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고재, 2년만에 복귀한 최수앙 작가 신작 선봬
학고재, 2년만에 복귀한 최수앙 작가 신작 선봬
  • 안소현 기자
  • 승인 2021.08.0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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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전 《Unfold》…8월 29일까지
그간 작업 방식 재고한 결과물

[서울문화투데이 안소현 기자] 학고재에서 오는 29일까지 최수앙 작가의 개인전 《Unfold》이 열린다. 2000년대 초반부터 쉬지 않고 작업 활동을 해온 최수앙은 2019년 봉산문화회관(대구)에서의 개인전 《몸을 벗은 사물들》 이후로 2년 간의 공백 기간을 가졌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간의 내적 여정을 총 20점의 작품을 통해 선보인다. 

▲최수앙, '조각가들', 2021 (사진=학고재 제공)
▲최수앙, '조각가들', 2021 (사진=학고재 제공)

최수앙은 그간 변형되거나 해체된 인체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입체 작업을 주로 하면서 개인의 삶과 집단의 규범 사이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서사들을 담아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새로운 양상의 작품을 평면, 조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로 선보인다. 

2018년 여름 외과수술을 받은 작가는 수술 후 재활 기간을 통해 기존 작업 방식을 재고했다. 자신의 조각적 습관들이 “‘몸의 지식’으로 남아있었다”라고 회고한다. 그는 자신의 몸에 남겨진 익숙함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그는 ‘에코르셰(Écorché)’에  주목했다. 에코르셰는 피부가 없는 상태로 근육이 노출돼 있는 인체나 동물의 그림이나 모형을 말한다. 16세기부터 미술 해부학 교육에 사용했다. 하지만 역사가 오래된 만큼 모든 에코르셰의 정보가 사실은 아니었다. 작가는 에코르셰를 통해 지식과 실재의 틈에 대해 얘기한다. 

▲최수앙, '언폴디드 1W(Unfolded 1W)', 2021 (사진=학고재 제공)
▲최수앙, '언폴디드 1W(Unfolded 1W)', 2021 (사진=학고재 제공)

오랫동안 풀어온 감정의 서사와 거리를 둔 그의 어조는 자못 이성적이다. 작가가 제시한 단서들이 이끄는 곳으로 가다 보면, 관람객은 어느새 지식과 실재의 틈을 넘나드는 서사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최수앙은 1975년 서울에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한 후 동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 2004년 스페이스 셀(서울)을 시작으로 꾸준히 개인전을 가져왔으며 근래에는 안셈부르크 미술관(리에주, 벨기에)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서울시립미술관(서울) 등 국내외 유수의 기관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여하기도 했다. 성곡미술관에서 ‘2010 내일의 작가’로 선정되었고, 2014년에는 김세중청년조각상을 수상했다. 국립현대미술관(과천), 서울시립미술관(서울), 성곡미술관(서울), 메종 파티퀼리에르 아트센터(브뤼셀) 등 주요 미술 기관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