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열린 김세중조각상 시상식, 인간과 한국문화에 관한 따뜻한 시선
2년 만에 열린 김세중조각상 시상식, 인간과 한국문화에 관한 따뜻한 시선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1.06.28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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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지난해와 올해 시상식 겸해
한국미술저작ㆍ출판상 김양동, ‘빛살무늬’란 새로운 이름 찾아
김세중조각상 배형경 조각가, 백현옥 조각가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광화문의 상징과도 같은 충무공 이순신 동상 조각가 김세중을 기리는 ‘김세중 조각상’의 수상자가 발표됐다. 올해로 김세중 조각상은 35회, 김세중 청년조각상은 32회, 한국미술 저작ㆍ출판상은 24회를 맞게 됐다.

김세중기념사업회(이사장 김남조)는 2021년 김세중조각상 수상자를 발표하고, 지난 24일 김세중미술관에서 시상식을 개최했다. 지난해 코로나로 인해 시상식을 거행하지 못해, 올해에 2020년도와 2021년도 시상이 함께 이뤄졌다. 시상식에는 코로나 방역으로 제한된 인원만 참석했다.

▲지난해 김세중조각상을 수상한 배형경 조각가 작품. 배형경, 존재.물음, 2016, 폴리에스테르, 수성채색, 각185-195(h)x55x45cm (사진=김세중미술관)

지난해 수상자는 ▲김세중조각상 배형경 ▲김세중청년조각상 양정욱 ▲한국미술저작ㆍ출판상 김양동 이다. 올해 수상자는 ▲김세중조각상 백현옥 ▲김세중청년조각상 허산 ▲한국미술저작ㆍ출판상 윤난지다.

김세중조각상, 김세중청년조각상 심사는 심문섭 중앙대 명예교수가 심사위원장을 맡고, 심사위원으로는 박석원 홍익대 명예교수, 원인종 이화여대 교수, 김이순 홍익대 교수, 이용덕 서울대 교수가 참여했다. 한국미술 저작·출판상 심사는 이기웅(심사위원장, 열화당 대표), 최열(미술평론가), 최태만(국민대 교수)가 맡았다.

▲본지 제11회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미술 부문)을 수상한 김양동 교수(사진=서울문화투데이)<br>
▲본지 제11회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미술 부문)을 수상한 김양동 교수(사진=서울문화투데이)

지난해 저서 《한국 고대문화 원형의 상징과 해석》으로 한국미술저작ㆍ출판상을 수상하고 올해 시상식에 참석한 김양동 계명대 석좌 교수는 “ 한국문화 뿌리에 대한 답을 찾아온 내 노력에 대해 고대 미술사, 고대사, 고고학 분야의 반응은 매우 차가웠다”라며 “기존학계에 대한 허무와 냉대에 실망에 빠질 때 이 상을 받게 돼 모든 보상을 한꺼번에 받은 것 같아, 기쁨에 넘친다”라는 환희가 담긴 감사를 표했다.

▲김양동, 한국 고대문화 원형의 상징과 해석, 지식산업사 (사진=서울문화투데이)
▲김양동, 한국 고대문화 원형의 상징과 해석, 지식산업사 (사진=서울문화투데이)

한국미술 저작· 출판상 심사평을 맡은 최태만 국민대 교수는 책에 대해 “사징(四徵)을 방법론에 기초해, 먼저 식민사관을 걷어내고 우리 문화를 움직인 모형(母型)의 원리에 입각해 한국 고대문화의 시원과 상징에 대한 해석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그 학문적 의미와 가치가 적지 않다 하겠다”라며 “상고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600여 점의 유물과 그림, 사진을 실어, 해석고고학적 방법으로 고대문화의 원형을 재발견하고자 했다는 것 또한 이 저서의 빼어난 점”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미술 변방에 있는 서예 전각가에게 큰 상이 주어져 영광스러움과 앞으로의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김 교수의 《한국 고대문화 원형의 상징과 해석》은 서예 전각의 기본 기초인 획의 한국의 기원을 찾고자한 그의 큰 질문에서부터 시작됐다. 책은 한국 고대문화의 원류와 원형을 탐색할 수 있는 방법을 담아낸다. 신(神)이라는 문자를 사징(四徵)의 방법론으로 분석하고, 즐문이라 칭해지는 빗살에 ‘빛살’이라는 이름을 찾는 시도는 우리 민족에게 새로운 정체성과 방향을 제시한다.

김 교수는 “공자의 제자 자로가 스승에게 ‘선생님이 만약 정치를 한다면 무엇부터 하시겠냐’라는 질문에 공자는 ‘정명(正名), 이름을 바로잡겠다’라고 답하는 논어 편을 읽으며, 빗살의 명칭을 다시 찾아야겠다고 느꼈다”라며 “한국문화의 기원인 빗살 무늬를 머리를 빗는 빗이라고 해서는 안 된다고 느껴, 25년 간 나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노력 속에서 빗살은 태양의 빛의 뜻인 ‘빛살’이라는 이름을 찾게 됐다“라며 자신의 저서가 지향한 지점을 설명했다.

지난해 김세중 조각상 수상자인 배형경은 ‘인간’에 대한 그의 고집스러운 탐구와 진정성을 담긴 작품 세계를 펼쳐오고 있다. ‘조각의 위기’가 공공연하게 논해지는 때 인간의 피부를 표현해 사람과 관객을 맞닿게 하는 그의 조각은 우리에게 서로룰 알 수 있는 교감의 공간을 만들어 준다.

올해 김세중 조각상 수상자는 백현옥이다. 백 작가는 추상 조각ㆍ구형 조각을 모두 구사했으며 현재는 구상 작업으로 인체를 통한 인간애를 조형화 해오고 있다. 인체의 조형미를 일관되게 탐구해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올해 김세중조각상을 수상한 백현옥 조각가(사진=김세중미술관)

김세중조각상은 올해까지 조각상 수상자 76명, 한국미술⦁저작상 수상자 23명을 배출했다. 김세중 조각가는 서울미대 1회 졸업생으로 서울대 교수, 국립현대미술관장을 역임했다. 현재 부인 김남조 시인이 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고인의 자택 터에 김세중미술관을 건립해 김세중기념사업회가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