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경주박물관, 「천년 묵은 옛터에 풀은 여전히 새롭네」
국립경주박물관, 「천년 묵은 옛터에 풀은 여전히 새롭네」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1.07.13 18: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는 10월 3일까지
사진으로 쉽게 소개하는 신라 불교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대중이 신라 불교 미술에 보다 쉽게 다가가 볼 수 있는 전시가 기획됐다.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최선주)에서 오는 10월 3일까지 열리는 특별전시관 사진전 「천년 묵은 옛터에 풀은 여전히 새롭네」다. 이번 전시에선 문화재 사진으로 유명한 한석홍, 안장헌, 오세윤 작가가 수십 년에 걸쳐 찍은 사진들 가운데 경주 지역 불교 유적을 담은 57점을 골라 선보인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됐다. 1부는 신라 왕경에 세워진 사찰의 사진이 중심이 된다. 신라는 6세기부터 황룡사, 분황사와 같은 대규모 사찰이 왕경 중심부에 조성됐고, 676년 통일 이후에는 낭산 주변으로 사천왕사(四天王寺), 황복사(皇福寺), 동해안 쪽으로 감은사(感恩寺), 불국사(佛國寺) 등이 건립됐다. 지금은 사찰 건물의 대부분이 사라졌지만, 주춧돌‧탑‧당간지주가 남아 있는 옛 절터는 날씨와 계절에 따라 다채로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경주 남산 칠불암 마애불상군,안장헌, 1995
▲경주 남산 칠불암 마애불상군,안장헌, 1995

2부는 경주 남산 여러 계곡 남아있는 100여 구의 불상과 수십 기의 탑 사진이 전시된다. 천 년 전 신라 사람들이 자연 속에 구현한 불교적 이상향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햇빛에 마애불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한 작가의 오랜 기다림을 함께 느껴보는 것도 사진을 감상할 수 있는 방법이다.

마지막 3부에선 신라 불교 미술을 대표하는 석굴암 사진을 선보인다. 석굴암 건축과 조각의 탁월한 조형미가 웅장하고 무게감 있게 전달되는 흑백 사진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석굴암에 사실적이고 섬세하게 묘사된 개별 조각은 각각 부처, 보살, 사천왕상, 승려를 직접 대면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국립경주박물관은 대중들에게 신라 문화유산을 보다 흥미롭게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특별전이 경주 시민과 경주를 찾는 이들에게 신라의 역사와 문화를 한층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바란다”라는 기대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