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로 돌아온 故이건희 컬렉션, 《웰컴 홈: 향연》展
대구로 돌아온 故이건희 컬렉션, 《웰컴 홈: 향연》展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1.06.28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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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9일부터 8월 29일까지, 대구미술관
이인성, 이쾌대, 유영국 등 근대 미술가들 작품 선보여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웰컴 홈(Welcome home): 잘 다녀왔니, 어서와 집으로. 삼성 故이건희 회장이 기증한 ‘이건희 컬렉션’을 선보이는 대구미술관이 마치 미술품들에게 인사를 전하는 것 같다. 국내 미술계의 큰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이건희 컬렉션’을 대구 미술관이 처음으로 선보인다.

대구미술관(관장 최은주)은 ‘이건희 컬렉션’ 21점을 소개하는 특별전 《웰컴 홈: 향연饗宴》을 오는 29일부터 8월 29일까지 개최한다. 관람은 무료이며, 코로나 방역으로 사전 예약 후 입장할 수 있다.

▲이쾌대, 항구, 1960, 33.5x44.5cm, 캔버스에 유채 (사진=대구미술관 제공)
▲이쾌대, 항구, 1960, 33.5x44.5cm, 캔버스에 유채 (사진=대구미술관 제공)

삼성의 수장이었던 故이건희 회장은 남다른 안목으로 문화재와 예술품을 수집한 인물이었다. 삼성가의 기증으로 세상에 나오게 된 이 회장의 컬렉션은 그의 철학이 녹아있는 예술품 수집 결정체라고 볼 수 있다. 대구미술관은 수 만점에 이르는 ‘이건희 컬렉션’은 민족문화 선양과 인류애 추구, 사회 공동체와 이익을 나누는 그의 정신이 녹아있다고 설명한다.

지난 4월 고인과 유족 뜻에 따라 대구에 기증된 이건희 컬렉션은 김종영(1점), 문학진(2점), 변종하(2점), 서동진(1점), 서진달(2점), 유영국(5점), 이인성(7점), 이쾌대(1점) 작품 총 21점이다.《웰컴 홈: 향연》은 기증 작가 8명을 심도 있게 조명하기 위해 이건희 컬렉션 21점과 대여 작품 및 소장 작품을 추가해 총 40점을 전시한다.

▲이인성 노란옷을 입은 여인상 1934 75x60cm, 종이에 수채 (사진=대구미술관 제공)
▲이인성 노란옷을 입은 여인상 1934 75x60cm, 종이에 수채 (사진=대구미술관 제공)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 근대미술의 혜성과 같았던 작가 이인성, 이쾌대를 비롯해, 대구의 초기 서양 화단을 형성했던 서동진, 서진달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추상 조각의 거장 김종영, 한국적 추상화의 유영국, 1세대 추상 작가 문학진, 신형상주의의 변종하의 작품도 전시된다.

<군상>시리즈를 선보이며 민족적 정체성을 그림 안에 담아 온 이쾌대는 월북 전 한국적 화법과 전통 소재를 구사해오며 원숙한 인체 표현을 선보여 왔다. 이번 전시에서 이쾌대의 작품 중 <항구>를 만나볼 수 있는데, 이 작품은 북한에서 그의 활동을 알려주는 작품으로 그의 원숙한 기량을 찾아볼 수 있다.

이인성의 <노란 옷을 입은 여인>은 일본 유학중 미술 제자로 만난 아내 김옥순을 그린 작품으로, 당시 노란 옷을 입은 신여성을 대각선 구도로 배치했다. 유화처럼 덧칠한 수채화 기법으로 표현한 노랑, 이와 대비되는 초록과 빨강을 적절히 배치해 뛰어난 색채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유영국, 산, 1970년대, 62.5x62cm, 캔버스에 유채 (사진=대구미술관 제공)
▲유영국, 산, 1970년대, 62.5x62cm, 캔버스에 유채 (사진=대구미술관 제공)

이번 전시에서는 미술 작품뿐만 아니라 2편의 아카이브 영상도 만나볼 수 있다. ‘대구’에서 ‘세계’로 뻗어나간 삼성의 시간과 故이건희 회장의 행적과 어록을 통해 ‘이건희 컬렉션’ 탄생의 과정을 짚어본다.

대구미술관은 이건희 컬렉션 기증을 계기로 대구 및 한국 근현대미술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자 한다는 의지를 표했다. 최은주 대구미술관 관장은 “기증자의 큰 뜻이 빛을 발하고, 시민들에게도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깊이 있는 연구와 한국미술의 위상 정립에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