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한국음악사학 대학자, 일해(一海) 송방송 한예종 명예교수 별세
[부고]한국음악사학 대학자, 일해(一海) 송방송 한예종 명예교수 별세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1.08.20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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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음악사 시대별 특징 정리한 ‘한국음악통사’ 집필
문헌고증을 통한 한국음악사학의 체제 정비와 학문적 발전 기여
평생 모은 국악 자료 1만여 점  국립중앙도서관 기증
▲고(故) 일해(一海) 송방송 한예종 명예교수(사진=연낙재 제공)
▲고(故) 송방송 한예종 명예교수(사진=연낙재 제공)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문헌 연구를 통해 한국음악사학의 체제 정비와 학문적 발전에 기여했던 국악학자 송방송 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가 지난 19일 오전 3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9세.

황해도 재령 출신인 고인은 서울대학교 국악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웨슬레얀(Wesleyan)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캐나다 맥길대 교수 시절 국립국악원장으로 내정되어 귀국, 최연소 국립국악원장을 역임했다. 이후 영남대학교 국악과 교수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예술학과에서 교수를 지냈다.

고인의 남긴 논저는 200여 편에 달한다. 『한국음악통사』 『조선왕조음악기사색인』 『한국근대음악사연구』 『한국음악사논고』『한국 근대 음악인 사전』 등이 그것이며, 올해 초에는 자서전 『음악학자 일해(一海)의 학문인생』(연낙재,2021)을 펴냈다.

1988년 사단법인 한국음악사학회를 창립해 회장과 이사장을 맡았으며, '한국음악사학보' 발행인도 맡아 매년 두 차례씩 발간해왔다. 2007년엔 평생 모아왔던 국악 자료 1만여 점을  국립중앙도서관에 기증했다. 

일생을 한국음악사학 연구에 매진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 및 난계국악대상(1978년), KBS 국악대상 출판상(1998년), 난계악학대상(1999년)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아울러, 지난해에는 춤자료관 연낙재(관장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와 한국춤문화유산기념사업회가 근대 전통무악의 거장 한성준(韓成俊. 1874~1941) 선생의 예술적 업적과 춤정신을 기리기 위해 2014년 제정한 한성준예술상 제6회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고(故) 송방송 선생에 대해 "고문헌 번역 및 해제, 의궤를 통한 정재사(呈才史) 연구 및 근대 전통가무악의 거장 한성준에 관한 연구는 무용학계의 학문적 결핍을 채워주는 기념비적 업적”이라며 “한국전통공연예술학에 대한 이른바 고증학적 접근은 '일해음악학'이라는 학풍(學風)으로 정립되었고, 그를 따르는 후진들에 의해 이 분야 학문발전을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최연소 국립국악원장을 지낸 것을 제외하고는 학과장도 맡지 않을 정도로 세속적 영달을 탐하지 않고, 일평생 학문연구에 정진한 학자적 근성과 자세 또한 후학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이진원 교수는 고인에 대해 “우리나라 음악사학의 연구 토대와 기틀을 확실히 정립하신 분”이라 말하며 “선생님은 한국음악사의 시대별 특징을 정리한 ‘한국음악통사’ 집필이라는 큰 업적을 남기셨다. 이 책은 시대를 훑어내리며 북한음악과 친일음악 문제까지 짚어냈다. 한국음악사를 공부하고자하는 학생들과 그 역사적 흐름을 이해하고자 하는 일반인들에게 입문서의 구실을 할 수 있도록 엮어졌다. 이론과 실기를 아우르는 내용으로 한국음악사의 바이블이라 불렸던 ‘한국음악통사’ 영문판이 선생님 살아계셨을 때 나오지 못 한 점이 안타깝다”라고 전했다. 

유족은 부인 송경환씨와 아들 상원, 딸 혜원씨 등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2호실에 마련됐다. 조문은 방역 지침에 따라 이날부터 가능하며, 발인은 오는 21일 오전 5시 15분이다. 장지는 서울추모공원-분당 봉안당 홈이다. ☎02-3410-3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