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중계]서울아트마켓 에어밋, 침체기 빠진 아트마켓 변화 꾀해
[지상중계]서울아트마켓 에어밋, 침체기 빠진 아트마켓 변화 꾀해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1.07.26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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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최 온라인 토론회 개최
포스트코로나시대 맞아 시장 변화흐름 모색
지속성만 갖고 있는 아트마켓에 쓴소리 나와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세계 속에서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고자 서울아트마켓이 공동 논의의 장을 마련했다. “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서울아트마켓: 경쟁력 있는 국제공연예술 플랫폼으로의 전환과 변화”를 골자로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최‧주관 한 온라인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변화하는 국제 공연 유통 시장에 대응해 서울아트마켓이 어떻게 변화를 추구해야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지만, 주요하게 다뤄진 내용은 침체기에 빠진 서울아트마켓의 방향성 재정비와 변화 지점 모색이었다.

지난 23일 오후 2시부터 구글 밋으로 진행된 토론회에는 최석규 서울아트마켓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사회를 맡고 홍사웅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사업본부장, 이연경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예술기반팀장, 이종호 서울세계무용축제 예술감독, 임현진 서울아트마켓 거리예술 커넥터, 장수혜 서울아트마켓 무용 커넥터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서울아트마켓 에어밋 온라인 토론 (사진=서울문화투데이)
▲서울아트마켓 에어밋 온라인 토론 (사진=서울문화투데이)

홍사웅 예경 공연사업본부장과 이연경 예경 공연예술기반 팀장이 먼저 서울아트마켓(이하 pams/팜스)의 현황과 문제점에 대해서 짚고 이종호 감독, 임현진 커넥터, 장수혜 커넥터가 의견을 덧붙이고 토론을 이어가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홍사웅 예경 공연예술본부장은 2005년도 창설된 pams가 걸어 온 과정을 설명하며 pams가 이룩한 성과와 변화를 꾀하게 된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발표했다. 홍 본부장은 “공연예술 마켓이 특화된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pams가 창설됐고, 국내시장 중심으로 진행해 국내 공연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하고자 했다”라며 “이외에 축제로써 관광상품화 확장, 지방 문예관 프로그램과의 교류, 일반 애호가들의 참여 기회 마련 등의 과제를 갖고있었다”라고 pams 설립 초기를 설명했다.

pams는 초기 운영 당시 주목할 만한 성과들을 많이 이룩했다. 서울아트마켓을 중심으로 한 해외진출 지원사업들이 새롭게 마련됐고, 해외에서도 한국 공연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과정을 완성했다. 홍 본부장은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는데 pams가 정체돼 가고 있다는 인식을 많이 마주하게 됐다”라며 “과거 모습에 정체돼 독창적이고 새로운 모습을 많이 못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 변화를 모색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연경 예경 공연예술팀장은 pams가 독창적인 공연 예술 유통 마켓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아니면 수많은 아트 마켓들 중 하나로 1년에 한 번 열리는 행사로 남을지는 이번 변화의 과정으로 결정될 것 같다며 사안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 팀장은 “예술경영지원센터 내부에서도 pams 변화에 대한 고민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연구용역을 계획하게 됐다”라며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어려운 시기와 공연예술 시장의 변화가 감지되는 때에 시의적절한 판단이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서울아트마켓의 커넥터 소개 (사진=서울문화투데이)

연구용역보고서 분석에 따르면 현재 pams는 변화와 방향성에 대한 고민없이 지속성만 유지해 온 플랫폼으로 평가됐다. 변화하는 공연예술 시장에 대한 대응 전략이 부족하고, 경쟁력‧참신함의 부족도 언급됐다. 또 한 가지 주요하게 언급된 것은 pams가 ‘그들만의 리그’라는 점이었다.

이 팀장은 “연구보고서를 통해 pams의 현재를 많이 알 수 있게 됐고, 방향성 상실에 대한 내용에서 ‘서울아트마켓에 가서 뭘 할 수 있느냐’라는 질문에 대해 다시 고민해보게 됐다”라며 “‘서울아트마켓에선 네트워킹을 할 수 있다’가 우리의 메시지였는데 세부 프로그램에선 세밀한 연결구조가 없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라며 pams가 지금 마주하고 있는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조명했다.

