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선 개인전 《세 여자》, 어머니‧아내‧딸과 함께한 기록
천호선 개인전 《세 여자》, 어머니‧아내‧딸과 함께한 기록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1.08.09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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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포하우스, 오는 18일부터 31일까지
80년대 초부터 40여 년을 기록한 사진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작가를 둘러싼 세 여자의 사진으로 자신의 일생을 펼쳐 보이는 전시가 열린다. 독실한 불자였던 어머니를 기억하는 사진과 세계를 확장시키는 모든 순간에 함께 했던 아내의 사진, 그리고 새로운 시대의 기쁨을 선사해주는 딸의 사진은 천호선 작가의 일생을 다채롭게 소개한다.

68년부터 35년 간 공무원 생활을 하고, 쌈지길 대표를 역임한 천호선 사진작가의 개인전이 개최된다. 종로구에 위치한 토포하우스 2층에서 오는 18일부터 31일까지 열린다. 천호선 전시 《세 여자》는 80년 대 초부터 40여 년간 촬영한 사진을 선보인다. 40여 년이란 작가의 시간에 항상 함께하던 인물들 어머니, 아내, 딸을 주제로 그들의 각기 다른 삶과 작가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천호선, 국녕사 국녕대불
▲천호선, 국녕사 국녕대불(사진=천호선 제공)

천 작가는 6‧25전쟁으로 피난 가던 새벽, 8살인 자신의 손목을 붙잡고 깊은 산 속 절에서 부처님께 한없이 절하던 어머니의 모습을 잊지 못한다고 말한다. 천 작가는 중학교 시절부터 산을 다니고 바위 타기를 즐겼는데, 자신이 아직까지 별 탈 없이 산에 다니는 것은 모두 어머니의 공덕이라는 감사함을 전시를 통해 전한다. 어머니 주제 공간에선 어머니를 떠오르게 하는 절과 꽃의 사진을 전시한다.

아내 김홍희의 삶을 보여주는 주제 공간에선 미술 평론가, 큐레이터, 관장으로 삶을 꾸려온 아내에 대한 찬사가 담겨 있다. 천 작가는 김홍희 삶에 대해 ‘작가들과의 만남, 교우 그 자체’라고 말한다. 덧붙여 천 작가 자신을 백남준, 플럭서스, 페미니즘을 기본 축으로 미술 활동을 펼쳐 온 그의 삶의 목격자이자 지지자라고 밝힌다. 전시에는 김홍희가 40년 간 관여하고 기획한 전시 장면과 작가들과의 파티 장면을 선보인다.

▲천호선, 아내 김홍희 (사진=천호선 제공)
▲천호선, 아내 김홍희 (사진=천호선 제공)

마지막 주제 공간에선 미술이 중심이었던 천 작가 집안 활력소인 딸 천민정의 시간을 다룬다. 어렸을 적부터 작가들과 어울렸던 천민정은 자신도 나중에 당연히 작가가 될 것이라 믿었다고 한다. 실제로 해외공관에서 근무한 천 작가를 따라 해외에서 수학한 뒤 이화여대 회화과에 진학해 현재는 메릴랜드미술대학에서 20여 년간 교수 생활을 하며, 뉴욕 유명 갤러리 전속작가로 활동 중이라고 한다.

▲천호선, 딸 천민정 작품
▲천호선, 딸 천민정 작품 (사진=천호선 제공)

천민정은 북한을 주제로 한 ‘폴리티칼 팝아트’로 정평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 2018년 부산비엔날레에 초청돼 초코파이로 관객참여 설치미술을 발표하며 주목받았다. 천 작가는 딸의 퍼포먼스는 자신에게 신나는 사진 소재라고 소개 한다.

천호선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사진 찍기를 좋아했지만, 본격적으로 사진 작업을 시작한 것은 10년 전 자식들이 디지털 카메라를 선물해준 때라고 말한다. 2013년부터 20여 회 사진 그룹전에 참여했고, 현재 ‘다락’ 사진동호회, ‘57포토클럽’, ‘두리사진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