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전통 나침반 윤도 제작 장인 인정 예고
문화재청, 전통 나침반 윤도 제작 장인 인정 예고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1.08.04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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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째 기술 연마해 온 김희수 씨
전통적 재료 사용‧섬세한 각자 기술 보유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전통 나침반 윤도(輪圖)를 만드는 기술을 보유한 국가무형문화재 ‘윤도장’에 문화재청(청장 김현모)은 김희수(金熙秀, 남, 1962년생, 전라북도 고창군)를 인정 예고했다.

▲윤도장으로 인정 예고된 김희수 씨의 작업 모습 (사진=문화재청 제공)
▲윤도장으로 인정 예고된 김희수 씨 작업 모습 (사진=문화재청 제공)

윤도는 천문학, 음양오행 사상 등 동양의 우주관과 세계관이 반영된 전통 생활과학 도구다. 천문학이 발달하기 시작한 삼국 시대부터 쓰였을 것이라고 짐작되나, 조선 시대에 널리 퍼진 것으로 추측한다. 뱃사람이나 여행자, 농사꾼, 집터나 묘자리를 찾는 지관(地官) 등이 남북(南北)을 정하고 방향을 볼 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가무형문화재로 인정 예고된 김희수 씨는 증조부 때부터 시작해 4대째 윤도 제작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장인이다. 김 씨의 아버지 김종대(金鍾垈, 남, 1934년생) 또한 윤도장이다. 아버지로부터 전수 받은 기술로 김희수 씨는 약 40여 년간 윤도 제작 기술을 연마했고, 2007년에는 전승교육사로 인정됐다.

▲각자(刻字) 작업, 윤도장의 핵심 기술이다 (사진=문화재청 제공)
▲각자(刻字) 작업, 윤도장의 핵심 기술이다 (사진=문화재청 제공)

이번 보유자 인정조사에서 김희수 씨가 높게 평가받은 지점은 공정별 재료, 도구 사용이 전통성을 가지고 있고, 평철(平鐵)과 선추(扇錘)의 제작 기술이 숙련도와 완성도를 갖추고 있는 점이었다. 특히, 대추나무에 음각(陰刻, 오목새김)을 하는 각자(刻字) 작업과 강철을 깎아 자침을 만든 후 윤도에 얹는 작업이 매우 섬세하고 정확하다고 평가받았다. 각자 작업은 윤도장의 핵심 기술로 나무 표면에 작은 글씨를 새겨야 해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공정이다.

▲완성된 평철(平鐵), 윤도 중 가장 보편적으로 쓰였다 (사진=문화재청 제공)
▲완성된 평철(平鐵), 윤도 중 가장 보편적으로 쓰였다 (사진=문화재청 제공)

윤도는 중앙 자침(자기장 방향을 알아내는 데 쓰이는 바늘모양 자석)을 중심으로 동심원 숫자에 따라 1층부터 36층까지 다양한 크기를 가지고 있다. 이 중 특별한 장식 없이 7~9층 정도로 구성돼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윤도가 평철(平鐵)이고, 2~3층 정도 작은 휴대용 나침반이면서 아름다운 조각이 돋보이는 윤도가 선추(扇錘)다. 조선시대 사대부들은 여름철 부채에 선추(扇錘)를 달아 실용적인 멋을 드러내기도 했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국가무형문화재 ‘윤도장’ 보유자로 인정 예고한 김희수 씨에 대해서 30일 이상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무형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인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