능하다. 유족은 동생 이애경(한국무용가) 씨와 제부 임진택(판소리 명창) 씨 등이 있다. 발인은 13일 오전이다. ☎ 02-2072-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