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우리 시]껍데기는 가라/신동엽 시인
[아름다운 우리 시]껍데기는 가라/신동엽 시인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1.07.14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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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는 가라

                                   신동엽 시인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東學年)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中立)의 초례청(醮禮廳)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漢拏)에서 백두(白頭)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