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NFT 열풍, 도약인가 퇴보인가?
[특별기획] NFT 열풍, 도약인가 퇴보인가?
  • 이지완ㆍ안소현 기자
  • 승인 2021.08.07 00:4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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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디지털 파일 원본성 부여…예술가 독립성 등 새로운 가능성 열려
값비싼 수수료·탄소 배출 등 다양한 한계도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안소현 기자] 새로운 세상이 열린 걸까?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가 디지털 아트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디지털 파일에 원본 지위를 부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NFT 미술에 손을 대는 사람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미술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3월에는 한국 팝아트 작가 마리킴의 ‘Missing and Found’가 약 6억 원에, 7월에는 디지털 아티스트 후랭키의 작업 ‘hoo202002260208’이 약 58억 원에 팔린 바 있다. 하지만 모두가 밝은 미래를 전망하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다른 한쪽에는 유보적 입장을 취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도 있다. 대체 이 새로운 기술이 지시하는 미래는 어떤 것일까? 향후 미술계 및 우리 사회 전반에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 NFT의 명과 암을 짚어보며 함께 생각해보자.

▲마리킴, 'Missing and Found' (사진=피카프로젝트 제공)
▲마리킴, 'Missing and Found' (사진=피카프로젝트 제공)

유일무이한 디지털 파일의 등장

NFT는 디지털 토큰으로 보통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유통된다. 이더리움에는 크게 두 가지 토큰이 있다. 하나는 ‘이더’로 대표되는 대체 가능한 토큰으로 ERC-20 코드로 발행된다. 대체 가능한 토큰은 현금과 마찬가지로 서로 교환될 수 있다. 내가 가진 1,000원 대신 친구가 가진 1,000원으로 물건값을 지불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말이다. 다른 하나의 토큰이 NFT다. 일반적으로 ERC-721 코드로 발행되는 NFT는 토큰마다 고유의 해시를 갖고 있어 상호 교환이 불가능하다. 해시는 암호화된 숫자 값으로 다양한 길이의 데이터를 고정된 길이의 데이터로 변환해 얻어진다. NFT의 등장으로 과거 아무런 질적 차이 없이 무한정 복제될 수 있었던 디지털 파일에 원본성을 부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NFT의 시초는 물리학자 스콧 스톨네타와 암호학자 스튜어트 헤이버가 개발한 TSS(Time Stamping Service)라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1980년대 개인용 컴퓨터가 보급되며 개인 차원에서 디지털 파일을 쉽게 변형시킬 수 있게 됐다. 디지털 데이터의 신빙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1989년에 MIT 면역학자 테레자 이마니시-카리가 연구 데이터를 위조해 엄청난 스캔들을 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스탠퍼드 대학교 박사생이었던 스톨네타는 이 사건을 계기로 변형 불가능한 디지털 기록을 개발할 필요성을 실감하게 된다.

스톨네타는 졸업 후 벨코어 연구소에 들어가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했다. 이곳에서 헤이버를 만나 함께 고안한 해결책이 TSS라는 기술이다. 앞서 말했듯이 해시는 디지털 문서와 연동돼 부여되는 숫자 값이다. 따라서 원본 문서가 수정되면 해시값도 자동으로 바뀐다. TSS는 해시의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 데이터가 변형된 시간을 기록함으로써 디지털 문서의 진위성을 가려주는 기술이다. 이를 더욱 발전시켜 상업화한 것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블록체인이다.

▲3LAU 앨범 'Ultraviolet' 커버 (사진=누모모에이전시 제공) https://niftygateway.com/itemdetail/secondary/0xf8384521301b02a280984d4c623cd37a5a1ffc4b/11100050015
▲3LAU 앨범 'Ultraviolet' 커버 (사진=누모모에이전시 제공) https://niftygateway.com/itemdetail/secondary/0xf8384521301b02a280984d4c623cd37a5a1ffc4b/11100050015

NFT 미술은 블록체인을 토대로 한다. 시작은 라바랩스의 제너레이티브 아트 ‘오토글리프(autoglyphs)’였다. 라바랩스는 ERC-721 표준을 기반으로 이더리움 블록체인상에 드로잉, 즉 ‘글리프’를 자동생성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소정의 후원금을 내면 해당 알고리즘이 유일무이한 글리프를 생성해주고 후원자는 그 결과물을 소유할 수 있는 프로젝트였다.

