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술관 다티스트, 《차계남》전 선보여
대구미술관 다티스트, 《차계남》전 선보여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1.06.1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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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미술관 2·3전시실, 오는 9월 26일까지
무심의 상태·수행적 행위로 쌓아올린 평면 부조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대구‧경북 중심으로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작업을 해오고 있는 중견‧원로작가를 선정해 개인전과 학술행사, 아카이브 구축을 추진하는 대구 미술관 다티스트(DArtist)프로젝트로 준비된 전시가 개최된다.

대구미술관(관장 최은주)은 지난 8일 전시의 문을 열어 오는 9월 26일까지 2021 다티스트 원로부문 차계남 작가의 개인전을 대구미술관 2, 3전시실에서 개최한다고 알렸다. 미술관은 지역미술가의 창작 의욕 고취, 대구 미술계 선순환적 생태계 조성을 선도하기 위해 올해 봄부터 대구작가시리즈 다티스트(DArtist)를 선보이고 있다.

▲차계남, 무제, 한지에 먹, 488x244x7cm, 2020(사진=대구미술관)
▲차계남, 무제, 한지에 먹, 488x244x7cm, 2020(사진=대구미술관)

이번 전시《차계남》은 대구를 기반해 왕성히 활동하고 있는 차 작가의 ‘색과 질료에 대한 작가의 철학’을 조망한다. 차계남은 대구 효성여자대학교 미술과, 일본 교토시립예술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대구가톨릭대학교 박사를 수료했다. 1980년대 초 일본 교토를 중심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기노시타 나가히로(前교토예술대학 예술학과 교수), 후쿠나가 시게키(前국립근대미술관 학예연구과장) 등으로부터 평론을 받으며 일본 화단에서 먼저 주목받기 시작했다.

차계남 작업에서 일관된 특징은 ‘소재’와 ‘색’이다. 그는 한국과 일본에서 염색 기법을 연구하며 타피스리(tapisserie)에 먼저 관심을 가졌으나, 이후 멕시코 지방 천연섬유 사이잘 마(Sisal Hemp)를 발견하고 섬유조형물 제작에 몰두했다.

차계남, 무제, 사이잘 마, 200x,950x100cm, 2000
▲차계남, 무제, 사이잘 마, 200x,950x100cm, 2000(사진=대구미술관)

이후 차계남은 한지에 붓글씨를 쓰고, 한가닥 씩 꼬아 ‘실’로 만든 뒤 평면에 붙이는 과정으로 회화와 공예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 고유의 세계를 완성했다. 한지로 만든 실은 시간 공을 들여야 완성되는 재료로써 작가만이 만들 수 있는 질감과 부피, 촉감을 창출한다.

평면의 종이를 꼬아 부피감을 만들고 그것을 쌓아 만든 ‘평면 부조’를 완성시키는 차계남은 본인의 작업 방식에 대해 “스스로 그리기에 대한 욕구를 통제하고, 무심(無心)의 상태에 들어가 수행적인 행위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라 말했다.

차계남의 작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색감은 검은색이다. 특히 인위적인 염색이 아닌 먹으로 쓴 붓글씨에 의해 탄생 된 작품 속 검은색은 작가의 예술세계에 있어서 숙명적인 동반자이자, 보이지 않는 움직임의 상징이 된다.

차계남, 무제, 한지에 먹, 244x1708x7cm, 2009
▲차계남, 무제, 한지에 먹, 244x1708x7cm, 2009(사진=대구미술관)

마동은 전시기획팀장은 “대구지역 원로작가의 작품을 꾸준하게 소개하고, 초석을 단단히 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며 “대구를 지키며 40년째 한결같이 작업을 지속하고 있는 차계남 작가의 뚝심있는 의지가 관람객에게도 전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