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100년 전 한국엔 아무도 안 살았던 것 같다"
박원순 "100년 전 한국엔 아무도 안 살았던 것 같다"
  • 정혜림 기자
  • 승인 2009.12.2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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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래된 미래- 전통문화를 통한 희망 만들기' 강좌 열려…

29일, 문화유산국민신탁(이사장 김종규)과 재단법인 예올(상임이사 김녕자)이 배재학상 역사박물관에서 '오래된 미래- 전통문화를 통한 희망 만들기' 강좌를 개최했다.

▲ 희망제작소 박원순 상임이사

'문화유산 시민연속강좌'의 네 번째 시간으로 희망제작소의 박원순 상임이사를 모시고 '시민들과 함께하는 원순씨와의 특별한 만남'을 마련한 것. 이날 박원순 상임이사는 '한눈에 보는 요코하마'라는 주제를 통해 문화유산 보전과 이를 시민의 일상생활에 전개하는 방안에 대해 강연했다.

우선 박원순 상임이사는 "사라지는 것은 모두 아름답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 지자체 의원과 함께 요코하마에 머물렀던 이야기를 꺼냈다. "국내에는 근대문화유산을 찾아볼 수 없다. 또한 다시 살려내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며 "과거의 기억을 소생시켜 하나의 아트 뱅크로 자리 잡은 요코하마와 일본의 정책을 배워야 할 때"라고 언급했다.

그는 요코하마의 아카렌카 창고를 소개하며 "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된 배마저 보존하고 있는 요코하마는 보존과 복원의 미학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요코하마라는 부도심을 우선 개발함으로서 현대적 아름다움과 역사적 유적을 함께 보존한 것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요코하마는 과거 베드타운으로 발길이 뜸했지만 균형 잡힌 발전 방식을 채택해 미나토미라이가 개발됐다. 이후 도심과 전철을 연결, 현재는 도쿄만큼의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관광명소로도 유명하다.

이어 니혼오오도리를 소개하며 "5m이내에 요코하마를 상징하는 타일이나 상징물을 설치한 것도 놀랍지만 유난히 도로의 폭을 좁게 만들어 '인간을 위한 보도'로서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정책은 니혼오오도리와 같이 사람 중심의 도시를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차량 중심의 도시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

한편, 국내 공무원 시스템의 문제점을 꼬집기도 했다. 당시 박원순 상임이사를 안내했던 사람은 도시 만들기에 힘써온 공무원으로 35년간 장기 근속했다고.

그는 "전체적인 마스터플랜과 지구별 계획을 잡고 지속적으로 이끌어 나갈 공무원이 부재하다는 것만큼 큰 문제는 없다. 결국 우리의 몫이 후손들의 부담으로 남을 것이 아니겠냐"며 "2010년은 국치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비장한 결심과 각오가 필요할 때"라 덧붙였다.

▲ '문화유산'에 대해 열강한 박원순과  청강생들과의 기념 사진

'소셜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원래 문화에는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외국에서의 오랜 생활은 어떻게 하면 외국의 선진 문화를 한국화 할 수 있을까 하는 연구로 이어졌다고 한다.

그는 "100년 전 대한민국에는 아무도 안 살았던 것 같다. 우리의 전통 문화와 유산은 얼마든지 세계화 시킬 수 있고 경제적 발전을 이룰 수 있는데 굴뚝 산업에 치우쳐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고 언급했다.

현재 목포에는 동춘 서커스단 터가 그대로 남아있다. 이곳에 동춘 서커스 원형 그대로 텐트를 쳐 공연을 하고, 국립 서커스 학교를 건립한다면 중소기업 이상의 이윤을 만들 수 있을 거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하나의 관광 상품이자, 랜드 마크가 될 것"이라 전했다.

마지막으로 박원순 상임이사는 "21세기를 창조의 시대라고 말하지만 아직까지 한국의 공무원은 20세기에 머물러 있다"며 "타임즈가 선정한 최고의 인물인, 바로 YOU, 우리가 한국을 바꿔야할 때"라 말하며 강의를 마쳤다.

배재학당 역사박물관 김종헌 관장은 "문화유산국민신탁과 재단법인 예올과 함께 문화유산 보전과 활용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높이는 프로그램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 밝혔다.

서울문화투데이 정혜림 기자 press@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