이후 고양이 육성 게임 ‘크립토키티’가 NFT 활성화의 포문을 열게 된다. 2017년에 서비스를 시작한 이더리움 기반의 온라인 게임으로 유저가 자기만의 고양이를 탄생시키고 암호화폐로 교환해 수익을 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게임 역시 ERC-721 표준을 따르기에 여기서 탄생하는 고양이는 모두 세상에서 단 하나뿐이다. 따라서 매력적인 고양이는 엄청난 고액에 거래되기도 한다. 하지만 게임의 인기가 급상승하며 트래픽 과부하로 게임 이용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다. 운영진은 문제를 해결하려고 ‘채굴자’들을 불러 모았고, 수수료는 계속 오르기만 했다. 결국 수많은 이용자가 크립토키티 세계를 떠났고 게임은 서서히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NFT의 매력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대안 미술 시장의 가능성을 열다

올해 3월 비플의 작품이 크리스티 온라인 경매에서 역대 최고가인 790억 원에 낙찰돼 화제가 됐다. 이를 계기로 한국에서도 NFT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예술계도 반기는 분위기다. 여러 가지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 까닭이다.

우선 NFT는 예술가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디지털 작업을 하는 작가들에게는 특히나 기쁜 소식이다. 과거 디지털 아트는 상품화되기 쉽지 않아 미술시장에서 환영받지 못했는데, NFT 덕에 작품에 원본성을 부여할 수 있게 돼 상황이 바뀌었다. 비플의 작업도 이러한 맥락에서 비싼 가격에 팔릴 수 있었다. 전통적 매체를 다루는 작가들 역시 자신의 작품을 NFT로 발행해 추가적인 수익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즉, NFT는 미술 시장 활성화에 기여한다.

▲비플, Infected Culture-Open Edition: DAY #4728 of BEEPLE’S EVERYDAY PROJECT (사진=누모모에이전시 제공) https://niftygateway.com/itemdetail/secondary/0xd92e44ac213b9ebda0178e1523cc0ce177b7fa96/100020094
▲비플, Infected Culture-Open Edition: DAY #4728 of BEEPLE’S EVERYDAY PROJECT (사진=누모모에이전시 제공) https://niftygateway.com/itemdetail/secondary/0xd92e44ac213b9ebda0178e1523cc0ce177b7fa96/100020094

하지만 해당 기술로 인해 자본주의 시장 논리가 더욱 공고해지는 거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작품은 물론 상품으로 판매되지만, 상품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특히 저작권 제도가 안고 있는 여러 한계가 더욱 증폭될 수 있다. 저작권은 많은 경우 관객뿐만 아니라 예술가 자신도 소외시킨다. 관람객이 재창작 등을 통해 능동적으로 작품을 향유할 가능성을 차단하고, 작가에게 마땅히 돌아가야 할 몫을 빼앗기도 하는 까닭이다. 기존 미술시장에서는 작가보다 컬렉터나 갤러리 등 제삼자가 저작권을 보유한 경우가 많다. 인터넷상에 업로드되는 작품 데이터 중 상당수도 인스타그램 등의 인터넷 기업이 소유하고 있다. 지금도 작가의 허락 없이 저작권 소유자가 작품을 NFT화해 판매하는 일이 꽤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얼마 전에는 한 블록체인 회사가 뱅크시의 작품을 구매해 NFT화 하고 원본을 불태운 일도 있었다.

그러나 저작권 제도는 작가들에게 최소한의 예술적 자립성을 보장해주기도 한다. 특히 NFT 시장은 인터넷 기업과 미술 기관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예술가들은 이곳에서 상대적으로 더 많은 자유를 누리게 될 수 있다.

▲Refik Anadol, 'Machine Hallucinations - Mars - A #43/62' (사진=누모모에이전시 제공) https://niftygateway.com/itemdetail/secondary/0xed20bb1fcf2b6c16e7a3b61b61b2805a9636a2b6/6700010043
▲Refik Anadol, 'Machine Hallucinations - Mars - A #43/62' (사진=누모모에이전시 제공) https://niftygateway.com/itemdetail/secondary/0xed20bb1fcf2b6c16e7a3b61b61b2805a9636a2b6/6700010043

이런 점을 이용해 여러 플랫폼에서 대안적인 미술 시장을 구축하려고 노력한다. 예를 들어 ‘조라’는 작품을 구매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가격도 함께 올라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또 2차 시장에서 작품이 되팔릴 경우 작가에게도 수수료를 지급해 창작자의 수익을 최대화하려고 노력한다. 승자가 독식하는 경매와 달리 관객이 집단으로 좋아하는 예술가를 후원할 수 있게 된 셈이다. NFT는 관객과 예술가를 직접 연결해 자립적 예술 공동체의 가능성을 연다.

