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바톤, 유이치 히라코 작가 개인전 《마리아나 산 Mount Mariana》
갤러리 바톤, 유이치 히라코 작가 개인전 《마리아나 산 Mount Mariana》
  • 안소현 기자
  • 승인 2021.08.2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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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상징 가득한 화풍으로 자연과 공존 가능성 보여줘
전시는 8월 13일부터 9월 16일까지

[서울문화투데이 안소현 기자] 유이치 히라코 작가의 개인전 《마리아나 산 Mount Mariana》가 갤러리바톤에서 오는 16일까지 개최된다. 전시 제목 《마리아나 산》은 실제로 존재하는 지명이 아니라 태평양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깊은 마리아나 해구(Mariana Trench)의 지명에서 착안했다. 

▲유이치 히라코, 'LOST IN THOUGHT 65' (사진=갤러리 바톤 제공)
▲유이치 히라코, 'LOST IN THOUGHT 65' (사진=갤러리 바톤 제공)

히라코는 하이브리드한 형상을 가진 존재를 매개로 공존의 문제를 다뤄왔다. 지구 저편 어딘가에서 인간과 외형이 유사한 캐릭터가 다른 생명체와 공생하며 일상을 보내는 설정을 작품의 중심 플롯으로 이용한다.  "트리 맨(Tree Man)"이라고 불리는 하이브리드 캐릭터 외에도 고양이, 강아지 등이 비중 있게 등장한다. 이는 작가가 자연과 동물에 품고 있는 연민을 상징하기도 한다. 

산지가 발달한 오카야마현 출신인 작가는 학사 학위 기간 동안 런던에 체류하며 체류한 사람들에게 정신적 위안을 줄 목적으로 마련된 도시의 녹지대, 가로수, 인테리어용 식물의 처지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고 한다. 이들은 인간의 공간에서 통제를 받으며 최소한의 생명 유지를 지속하다가 생을 마감한다. 작가는 이 같은 삶이 그들에게 주어진 운명이 아니라는 생각을 작품의 근간을 이루는 중심 주제로 발전시켰다.

이러한 생각은 모든 자연을 통일된 하나의 전체화된 개념에서 조망하는 심층 생태학(Deep ecology) 관점과도 연결돼 있다. 유이치의 작품에서 자연은 동등하게 대하고 존중해야 하는 동반자다. 히라코는 적나라한 고발 대신 회화라는 시각 언어를 통해 자신의 신념을 드러내는 방식을 고민하는 작가다. 

유이치 히라코는 윔블던 예술대학교(Wimbledon College of Art, London) 미술학사를 우등으로 졸업하였다. 도쿄 오페라 시티 아트 갤러리(Tokyo Opera City Art Gallery, Tokyo)에서 개인전을 개최했고, 도쿄도 현대미술관(Museum of Contemporary Art, Tokyo), 우에노모리 미술관(Ueno Royal Museum, Tokyo), 도쿄도 미술관(Tokyo Metropolitan Art Museum, Tokyo), 군마 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rt, Gunma), 갤러리바톤, 챕터투 등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여했다. 그의 작품은 국내외 중요 예술 기관인 상하이 파워롱미술관(Shanghai Powerlong Museum, China), 리서 아트 뮤지엄(Lisser Art Museum, Netherlands), 아크조노벨 아트 파운데이션(AkzoNovel Art Foundation, Netherlands), 장 피고치 컬렉션(Jean Pigozzi Collection, Switzerland), 다이이치 생명보험(Dai-ichi Life Insurance Company, Japan) 에 소장돼있다.