현장의 새로운 시각을 전달하기 위해 참여한 이종호 서울세계무용축제 예술감독은 이 팀장의 냉철한 평가에 긍정적인 의사를 전했다. 이 예술감독은 pams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단호하게 방향성을 설정해야 할 때라고 강력하게 지적했다. 오늘 날의 예술마켓과 축제의 경계는 점점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4일 간의 축제 사이에 1,2일 간 마켓을 끼워 넣는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모든 게 점점 더 빠르게 생성되고 사라지는 시대에서 독창성이 없는 마켓은 수많은 예술마켓 중에서 금세 사라지게 될 것이란 게 이 예술 감독의 평가다.

이 예술 감독은 “pams 방향성을 고민할 때에 서울아트마켓이 국내공연예술환경에 무엇을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해봤으면 한다”라며 “최근 5년간 pams의 침체는 유통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투어위주의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고 다양한 플랫폼이 나타나고 세분화된 시장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 부족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본다”라고 의견을 냈다.

pams 방향성 설정에 있어서는 일본의 국제 교류기금 ‘재팬 파운데이션’이 진행했던 한국‧동남아‧일본의 협력프로덕션을 예로 들기도 했다. 이 예술 감독은 “지금은 잘 사용하지 않는 말이지만, 제 3세계 지역으로 불리는 중남미‧아프리카와 같은 상대적으로 빛을 덜 받았던 국가와 특수한 관계를 맺어가는 것도 아시아 공연문화를 이끌어가는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조언을 덧붙였다.

임현진 pams 거리예술 커넥터는 변화에 앞서, 좀 더 근본적인 물음을 던져야 할 때라고 제안했다. 임 커넥터는 국내외 공연유통 시장의 변화에 대해 지금까지는 코로나19에 대한 임시적인 대응만을 취해왔는데. 이제는 좀 더 거시적인 차원의 질문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비대면 창작교류 시대에 그에 걸맞은 유통‧교류 방법론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덧붙여 임 커넥터는 코로나19 시대에 안부를 묻고 창작자들의 동료로써 pams가 자리해주길 바란다는 뜻도 전했다.

▲서울아트마켓의 앞으로의 계획 발표 (사진=서울문화투데이)
▲서울아트마켓의 앞으로의 계획 발표 (사진=서울문화투데이)

장수혜 pams 무용 커넥터는 협력과 연대를 변화의 시발점으로 삼길 바란다는 의견을 냈다. 장 커넥터는 “코로나로 대면 교류의 장이 닫히면서 오히려 대화 니즈는 높아지고 있는 현실”이라며 “pams는 여태까지 한번 뽑힌 단체는 계속 뽑히고, 기획자 중심의 ‘그들만의 리그’라는 별명에서 자유롭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그 장벽을 낮춰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는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고 정보가 산발적으로 튀어나오고 있지만, 그 중에 어떤 것이 최적의 정보인지 대다수는 알지 못하기에 pams가 정보의 창구 역할이 돼주길 바라고, 그보다 우선적으로 모두를 위한 장을 만들 준비를 하길 바란다”라며 “오늘 토론회도 왜 유튜브가 아니라 구글밋을 이용해 열렸는지, 한 번 고민해봤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모든 참여자가 온라인으로 만나는 형식의 토론회여서 초반에 마이크 음량이 적거나, 마이크가 전혀 연결되지 않는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했지만 대체로 원만하게 토론회가 진행됐다. 하지만, 참여자 모두 음성으로만 의견을 전하고 발표자 이외 참여자들에게 PPT나 문서파일 등 시각적 자료가 전혀 제공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심화된 내용이나 통계적인 결과를 전달하는 데에 있어서 아쉬움이 있었다. 마지막 pams의 계획에 있어서만 시각자료가 제공됐다.

침체기를 겪고 있는 서울아트마켓의 변화를 꾀하기 위한 토론회에서는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는 변화보다 pams의 조직적이고 내부적인 변화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더욱 힘 있게 실렸다. 홍 본부장은 “24년간 경험은 우리 내부에 많은 가치와 능력을 만들어줬는데, 그게 외부로 잘 전파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참 아쉽다”라는 의견을 전하며 기관으로의 장점과 민간 협력으로 만들 수 있는 장점에 대해 고민해보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