따라서 특별한 연줄이 없는 신진 예술가들도 NFT 시장에서는 자기 작품을 쉽게 선보일 수 있다. 판매 플랫폼에 회원가입을 하고 NFT를 발행하기만 하면 된다. NFT 아티스트 에이전시 누모모 역시 “NFT의 가장 큰 장점은 누구나 시도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파일만 있으면 누구나 작품을 홍보하고 판매를 시도해볼 수 있다”라며 “뉴욕, 파리 등지를 중심으로 돌아가던 기존 미술계와 비교해보면 훨씬 더 개방적이다”라고 밝혔다.

NFT 거래는 또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모든 거래 내역이 투명하게 기록되고 위조의 가능성도 없다. 최근 한국에서 조각가 최초로 NFT 작업을 시작한 김봉수 작가는 “NFT 시장은 판매가격과 유통 흐름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으므로 이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게다가 NFT는 새로운 전시공간을 상상할 수 있게 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 전시를 향한 관심이 높아졌는데, 이곳에는 늘 무단 복제 및 도용의 위험이 있다. 하지만 NFT는 작품의 원본성 및 소유권을 보호하면서도 더 폭넓은 관객을 대상으로 디지털 공간에 작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한다. 김봉수 작가는 “지금까지 조각은 작품의 무게와 크기를 고려해 전시공간을 골라야 했기에 선택지가 제한적이었다. 관람객이 일부러 전시장을 찾지 않으면 작품을 감상하기도 힘들었다. 그러나 NFT를 통해 입체작품을 디지털화한다면 관람객이 가상현실에서 자유롭게 작업을 감상할 수 있을 것 같아 이 작업을 시작했다”라며 높은 기대를 드러냈다.

▲조각가 김봉수 NFT 작품 사진 (사진=피카프로젝트 제공)
▲조각가 김봉수 NFT 작품 사진 (사진=피카프로젝트 제공)

소수자 배제 및 탄소배출 문제…관련 정책은 미비한 상황

그러나 NFT 시장이 정말로 개방적인 게 맞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NFT 시장에 참가하려면 기본적으로 인터넷과 스마트기기에 친숙해야 한다. 새로운 기술에 익숙지 않은 노인층이나 인터넷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환경에 있는 사람은 배제될 수밖에 없다. 또 비싼 수수료를 지불할 수 있을 만큼의 경제력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경제적으로 넉넉지 못한 사람은 이 시장의 문을 두드려 볼 수조차 없다.

누모모 에이전시는 “지금은 예전보다 수수료가 많이 낮아졌지만 어떤 작가들한테는 이마저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이러한 비판이 타당하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비용 부담을 느끼는 예술가들에게 수수료를 지원해주는 ‘세븐 파운데이션’(Seven Foundation) 같은 단체도 운영되고 있다“라며 시장 내부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Kenny Schachter, thrives operating #118/147 (사진=누모모에이전시 제공)https://niftygateway.com/itemdetail/secondary/0x43c03558096982049c2db900f2218df7ce9d6788/11200040118
▲Kenny Schachter, thrives operating #118/147 (사진=누모모에이전시 제공)https://niftygateway.com/itemdetail/secondary/0x43c03558096982049c2db900f2218df7ce9d6788/11200040118

그러나 한국화랑협회 김정숙 총무이사는 NFT 미술에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할 것 같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NFT 미술이 가지고 있는 투자 개념의 접근 방식이 미술이 가진 고유한 가치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의견이다. 김 이사는 “미술품 거래는 원화가 가지고 있는 한 점에 대한 갈망과 존중감으로 구성된 세계인데, NFT 미술품 시장은 작품의 지향점이 고민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 논리가 앞서서 논의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알렉스 라미레스 영화감독의 방귀 소리 NFT처럼 예술적·역사적 가치가 모호한 작업이 터무니없는 가격에 판매되는 일도 종종 있다.

현재 NFT 시장은 거의 법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공급에 제한도 없고, 원작자의 허가 없는 NFT 발행도 가능하다. 그런데도 관련 정책은 미비한 상태다. 화랑협회 김 이사는 “가장 걱정되는 것은 NFT 미술을 구매한 소비자 측의 보호망이 없다는 것”이라며 “작품을 구매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의 가치가 충족되지 않았을 땐 되레 NFT 미술의 부정적인 측면과 실망감이 크게 부각될 수 있다”라며 정부와 관계 기관에 선제 관리를 요청했다.

