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아트센터, 소산 박대성 개인전 《靜觀自得: Insight》
인사아트센터, 소산 박대성 개인전 《靜觀自得: Insight》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1.07.21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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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3일부터 8월 23일까지
미국 순회전 앞두고 국내 마지막 개인전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사건으로 인한 작품의 훼손도 나름의 역사이기에 그대로 두겠다”라는 거장의 도량을 보여준 수묵화 대가 소산 박대성(朴大成, b.1945-)의 개인전 《靜觀自得: Insight》가 열린다. 인사아트센터에서 오는 23일부터 8월 23일까지 개최된다.

▲청우 I, 2021, Ink on paper, 44.5 x 69 cm, 17.5 x 27.2 in (사진=가나아트 제공)

겸재 정선, 이상범, 변관식의 진경산수화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박대성은 현시대를 대표하는 수묵화가다. 수묵 담채화 <상림>(1979)으로 중앙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작가 활동을 시작했고, 1984년 가나아트 최초 전속작가가 됐다.

박대성은 1990년대 초 현대미술 공부를 위해 뉴욕으로 향했지만, 서구 모더니즘 미술이 현대화를 위한 해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한국으로 다시 돌아온다. 귀국 후 박대성은 경주에 자리 잡아 먹과 서예에 집중해 한국 수묵화의 현대화를 이룩했다. 그는 830여 점의 작품을 기증하며 경주 솔거미술관 건립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는데, 이곳에서 그의 이름이 다시 한 번 대중에게 알려졌다.

▲송 III, 2021, Ink on paper, 100 x 60 cm, 39.4 x 23.6 in. (사진=가나아트 제공)

지난 3월, 경주 솔거미술관에서 한 아이가 보험가 1억 원 상당 작품 위에 올라가 이를 훼손하고, 그의 부모는 사진을 찍으며 이를 방관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현장을 담은 영상이 보도되자 한국 관람 문화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아이 부모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해야한다는 여론이 거세게 들끓었다.

하지만, 박대성은 아이가 미술관에서 안 좋은 기억을 가져가길 바라지 않는다며 그들을 넓은 아량으로 용서했다. 훼손된 작품 역시 작품이 가진 ‘나름의 역사’이기에 그대로 두겠다는 뜻을 전했다.

▲버들, 2021, Ink on paper, 69.5 x 50 cm, 27.4 x 19.7 in (사진=가나아트 제공)

전통적인 진경산수화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는 박대성은 전통에 머물러있던 수묵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법을 구사한다. 새가 하늘 위에서 땅을 내려다보는 듯한 초점인 부감법과 다시점을 적절히 이용해 한 화면에 담기 어려운 빼곡한 산맥과 그 사이의 문화재를 강조와 생략을 통해 역동적으로 배치한다.

담대하면서 섬세한 붓질과 농묵, 담묵의 기술적인 조절로 탄생한 그의 수묵화는 마치 광각렌즈를 통해 보는 듯한 파노라믹 뷰를 평면적으로 연출해낸다. 또한 막사발이나 청화백자 같은 한국 전통 도자기의 표면을 사실적이면서도 담백하게 그려내 관객들에게 수묵화 주제의 다양성을 제시한다.

이번 전시 제목 靜觀自得(정관자득)은 사물이나 현상을 고요히 관찰하면 스스로 진리를 깨닫는다는 의미다. 박대성은 이번 개인전을 통해 기존에 선보였던 작품의 주제들을 되돌아보고 이를 새로운 시각으로 담아낸 작품들을 선보인다. 금강산, 천제연, 소나무 등 자연의 소재를 통찰력 있게 그려낸 신작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수집한 전통 도자기 및 공예품을 사실적으로 그린 ‘고미’ 연작 또한 대거 전시 된다. 소규모의 정물화도 함께 전시될 예정이라 박대성의 작품 세계를 폭넓게 아우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미, 2021, Ink on paper, 60 x 50 cm, 23.6 x 19.7 in.(사진=가나아트 제공)

박대성의 이번 개인전은 미국 순회전에 앞서 국내에서 개최되는 마지막 개인전으로, 박대성의 주요 작품을 모두 만나볼 수 있는 귀한 자리가 될 것이다.

한편, 박대성 북미 순회전 기간에 맞춰 다트머스 대학교 김성림 교수를 중심으로 미국 미술사학자들이 집필한 한국 현대미술을 다루는 서적이 출간될 예정이다. 이 서적에서 박대성은 한국전통수묵화 현대화에 앞장 선 작가로 주요하게 다뤄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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