▲Slimesunday, 'The Last Stand of the Nation State' (사진=누모모에이전시 제공) https://niftygateway.com/itemdetail/secondary/0xb9abb6e7fdc06fe25ac96d3da1c3ef4651ec660a/500010087
▲Slimesunday, 'The Last Stand of the Nation State' (사진=누모모에이전시 제공) https://niftygateway.com/itemdetail/secondary/0xb9abb6e7fdc06fe25ac96d3da1c3ef4651ec660a/500010087

이에 문체부 저작권관리과 관계자는 현재 NFT 미술에서 발생하고 있는 사안을 지켜보고 있으며, 기존 저작권 법제로 해석될 수 없는 문제는 빠르게 검토해 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저작권관리과 관계자는 “새로운 기술 시장의 변화는 예측 이상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에, 정부에서도 최대한 신속히 대비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김용수 문체부 시각예술과 사무관도 “NFT 미술은 급변하고 있는 디지털 자산 중 하나로 아직 시장 자체가 정형화되거나 정착화된 단계는 아니라고 여겨지는데, 이 상황에서 정부가 선제적으로 시장을 주도하게 되면 오히려 시장 발전을 더디게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정부는 민간 이슈들을 계속해서 주시하며, NFT 관련 논의의 장과 교육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준비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Pak x Trevor Jones, 'Extrusion #334/457' (사진=누모모에이전시 제공) https://niftygateway.com/itemdetail/secondary/0xe498ec1aff3c1460f6a818826443fd2a7817e775/2900020334
▲Pak x Trevor Jones, 'Extrusion #334/457' (사진=누모모에이전시 제공) https://niftygateway.com/itemdetail/secondary/0xe498ec1aff3c1460f6a818826443fd2a7817e775/2900020334

마지막으로는 탄소 배출 문제가 있다. NFT 거래가 이루어지는 블록체인은 어마어마한 전력을 소모하고 그 결과로 엄청난 양의 탄소를 배출한다. 은행 같은 중앙 기관의 개입이 없기 때문에 거래의 투명성을 보장하려면 공공거래장부를 유지해야 하는 까닭이다. 특히 이더리움의 경우에는 작업증명(PoW) 방식으로 거래를 검증한다. 이른바 ‘채굴’이라는 이름으로 세계 각지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컴퓨터 연산력을 할애해 공공거래장부를 검증해주는 시스템이다. 기후위기가 빠르게 심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가벼이 넘어갈 수 없는 문제점이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현재로선 NFT를 탄소배출의 주범으로 보기는 어려운 까닭에 이 부분에 대해서 아직은 분명한 입장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기후위기가 이렇게 심각한데[ 거래를 위해 이 정도의 전기를 쓰는 게 허용돼야 하는지 의구심이 든다“라며 규제는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니프티 게이트웨이 등의 플랫폼에서는 ‘탄소상쇄권’ 매입으로 이러한 비판에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그린피스는 ”나중에 상쇄되는 거로는 부족하다. 우리한테는 그 정도의 시간적 여유가 없다. 더구나 요즘 큰 산불이 자주 나는데 얼마 전에는 탄소중립하려고 조성한 숲이 다 타버렸다. 결국 아무런 효과도 거두지 못했던 것이다“라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하지만 NFT 시장 내부에서도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아트놈’이라는 단체에서는 ‘그린NFT’(Green NFTs) 공모 사업으로 더 환경친화적인 NFT 시장을 구축하려 애쓴다. 또 이더리움 대신 탄소 배출량이 비교적 적은 블록체인을 사용해서 탄소를 줄여보려는 판매 플랫폼들도 있다.

▲Cory Van Lew, 'Capitan Kiki' (사진=누모모에이전시 제공) https://superrare.com/artwork-v2/%22capitan-kiki%22-18830
▲Cory Van Lew, 'Capitan Kiki' (사진=누모모에이전시 제공) https://superrare.com/artwork-v2/%22capitan-kiki%22-18830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

NFT 시장은 완벽하지 않다. 수많은 장점만큼 한계도 분명 갖고 있다. 그러나 취재를 진행하는 내내 반대 의견은 거의 접할 수 없어 우려스러웠다. 오직 해외 사례를 통해서만 문제점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과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실 이러한 경향은 NFT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한국 사회는 전염병 사태 이후 인터넷에서 아름다운 신세계라도 발견한 것처럼 환호하고 있다. 이러한 시각에도 일리는 있지만, 온라인 공간이 지닌 고질적인 문제들은 거의 논의되지 않는 실정이다. 구글 같은 인터넷 기업들이 사람들의 행동을 분석 및 조종해 수익을 내는 행태 같은 것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진지한 고민 없이 새로운 미래를 받아들여도 괜찮을지 자문해볼 때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